"주민 이탈 막아라"..홍콩, 한밤 200여개동 건물 전격봉쇄
홍콩 정부가 토요일인 23일 새벽 도심권 노후 건물 수백 동을 전격적으로 봉쇄했다. 향후 48시간 동안 건물 거주민 수만명의 이동을 막고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다. 이번 봉쇄는 코로나19 확산 후 홍콩에서 나온 가장 강력한 조치다.
23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이날 새벽 4시(현지시간) 야우침몽(油尖旺)구 일대의 200여개 건물을 봉쇄했다. 야오침몽구는 야우마테이ㆍ침사추이ㆍ몽콕 등이 있는 홍콩 도심 지역이다.
당국에 따르면 이번에 봉쇄된 200여개 건물은 한 집을 다시 쪼개 여러 사람에게 임대하는 거주 형태를 띠고 있어 인구 밀도가 높고 주거 환경이 열악하다. 구조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빠르게 전파될 수 있는 취약 지점이다.
정부는 봉쇄 기간 주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경찰 등 1700명 이상의 공무원들을 현장에 배치했다. 봉쇄 해제가 될 때까지 주민들은 이 지역을 벗어날 수 없고, 해제 후엔 코로나19 음성 증명서를 제시해야 나갈 수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우한(武漢) 등 중국 본토에선 지역 봉쇄가 이뤄진 적 있지만, 홍콩이 이처럼 특정 지역을 완전히 봉쇄하고 전 주민을 상대로 의무적인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CMP는 “의무 검사 지역을 지정한 이번 봉쇄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나온 가장 강력한 조처”라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단기적 불편함이 있겠지만 이번 봉쇄를 통해 감염 사슬을 끊고 사업과 생계를 회복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현재 홍콩 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사망자도 168명 발생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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