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14% 올랐다던 文정부, 서울대 AI는 "84% 올랐다"
가격 상승률, 정부 발표와 많게는 5배 이상 차이
가격지수에 면적, 동, 층 등 질적 차이도 반영해야
서울대 환경대학원 공유도시랩 연구팀의 분석 결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4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83.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민 환경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22일 중앙일보에 제공한 '아파트 실거래 가격지수'는 국토교통부가 공개하는 200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전국 아파트 실거래 1000만 건 이상을 헤도닉(hedonic) 주택가격 결정 모형을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팀은 가격지수 분석과 활용에 AI 인공 신경망(딥러닝)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173.1%, 문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5월 이후로는 83.9% 올랐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밝힌 아파트 가격 상승률과 많게는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치다.
국토부 산하 한국부동산원은 매월 두 종류의 아파트 가격지수를 공개한다. 표본 조사 기법으로 만드는 매매가격지수와 국토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는 매매실거래가지수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매매가격지수는 16.6%, 실거래지수는 64.9% 상승했다. 지난해 7월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은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집값은 11%, 아파트 가격은 14% 올랐다"고 말했는데, 김 전 장관은 지난해 5월까지의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을 인용했다. 국민은행 KB부동산이 공개하는 아파트 가격 지수는 같은 기간 29.6% 상승했다.
각 기관이 발표하는 가격지수마다 분석 결과에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적용하는 통계 모형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수 변동이 적은 KB부동산 지수와 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는 표본 주택에 대해 조사원(공인중개사 등)의 조사 가격(호가)을 바탕으로 등락을 비교한다. 실제 거래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가격 추정이 가능하다.
지난해 기준 한국부동산원이 월간 아파트 가격 지수를 산정하는 표본주택은 1만7190가구, 주간은 9400가구다. KB부동산의 표본 수는 월간 3만5000여 가구, 주간 3만1000여 가구다. 두 지수 간에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다. 부동산원 매매가격지수가 "집값 폭등을 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축소해 발표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지속해서 일자 부동산원 측은 "아파트 표본 수를 주간조사의 경우 3만2000가구, 월간은 3만5000가구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경민 교수는 "표본 수를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조사 가격을 기반으로 한 지수는 실제 가격 변동을 분석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며 "공인중개사(조사원)의 평가 가격을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시장의 가격 변동보다 덜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원의 실거래가지수는 지수산정 기간 중 실거래 신고가 2회 이상 발생한 동일주택의 가격 변동률과 거래량으로 산출한다. 상대적으로 적은 데이터로도 측정이 가능하며 실거래 데이터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이 분석 방법 역시 아파트의 면적·동·층과 같이 질적 차이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김 교수도 "현재 정기적으로 공개되는 아파트 가격 지수 가운데선 부동산원의 실거래가 지수가 비교적 정확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 연구팀의 가격지수는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는 헤도닉 가격 결정 모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헤도닉 모형은 위치·층수·크기·방향 등을 고려해 아파트의 실질 가치를 산정한다. 서울대 연구팀은 표본(샘플)이 아닌 모든 아파트의 실거래를 전수 분석하고 질적 변화를 반영해 지수의 정확도를 높였다. 헤도닉 모형은 정확성을 인정받아 부동산은 물론 가격 분석 연구에 널리 쓰이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지수 산정에 이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김경민 교수는 "정부가 공인하는 정확한 주택가격지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학원에서 도시계획과 부동산을 전공했고, 현재 서울대 공유도시랩을 이끄는 부동산 전문가다.
김 교수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가격지수가 나오면 이를 기반으로 여러 분석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주택 가격지수와 연동한 금융 파생 상품 등을 만들 수 있고, 부동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프롭테크 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아파트 가격지수를 인공 신경망으로 분석해 개별 아파트의 가치를 평가하는 모델도 만들었다. 특정 지역 특정 아파트 단지의 적정 가격을 AI 분석을 통해 산출할 수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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