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명 여배우들..4관왕 '베르나르다 알바' 돌아왔다 "폭력의 대물림" (종합)[엑's 현장]

김현정 2021. 1. 2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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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코로나19 속에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닻을 올렸다. 작품성을 인정받고 3년 만에 컴백한 '베르나르다 알바'가 순항할 지 주목된다.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개막한다.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시인이자 극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Federico García Lorca)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의 작곡가 마이클 존 라키우사(Michael John LaChiusa)에 의해 넘버 20곡의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2018년 국내 초연했다. 전 좌석 매진됐다. 제3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에서 소극장 뮤지컬상·여우주연상·여자신인상·음악상 4관왕을 차지했다.

1930년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농가가 배경이다.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에서 그녀의 남편 안토니오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8년상을 치르는 동안 다섯 딸들에게 극도로 절제된 삶을 강요하는 베르나르다 알바의 강압적 통치와 그 안에서 가족들의 움트는 욕망, 감정의 소용돌이와 대립이 파국을 부른다. 격정적인 리듬과 박수 소리, 탭, 플라멩코를 통해 여인들의 자유에 대한 갈망을 표출한다.


초연 배우인 정영주, 황석정, 이영미, 오소연, 김국희, 전성민, 김히어라, 김환희가 이번에도 출연한다. 여기에 이소정, 강애심, 한지연, 최유하, 김려원, 임진아, 황한나, 정가희, 이진경, 이상아가 합류했다.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진행된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프레스콜에서 연태흠 연출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연습실에서 많은 여성분들과 함께 열심히 작업했다. 마스크를 쓰고 대사가 안 들려도 해보겠다고 다들 방역 수칙을 지키며 열심히 준비했다. 오늘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이 공연이 마지막까지 잘 진행돼 아무 사고 없이 관객에게 감동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연태흠 연출은 "전부 여성 캐스트들과 작업했다. 여성 서사가 있는 작품이어서 남성 연출로서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고민이 많았다. 배우들과 어떻게 풀어나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이 작품은 여성 서사이기도 하지만 폭력의 순환 구조를 이야기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세계의 역사를 볼 때 폭력의 역사라고 본다면 그 안에서 가장 많이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여성과 아이들이 아닐까 한다. 스페인에 여행을 하게 됐는데 스페인 역사를 공부하면서 이슬람 교도들을 몰아낸 기독교 역사인 걸 알게 됐다. 폭압적이고 억압적인 알바가 왜 이렇게 됐나를 볼 때 알바 안에 내제된 폭력성이 역사에서 온 건 아닐까 했다. 물론 여성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인간의 폭력, 폭력의 역사 이야기로 바라보고 싶었다"라며 의도를 밝혔다.


정영주는 이번 작품에서 배우와 프로듀서를 병행했다. 프로듀서로 도전한 그는 "시국이 시국인만큼 찾아와줘 감사하다. 그 의지로 공연을 시작했다. 지방 공연까지 에너지가 이어져서 공연계가 우리를 기점으로 다시 잘 살아나고 기사회생할 수 있는 스타트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내다봤다.

정영주는 "배우를 하다가 제작한다고 무모하게 도전했지만 시작이 쉬운 건 아니었다. 역할에 변동이 있었다. 초연 때 하녀를 한 김국희, 김히어라가 마르띠리아와 아델라로 분해줬다. 이 믿음이 재공연 때 큰 무게 중심으로 이동했다. 오디션 과정을 통해 역할과 밀착된 배우를 찾는 걸 중점에 뒀다. 친분도 되고 에너지도 되고 능력도 되는 많은 배우들이 안타깝게도 합격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도 있었다. 그럼에도 옥석을 가리는데는 어렵지 않았다. 좋은 배우들이 와줬다. 제작자와 배우의 눈은 다르지만 100분을 책임지고 갈 수 있는지 계산하고 갔기 때문에 객관적인 시야를 갖고 제작에 참여해야겠다는 반성도 가졌다"라고 돌아봤다.

프로듀서로서 겸손해했다. "소가 뒷걸음치다가 쥐를 밟은 격이다. 내 능력이 아니라 창작진, 배우들의 능력, 작품이 가진 힘과 에너지다. 성공하면 이 모든 에너지가 하나의 꼭짓점을 향해 있어 가능한 거라고 생각한다. 정동극장의 극장장님이 힘을 실어줬다. 그 이하 분들이 응원해주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거다. 시대의 힘듦과 어그러짐을 거슬러서 어느 한 부분의 소용돌이처럼 뭉쳐있다가 발산하게 해줘 무한히 감사하다"라고 강조했다.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연습실에 들어서면 온전히 배우이고 싶다. 마스크를 한 얼굴, 눈 위로 미간이 발동된다. 신경 쓸 게 백만가지여서 배우로서 충실히 이행하지 못 한 게 안타깝고 아쉽다. 제작자로서 이마, 무릎이 깨지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들이 '호' 해주는 힘으로 간다. 배우들이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세계적인 팬데믹 때문에 객석이 안 차는 거다. 이미 며칠 전에 모여 호소문을 발표한 거처럼 동반자 외 거리두기가 인정이 된다면 무대에서 영혼을 불사를 준비가 돼있다. 제작자로서 이 점이 이뤄지길 바라고 배우로서는 무대가 멈추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이번 공연은 초연에 충실하면서 업그레이드됐다. 정영주는 "배우, 무대 디자인, 많은 부분의 에너지가 확실히 초연보다 달라졌다. 삼면 무대로 인해 달라지는 디렉션이 있었는데 음악적인 부분이 버텨줘서 흔들리지 않았다. 안무와 음악에 대한 습득은 스태프, 창작진이 같이 있어줘 배우들이 유연하게, 온전하게 할 수 있었다. 더블 캐스트를 처음으로 연기를 해보면서 배우들과 다른 언어와 정서를 주고받는 것에 익숙한 시간을 갖는 게 큰 관건이었다. 성공할 때 재공연이 아니라 또 다른 첫 공연으로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배우들은 코로나19 상황 속 공연을 올리는 것에 대한 소회를 저마다 밝혔다.

마리아 호세파 역를 연기하는 황석정은 "모두 힘든 와중에도 힘을 잃지 않고 용기를 갖고 다같이 모여서 올리는 좋은 공연이다. 우리들도 관객들도, 객석 수요가 적어서 못 오신 관객들까지 곧 다같이 공연을 함께하는 좋은 날이 빨리 왔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첫째 딸 앙구스티아스 역의 최유하는 "많은 관심과 참여 너무 감사하다. 약자에 대한 억압과 폭력의 역사, 대물림을 말한다. 그 메시지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작품이어서 영광이었다. 이 작품에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더 좋은 날이 와서 이 좋은 작품을 보여드리고 싶은 바람"이라고 이야기했다.

앙구스티아스로 분한 김려원은 "화제가 되고 사랑을 많이 받은 작품에 참여해 영광이다.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매순간 한다. 날 제외한 17명의 배우들 모두 배울 점이 많은 선생님이었다. 너무 감사하다. 창작진, 제작진, 스태프들이 끈을 놓지 않고 지금처럼 무대에 설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라며 공을 돌렸다.


막달레나 역을 맡은 황한나는 "참여하게 돼 너무 영광이다. 선배님들, 친구, 동생, 언니들에게 많이 배웠다. 개개인이 너무 잘 지내고 서로 세워주는 모습에서 배우고 감동 받았다. 나도 더 열심히 노력하게 됐고 배우로서도 그렇지만 사람으로서도 많이 배웠다. 이 작품을 올리면서 위태로웠다. 그 과정 중에 이 작품을 끝까지 올리려 노력한 모든 분들, 제작진, 프로듀서 분들이 너무 고생 많았다. 한마음 한뜻으로 쉽지 않지만 행복하게 공연을 올렸다. 많이 사랑해 달라"며 당부했다.

폰시아 역에 캐스팅된 이영미는 "베르나르다 알바가 갑이면 폰시아는 을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다. 어제 리허설을 봤는데 굉장히 좋더라. 더 많은 분들과 함께하길 기대한다. 여자 18명이 하는 연습실은 어떤지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거다. 우리는 슬기롭고 현명하게 이 자리까지 왔다고 생각한다. 모두에게 쓰담쓰담 칭찬해주고 싶다"라며 격려했다.

셋째 딸 아멜리아 역의 김환희는 "많은 분들 앞에 서 있는 자체가 기적이고 영광이다. 조심스러운 시기에 공연을 올릴 날이 오는 건 꿈만 꿨다. 기적이고 많은 관심을 보여줘 감사드린다. 건강하게 재밌게 해보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다.


아멜리아 역의 정가희 역시 "오랜만에 무대에 선다. 2년 반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무대에 서 감회가 새롭다. 좋은 작품의 역할을 만나 다시 한번 영광스럽다. 많은 분들이 어려운 시기에 좋은 작품에 함께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라고 밝혔다.

넷째 딸 마르띠리오 역의 김국희는 "슬기롭고 지혜롭게 연습실 생활을 잘했다. 많이 힘든 상황인데 많이 보러왔으면 한다. 우리도 발 건강, 몸, 마음 건강을 잘 지키겠다"라고 다짐했다.

막내 딸 아델라 역의 오소연은 "초연 떄는 원캐스트여서 볼 수 없었다. 어제 다른 캐스트의 공연을 봤는데 프롤로그부터 눈물샘이 터졌다. 연신 감탄을 하면서 내가 너무나 좋은 작품에 함께한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연습실에서 너무 뜨겁고 치열했는데 그 고됨이 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좋은 무대가 완성됐다. 훌륭한 배우들과 함께 우리가 만드는 무대, 우리만의 무대를 갖게 돼 영광이다. 우리가 한 무대에 있다는 게 꿈만 같다. 충분히 즐길 거고 남은 공연까지 최선을 다해 다시 없을 감동적인 공연을 보여드리겠다"라며 기대감을 자아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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