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크레딧㉕] 말레이시안 케이팝 작곡가 제이슨 "내 나라를 대표한다는 마음으로"

류지윤 2021. 1. 23.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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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갓세븐·NCT U 등 작곡
제이슨 "말레이시아와 한국 음악 시장 잇는 역할 하고파"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제이슨(zayson)은 케이팝에 매력을 느껴 한국으로 날아온 말레이시아 출신 작곡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학업을 마치고 음악을 하고 있던 제이슨은, 친한 지인의 권유를 받아 케이팝 작곡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케이팝에 관심을 갖게 된 제이슨은 2017년, SM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는 송캠프에 참가하면서부터다. 그 곳에서 로얄다이브를 만났고, 이들과 함께 음악을 하며 한국에서 생활하기로 결심해 로스앤젤레스 생활을 정리했다.


"송 캠프에서 로얄다이브와 함께 작업을 하진 않았지만 인간적으로 잘 맞아서 친해졌어요. 케이팝을 하고 싶다고 하니 로열다이브가 한국으로 오라고 제안을 했죠. 그래서 케이팝 작곡이란 목표만 보고 한국에 왔어요. 한국 생활도 잘 모르고 아는 지인도 많지 않아서 로열다이브 녹음실에서 먹고 자면서 작곡만 했어요."


광저우에서 국제 학교를 다니고,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인 친구들과 교류했던 제이슨은, 한국 생활이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고. 한국 음식은 맛있고, 처음 경험한 배달의 민족은 신기하고 편리했다. 다만 이곳에서 지내며 '예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많은 한국인들 사이에서 자라 거부감이나 어려운건 없었지만 예의에 대해서는 자주 고민했어요. 한국 사람들이 예의바르다보니 내가 혹시 실수한게 아닐까란 생각들을 하며 자주 돌아봤죠. 지금은 많이 적응이 됐어요."


제이슨은 아버지의 직장 관계 때문에 초등학교 1학년 때 중국 광저우로 이주해 그 곳에서 중등교육을 마치고 로스앤젤레스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전공은 경영학이었지만 중학생 때 트럼본을 연주하고, 고등학생 때 베이스, 오디오 엔지니어 수업을 들으며 음악을 가까이 했다. 일찌감치 음악을 자신의 직업으로 삼고 싶었지만 번번히 부모님 반대에 부딪쳐야했다.


"음악을 직업으로 삼는 일이 힘들다는 걸 알아서 반대하셨던 것 같아요. 작곡가로서 가능성을 보여드렸더니 지금은 말레이시아에서 응원해주고 있어요."


제이슨이 한국으로 날아와 처음으로 세상에 발표한 곡은 '하백의 신부' OST '팝팝'(Pop PoP)이다. 이후 '명불허전' OST '뷰티 퀸'(Beauty Queen)에도 참여하며 작곡 활동을 이어갔다. 제이슨의 작곡 인생에 가장 큰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곡은 백현 솔로 앨범 수록된 '사이코'다.


"제가 발표한 곡 중 처음으로 히트한 노래입니다. '사이코'를 백현이 부른다고 했을 때 믿기지가 않고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후 제이슨은 NCT U '단잠', 갓세븐의 '프레이'(Pray), '라이드'(Ride), '라스트 피스'(Last piece), 수란 '어젯밤 꿈에' 등을 작곡하며 많은 아티스트들과 호흡했다. 제이슨이 한국에서 왕성하게 활동하자 말레이시아 매체들이 그를 조명하기도 했다.


"제가 이렇게 음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해요. 현재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있는데, 제 이름이 그들의 크레딧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말레이시아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서 이 또한 기뻐요."


제이슨은 함께 작업한 가수 중 갓세븐의 제이비(JB) 재능과 인성, 리더십에 놀랐다고 털어놨다.


"제이비는 작곡을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입니다. 갓세븐의 곡을 만들다보니 보컬 디렉팅도 직접해요. 제이비가 디렉팅 하는 모습을 볼 때 리더십이 굉장한 친구라는 걸 느껴요. 무대도 참 잘하고요. 갓세븐 콘서트에서 솔로곡 '라이드' 무대를 한 것을 보고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제이슨은 아직 자신의 홈그라운드인 말레이시아 가수와 작업한 곡은 없다. 팝스타 유나가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가수라면, 제이슨은 더욱 내공을 쌓아 말레이시아를 대표하는 작곡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또 케이팝신에서 영향력을 넓혀 말레이시아와 한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해내고 싶어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처럼 음악시장이 아직 크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말레이시아 가수들과 작업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한국에서 일하고 있지만 제 고향이 말레이시아라는 걸 잊지 않고 있죠. 최초 말레이시아인 케이팝 작곡가로 많은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이슨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언제나 대중이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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