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애플, 파트너로 현대차·기아 거론되는 이유?
IT기업, 글로벌 車 생산거점 활용해 시장 조기 안착 전망
'네 바퀴 달린 컴퓨터'. 자동차에 첨단 IT 기술을 입힌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을 위해 MS(마이크로소프트)-GM(제너럴모터스) 등 거대 IT기업과 글로벌 완성차간 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빠른 시장 안착을 위해 IT기업들은 최대 시장인 북미·중국 지역에 상당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완성차업체들과 손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 MS 등 이른바 빅테크(Big Tech)로 불리우는 IT기업들은 기존 생산거점 및 네트워크를 확보한 완성차업체들과 기술제휴 또는 자본투자하는 형식으로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앞서 GM의 자율주행차 부문 자회사 크루즈(Cruise)는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MS와 전략 관계를 수립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크루즈와 MS는 자율주행차 개발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 제조 노하우 등을 상호 공유키로 했다.
중국 바이두도 지리(Geely)자동차와 합작해 '바이두 자동차'를 설립하고 자율주행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소니(Sony)는 CES 2020에서 공개한 전기차 'Vision S' 프로토타입의 주행 영상을 CES 2021에 맞춰 공개해 사실상 완성차 시장 진입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애플은 2024년까지 자율주행 승용차인 '애플카' 생산을 목표로 여러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관련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모바일 사업에서 자체 생산설비 없이 해외 기업에 위탁 생산했던 전례가 있던 만큼 전기차 생산에서도 대량생산능력을 갖춘 완성차 업체와 협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대차·기아가 애플의 파트너로 지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북미 71만대, 중국 170만대의 합산 자동차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들이 파트너십을 맺게 되면 IT기업들은 자율주행 기능과 응용 서비스 구현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게 될 전망이다. 완성차업체들은 파워트레인, 섀시, 바디 등 자동차 프레임을 제공 뿐 아니라 방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지배력 확대를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주요 IT 기업들은 북미·중국 등 자동차 최대 시장에 상당한 생산능력을 보유한 완성차 브랜드들을 위주로 기술 제휴 및 투자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장치산업이라는 특징을 감안하면 대규모 투자가 동반되는 신규투자 보다는 기존 공급시설을 활용해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 모두에게 효율적인 접근이라는 판단"이라며 "주요 수요 시장의 경우, 타지역에서 수입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세, 자국산업보호 등 글로벌 이슈가 상존하는 만큼 애플, MS 등 신규 진입업체에게 있어 자동차 생산거점은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진단했다.
최대 수요 시장인 북미, 중국 지역에는 GM, 포드, FCA, 도요타, 혼다, 현대·기아차 등이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다만 서로 다른 업종간 결합인만큼 초반에는 협력 관계로 시작하더라도 나중에는 IT 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앞세워 완성차업체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빅테크발 자동차 생태계 변화 가시화' 보고서를 통해 "빅테크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토대로 자율주행차 개발·출시를 위해 완성차업계와 협력할 것이나 소프트웨어 플랫폼 지배력을 높인 이후에는 하드웨어 플랫폼 제공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자율주행차 브랜드가 생겨나듯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업체들의 쇠퇴가 예상된다"면서 "완성차 뿐 아니라 부품사들의 생태계도 눈여겨 봐야 한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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