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체부 장관 지명, 야권이 긴장해야 하는 이유

정계성 2021. 1. 2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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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핵심 역할 중 하나는 '국정홍보기능'
바닥부터 쌓아온 황희 선거홍보 이력 주목
방역·경기회복 홍보로 재보선 및 대선 준비
일각, '홍보예산' 통해 언론 길들이기 우려도
지난 20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의원실 앞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단행한 3차 개각을 두고 '친위내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와 권칠승 중기부 장관 후보자,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 모두 자타가 공인하는 '친문' 인사들이라는 점에서다. 임기 말 레임덕 등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황 후보자의 경우 문화·체육·관광 어느 한 분야와도 교집합이 없다. 청와대도 황 후보자 인선 배경으로 "소통 전문가"를 내세우는 등 다소 뜬금없는 설명을 내놨다. 부처의 수장으로서 특별한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는 친문 인사 기용을 통해 정권 '순장조'로서 기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여권 핵심부의 판단은 다르다. 이번 1차부터 3차까지 개각 중 가장 핵심이 황 후보자라는 것이다. 문체부는 문화예술·체육 진흥 외에 국정홍보처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대변인' 역할을 수행한다. '홍보'를 중시하는 문 대통령 스타일상 문체부 장관 만큼은 심사숙고해 골랐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공연기획 전문가인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중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황 후보자는 숭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는 등 도시공학 전문가로 소개되지만, 실은 '홍보 전문가'에 가깝다. 언론인 출신인 고(故) 조세영 전 의원의 비서로 시작해 바닥부터 공보업무를 익혔고,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쳤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이가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다.


황 후보자와 함께 실무를 경험했던 사람들은 그의 선거홍보 전략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은 "황 후보자 만큼 선거홍보 전략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은 드물다"며 "수십 번의 선거판을 겪으며 쌓은 홍보 경험과 소통 능력이 바탕이 됐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 후보자가 문체부 장관에 취임했을 시 예상되는 홍보 시나리오는 성공적인 코로나 방역과 백신접종, 경기회복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주가지수가 3,000 포인트를 넘었고 다른 나라들과 비교했을 때 경제지표상 우리나라가 나쁘지 않다"며 "이를 어떻게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고 했었다.


지난해 치러진 21대 총선이 모범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연초 문 대통령은 '코로나 극복'을 선언했다가, 1차 유행이 시작되면서 궁지에 몰렸었다. 하지만 외신을 중심으로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이 보도되자, 정부는 이를 'K방역'으로 명명하며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었다. "외국도 인정한 한국의 성공적인 방역"이라는 강력한 프레임이 만들어졌고, 민주당 총선압승의 밑바탕이 된 바 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오는 4월 치러질 재보선뿐만 아니라 차기 대선 선행 작업의 일환으로 '언론 길들이기'를 우려하기도 했다. 문체부가 주요 '관급 광고'의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언론사들이 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통화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검찰과 법원 견제가 가능해졌고, 이제 언론사가 남았는데 방송통신위원회와 방송심의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세 곳이 핵심기관"이라며 "특히 국정홍보처 역할을 수행하는 문체부는 각 부처와 공공기관 관급 광고의 전반적인 통제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상혁 방통위원장을 비롯해 황희 장관 후보자, 그리고 방심위원장 내정설이 돌고 있는 정연주 전 KBS 사장까지 포함하면 친정권 인사들이 대언론 기관을 장악하게 되는 셈"이라며 "친정권 인물을 기용해 언론을 컨트롤하고 재보선과 대선을 준비하려는 흐름으로 보이며 그 중 황 후보자가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데일리안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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