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숫자 모르는데 거리두기 단속"..종교시설 좌석 수 논란
부산 서구 서부교회와 강서구 세계로교회가 오는 24일 대면 예배를 예고하자 지자체가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종교시설 관련 방역 수칙 기준이 모호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 교회는 집합금지 명령을 어겨 지난 11일 시설폐쇄 조치를 당한 후 지난 19일 해제됐다.
22일 부산시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이 지난 18일 조정되면서 예배 등 종교 활동은 전체 좌석 수 10% 이내 인원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할 수 있다. 사찰은 법당에서, 교회와 성당은 예배당에서 대면으로 종교 활동을 할 수 있다.
문제는 방역수칙 기준이 되는 종교시설 전체 좌석 수가 고무줄 처럼 일정하지 않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사찰은 법당 내에서 방석으로 자리를 정해 앉는다. 교회와 성당은 개인 자리가 구분되지 않은 긴 나무 의자에 적게는 3명, 많게는 7명씩 앉을 수 있다.
단속 권한을 가진 지자체는 단속 대상인 종교시설이 제공하는 전체 좌석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강서구 관계자는 “세계로교회 측에서 좌석 수가 8800석이라고 알려왔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일일이 좌석 수를 세지 않았다. 교회 측에서 신도 수를 정확히 알려주지 않아 신도가 몇 명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서부교회를 관리하는 서구청 상황도 비슷하다. 서구청 관계자는 “서부교회 측에서 긴 나무 의자가 총 500개라고 하더라”며 “의자 1개당 5명씩 앉는다고 가정한 뒤 전체 좌석 수는 2500개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종교시설과 달리 식당, 실내체육시설, 전시·박람회는 시설 면적에 따라 인원수를 제한하고 있다.
대면예배에 참석하는 신도 수를 일일이 세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세계로교회는 좌석 수의 10%로 제한할 경우 참석자는 880여명에 이른다. 서부교회는 250여명 이내로 참석해야 한다. 강서구 관계자는 “오는 24일 일요 예배 때 점검을 가더라도 1000명 가까운 인원을 일일이 세는 건 쉽지않다”며 “신도 간에 2m씩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면적 등 수치화된 시설 규모에 따라 방역 수칙을 정하고, 출입 때부터 사람을 셀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구청 관계자는 “방역 수칙 기준에 벗어난 인원수에 따라 벌금 부과가 결정되는 만큼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타 시설과 비교했을 때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부족한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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