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일수의 자신감 "경남과 설사커, K리그1에서도 통하는 팀으로!"

유현태 기자 2021. 1.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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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수(경남FC).

[풋볼리스트=통영] 유현태 기자= 지난 19일 경남 통영에서 '풋볼리스트'와 만난 황일수(경남FC)는 승격을 말하는 동안에도 얼굴엔 여유가 느껴졌다. 지난해 승격 길목에서 쓴맛을 봤고, 올해는 김천 상무와 부산 아이파크가 합류하며 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는 데도 그랬다. 이유가 무엇일까.


근거가 있는 자신감이다. 지난해는 경남이 설기현 감독과 새로운 첫 걸음을 떼는 시기였다. 조금 흔들릴 때 의심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설 감독의 축구에 그리고 경남의 힘에 자신감이 붙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알찬 보강을 마친 덕분에 황일수는 승격을 위해 필요한 것을 묻자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답변했다.


경남의 탄탄한 축구에, 황일수가 더하고 싶은 것은 분위기다. 올해 주장으로서 팀을 하나로 묶고 승격에 집중하고 싶다고. 다만 그저 '리더'가 되고 싶진 않다. 최대한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에도 진심으로 나설 생각이다. 몸으로 뛰는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있는데, 동계 훈련이 힘들진 않으신가요. 아까 보니 체력 훈련이 아주 고되보이던데요.
아 힘들죠. '삑삑이(왕복 달리기)'도 하고요, 체력을 다져야 할 시기니까요.


-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느껴질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장이 아닐 때와는 다르죠. 팀에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감독님이 먼저 주장을 하면 어떻냐고 하셨는데, 저도 흔쾌히 받아들이게 됐어요. 올해가 여러모로 중요한 해니까 최대한 팀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야죠. 승격을 이끌어야죠. (본인은 어떤 유형의 리더인가요.) 카리스마 있게 말을 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고요. 먼저 모범을 보고 자연스럽게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은 쪽이죠. 물론 쓴소리도 필요할 땐 한 번씩 해야죠.


- 승격의 실패는 어쩔 수 없이 너무 아팠을 것 같은데요. 선배 선수로서 다른 선수들을 어떻게 다독여주셨나요.
그날은 뭐 워낙 충격이 커서 다독여도 위로가 안되는 상황이에요. 끝났으니까. 위로가 안될테니까 추스리면서 일단 쉬고, 동계 훈련에 들어왔을 때 그땐 각오를 단단히 하고 승격하자고 이야기했어요. 지금까진 아주 잘하고 있어요.


- K리그1의 기업 구단에서 오다가, 이제 팀을 끌어가야 하는 위치가 된 것 같아요. 다른 감정도 느끼시나요.
제주도 그렇지만 울산은 애초에 좋은 팀이었어요. 좋은 선수도 많고, 저보다 더 많은 형들도 있고요. 제 할 것만 하면 됐어요. 개인적으로만 잘하면. 경남에 올 땐 2부 리그로 떨어진 상황이었고, 설기현 감독님도 연락하셔서 같이 승격하자고 하셨어요. 그런 목표를 갖고 경남에 왔죠. 그 마음은 그대로고요. 올해는 제가 (배)승진이, (고)경민이가 제일 선배더라고요. 개인뿐 아니라 팀을 아울러야 하는 위치죠. 제 걸 희생하더라도 팀을 위해 하게 된 것 같아요.


- 선배 선수들의 희생이 때론 팀에 저력을 안겨줄 때가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울산에 있을 때도 (박)주호 형, (이)근호 형, (강)민수 형, (김)창수 형, 이런 형들이 그렇게 해주는 걸 보고 배웠죠. 그렇게 해야 좋은 팀, 단단한 팀이 되더라고요. 경남에서도 그렇게 해주려고 노력하죠.


- 이제 체력 관리가 필요한 나이가 되셨잖아요. 체력 관리는 잘 하고 있으신가요?
항상 하던 거라, 힘들 때도 있고 힘들지 않을 때도 있죠. 30대 중반에 접어드니까 회복엔 더디더라고요. 훈련하고 나면 빠르게 회복이 안 돼요. 그런 점을 생각해서 잘 먹고, 잘 자고, 최대한 잘 쉬려고 하죠. (그렇다고 해도 문제가 있다는 말씀은 없으시죠?) 그럼요. 20대 선수들하고 뛰어도 자신 있어요. 부상만 없으면 됩니다. 오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롱런하는 선수들을 보면 몸 상태에 아주 예민하고, 몸 관리들을 다들 잘하시더라고요.
오래 하는 동료 선수들, 선배들을 보면 관리 잘하시더라고요. 저 또한 어렸을 때부터 선배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죠. 후배들한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황일수(경남FC).

- 지난해가 K리그2를 오랜만에 경험하셨을 거에요. 오랜만에 돌아오니 어떠신가요. 거의 K리그2는 한 번 내려오면 승격이 어려워 '지옥과 같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지옥같다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정말 치열해요. 제가 당시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 있을 땐 지금처럼 경쟁력 있는 리그는 아니었어요. 지금 보면 1부 리그에서 경기 뛰던 선수들이 많이 내려오잖아요. 리그 자체도 경쟁이 엄청 심합니다. (승격이 목표일 수밖에 없잖아요. 올해도 힘겨울텐데 경남엔 자신감이 느껴집니다.) 선수들도 승격 의지는 확고하죠. 자신감이 있죠. 하지만 분명히 쉽진 않을 거에요. 김천이나 부산 아이파크도 내려왔고, 기존의 팀들도 그렇고요. 지난해 부족했던 점만 채워가면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


- 말씀하신 부족한 점이 무엇인 것 같으세요. 최종 순위가 3위였지만 2위는 멀고, 4,5위와 다름 없는 성적이었잖아요.
작년엔 실점이 많았어요. 실점만 줄여가면 승격할 수 있다고 봐요. 지난해 외국인 선수들 활약이 없었어요. 좋은 선수들이었지만 기대엔 미치지 못했죠. 외국인 선수들이 많은 활약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죠. (이)정협이를 비롯해 새로 영입된 선수들도 좋은 선수들이고요. 수비진도 보강이 많이 됐고요. 승격도 충분히 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 경남 축구가 최근 입소문을 타는 것 같아요. 참신한 전술을 펼치고 있잖아요. 완성도에서 오는 자신감도 있을까요?
선수들이 올해 자신 있어 하는 이유가, 지난해 새로운 전술을 펼치면서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저희도 익숙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었죠. 점점 저희가 (축구를) 이해하면서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죠. 후반기엔 좋은 경기가 나왔고요. 그걸 더 가다듬으면 승격할 수 있을 거라고 다들 생각하고 있죠.


- 훈련을 지켜보니 5명이 수비 뒤를 지속적으로 침투하더라고요. 침투도 노리지만 동료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한 노력으로도 보였습니다. 조직적인 공격을 전개하려는 노력이 맞나요?
제대로 보셨어요. 아마 2부 리그 팀 대부분이 경남을 맞아선 수비적으로 내려서서 좁게 서요. 볼을 빼앗고 역습을 노리거든요. 저희도 그런 축구에 고전하고요. 저희가 촘촘하게 수비하는 상대를 이길 수 있게 연구하고 있죠.


- 경남의 공격수 5명 가운데 측면에 서면 다른 게 있습니까?
저는 오히려 더 편하죠. 측면에서 넓게 서니까 1대1 상황이 많이 벌어지죠. 저는 좋아하는 상황이니까, 편하죠. 다른 팀에선 수비에서 조직력을 강조하지만, 공격에선 개인에 맡기거나 부분 전술 정도에만 신경쓰시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는 공격 쪽에서도 조직적인 축구를 강조하시죠. 그래서 새로 온 선수들이 적응에 힘들어하고 있죠. 당연히 그런 면이 있을 거고, 시즌 들어가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전방 압박도 강하게 시도하던데요. 체력 소모가 클텐데 준비는 잘 되어 가시는지요.
체력이 배로 드는 축구긴 하죠. 전방 압박하는 이유가 위에서 볼을 빼앗으면 쉽게 골을 넣을 수 있죠. 체력적인 면은 조금 희생하지만 좋은 장면을 만들기 위한 것이죠.


- 이렇게 색이 뚜렷한 축구를 하려면 체력 소모는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이걸 직접 수행해야 하는 선수들은 즐거우신가요, 아님 힘든 마음이 큰가요.
정말 힘들고, 재밌어요. 그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해요. (재미 있는 축구로 성과를 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으신가요.) 욕심 있죠. 설기현 감독님이나 강원의 김병수 감독님처럼 확고하고 조금은 또 다른 축구를 하시는 분들이 있어야 K리그 팬들도 재미가 있으실 것 같아요. 기존에 있던 한국 축구에선 사실 기본적으로 정형화된 면이 있었죠. 설 감독님처럼 색다른 색을 갖고 있으면 보고 배울 게 더 많죠. 감독님이 잘 되시려면 저희도 좋은 성적을 내야죠. K리그1에 가서도 이런 새로운 축구가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죠.


- 외국인 선수들이 주로 황일수 선수와 같은 포지션에 충원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죠. 주전 경쟁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요.
항상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별다른 감정은 없어요. 좋은 선수가 와야 팀이 경쟁력이 있죠. 우리 팀에 와줘서 고맙고 환영이죠. 누가 뛰든 팀이 이기는 데에 도움이 되면, 제가 뛰든 말든 응원하고 싶죠.


- 승격을 위해 더 필요한 게 있을까요?
구단에서 영입을 잘해주셨다고 생각해요. 지금 합류한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큰 힘이 된다고 느껴요. 자신감 많죠. 다른 쪽에선 김천이 국가대표 선수도 많다고들 하는데, 저희는 크게 신경쓰지 않고 있어요. 저희는 좋은 선수들끼리 뛰는 게 경기가 잘되는 것 같아요.


- 승격을 실패했는데도 경남엔 여유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지난 시즌 승격 실패조차 과정이라고 느껴지는데요.
어느 정도는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속상한 것은 있죠. 올라갔다면 좋아겠지만요. 감독님도 말씀하시는 게 준비 안된 상태에서 올라가면 K리그1은 더 강한 리그니까 바로 강등될 수 있다고 하세요. 지금까지도 그랬잖아요. 감독님도 1부 리그에서 경쟁력이 있는 팀을 만들자고 강조하시죠. 그렇기 때문에 작년도 욕심은 있었겠지만 과정이라고 좋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팀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죠. 올해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를 더 잘해서, 우승으로 곧장 승격하고 K리그1에서도 살아남는 게 목표죠. 그래서 좀 그랬던 것 같아요.


- 올해 개인적, 팀적인 목표가 있을까요.
당연히 팀이 잘해서 우승하는 게 개인의 목표죠. 저도 주장이고요. 작년에 부상 때문에 경기가 많이 못 뛰었어요. 올해는 부상 없이 치대한 많이 경기에 뛰고 싶어요. 그리고 40골-40도움을 기록하게 됐는데, 50골-50도움을 하는 데 욕심을 내주고 싶어요. 골은 됐고 도움을 채우면 될텐데, 그게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죠. 그렇지만 팀이 K리그1 승격하는 게 더 기쁠 것 같아요.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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