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헬로스테이지] 25주년 맞은 '명성황후', 대대적인 변화 꾀한 이유

박정선 2021. 1. 23.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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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는 기존의 스토리 골격을 남겨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음악부터 안무, 무대, 의상까지 2년여의 수정 과정을 거쳐 완전히 새롭게 다시 돌아왔다.

다만 기존과 달리 LED 패널을 활용한 무대 연출로 실감나는 배경 묘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명성황후'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내 뮤지컬사에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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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단계 연장에 공식 개막 무기한 연기
ⓒ에이콤

25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는 기존의 스토리 골격을 남겨두고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음악부터 안무, 무대, 의상까지 2년여의 수정 과정을 거쳐 완전히 새롭게 다시 돌아왔다. 더욱 의미가 깊은 건, 새로운 옷을 입은 공연이 초연한 장소, 즉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다시 열린다는 점이다.


‘명성황후’는 지난 19일과 20일, 단 3회의 프리뷰 공연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당초 6일 개막 예정이던 ‘명성황후’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행으로 19일로 한 차례 개막을 연기했다. 그러나 거리두기 2.5단계가 31일까지 2주 더 연장되면서 공식 개막은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코로나 상황에 따라 2월 개막도 장담할 순 없는 상항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안타까움이 더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이날 공연은 예고했던 대로 완전히 새로워진 모습이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기존의 성스루(Sung-Through·대사 없이 노래로만 진행) 형식에서 대사를 가미한 점이다. 노래를 통해 전달되지 못했던 섬세한 감정 표현이 가능해졌다. 극의 몰입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음악과 안무에도 변화를 줬다. 음악과 안무는 과감하게 압축되거나 삭제되고 새로운 장면이 추가됐다. 자칫 늘어질 수도 있는 극의 속도감을 끌어올렸고, 작곡가 양방언이 전곡을 편곡하면서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꾀했다. 또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한 전통의상과 소품도 극에 세련미를 더했다.


무대도 더 화려해졌다. 경사진 나선형 구조의 이중 회전무대는 여전히 역동적이었다. 오페라극장의 깊은 무대를 살린 공간감 있는 연출도 여전했다. 다만 기존과 달리 LED 패널을 활용한 무대 연출로 실감나는 배경 묘사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효과에 따라 무대의 배경은 시시각각 변하고, 한정된 공간도 더 넓고, 깊게 느껴진다.


20주년 공연부터 ‘명성황후’를 이끌고 있는 배우 김소현과 신영숙은 이번 공연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두 명성황후를 비롯해 고종 역의 강필석·손준호, 홍계훈 역의 박민성·윤형렬·이창섭 등의 열연도 더해졌다.


‘명성황후’는 그 자체만으로도 국내 뮤지컬사에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25년간 꾸준히 무대에 올려지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고, 수많은 스타를 배출해낸 공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마냥 과거에 머무르지 않는다. 고전의 현대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수정과정을 거친 것만 봐도 그렇다. 전통은 유지하되, 젊은 감각의 뮤지컬로 만들어가고자 하는 노력이 깃든 작품이다.


이런 평가는 앞서 작품의 완성도가 높을수록 안타깝다고 언급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새롭게 변화한 ‘명성황후’는 이전보다 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그런데 이런 무대를 절반 이상이 비어버린 관객석으로 운영되고, 심지어 3회의 프리뷰 공연을 마치고 공식적인 개막이 가능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서글프다.


2.5단계가 또 연장되고, 계속해서 두 칸 띄어앉기가 시행된다면 출혈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공연 진행이 어렵다. 최근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와 한국뮤지컬협회 등은 ‘동반자간 거리두기’ ‘객석 점유율 70% 보장’ 등의 내용을 담은 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명성황후’의 프리뷰 공연이 끝이 아니길,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는 관객들에게 다시 용기를 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데일리안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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