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맛인데 중독""홈쇼핑이야?"..경기도 웹드라마 왜이러나
웹드라마 '위험한 참견'의 한 장면. 방 안을 소개하던 여성이 남자에게 "매트가 XXXX이라 공기 순환이 너무 잘 돼서 여름에도 엄청 시원하다. 겨우 O만O천원"이라고 말한다. 설명하는 여성의 옆엔 '△△△업체, XXXX 매트'라는 자막이 나왔다.
경기도와 산하 '경기도주식회사'가 제작한 '위험한 참견'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타가 된 주인공이 의도치 않게 결혼 사실을 숨기고, 전 직장 동료와 만들어내는 미묘한 관계 등을 그린 웹드라마다. 2017년 완결된 웹툰 '생활의 참견'에서 등장인물과 설정 일부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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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놓고 PPL 하는 드라마"
시작할 때부터 '대놓고 PPL(간접광고·Product placement)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릴 정도로 드라마 속엔 간접광고가 넘쳐난다.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며 "100% 국내산 식재료"를 외치고, 마스크팩을 얼굴에 붙이기 전엔 "에센스가 가득 들어있다"며 짜서 보여주고 효능까지 설명한다. 만둣국을 먹으면서는 "XX 만두는 육즙과 김치가 가득하다"고 홍보한다.
8개 에피소드(각 10분)가 진행되는 동안 40개 업체의 제품 62개가 노출된다. 제품을 소개하면서는 업체명과 제품을 자막으로 넣고 하단에는 제품을 판매하는 인터넷 판매점 주소를 알리는 등 홍보 효과를 높였다. 드라마가 아니라 홈쇼핑 같다.
이 웹드라마는 "뜬금없지만 재밌다", "병맛인데 중독된다"와 같은 호응(?)을 얻으며 지난해 7월 17일 처음 공개된 뒤 지금까지 22만 회의 누적 조회 수를 기록했다.
참여 업체의 만족감도 높다. 이 드라마에 제품을 소개한 한 업체 관계자는 "짧은 순간에 제품의 핵심을 제대로 소개했다"며 "기회가 있다면 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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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중소기업 제품 소개하는 웹드라마 제작
웹드라마 제작에는 2억5000만원이 투입됐다. 경기도와 경기도주식회사가 돈을 들여 '대놓고 광고하는 웹드라마'를 만든 이유는 도내 중소기업 제품 홍보를 위해서다.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좋은 상품을 개발하고도 한정된 예산 등으로 홍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확산하면서 박람회·전시회 같은 대면 홍보가 불가능해 판로 개척도 힘들어졌다.
경기도주식회사 관계자는 "제품 홍보 장면이 짤막하게 편집돼 다시 회자하고, 영상을 보고 제품을 산 소비자가 재구매하고 입소문을 내면서 드라마에 노출된 제품의 홍보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경기도주식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웹드라마를 제작해 도내 중소기업 아이디어 상품을 소개한다. '너와 결혼하기 싫은 8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웹드라마로 4명의 주인공이 결혼과 연애를 주제로 벌이는 로맨스 시트콤이다. 다음 달 중순부터 촬영을 시작해 3월 초부터 매주 1회씩, 총 8개 에피소드가 방영된다.
이를 위해 경기도 등은 오는 25일까지 참여할 도내 중소기업의 제품을 모집한다. 경기도에 본사나 공장이 있는 중소기업이면 참여가 가능하다. 경기도주식회사 홈페이지에서 서류를 내려받은 뒤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경기도는 서류 심사와 전문가로 구성된 상품선정위원회를 거쳐 다음 달 말까지 노출될 제품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실시간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과 연계해 판매 방법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석훈 경기도주식회사 대표이사는 "올해는 더욱 재미있는 스토리와 구성의 웹드라마를 제작해 한층 더 효과적인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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