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충전기 사서 쓰는 시대..1만원 쿠폰 할인 '당근책'

차민영 2021. 1. 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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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어 삼성전자까지
기본 충전기 미포함
삼성전자 사전예약 고객 대상
1만원 할인쿠폰 증정 이벤트
구형 모델·애플 유저 '대략 난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핸드폰 충전기와 이어폰마저 돈을 내고 구매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 스마트폰 '갤럭시S21' 시리즈 구성품에서 충전기와 이어폰을 제외했다. 갤럭시S 시리즈의 충성고객에 힘입어 사전 예약 열기는 뜨겁지만 여론 향방은 알 수 없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사전 예약 고객을 대상으로 '충전기 1만원 할인쿠폰'이라는 회유책을 내놓은 것도 화난 민심 달래기 정책 일환으로 풀이된다.

고객 감사?…비판여론 의식한 듯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1일 "'갤럭시S21' 사전 예약에 대한 고객 여러분들의 관심과 성원에 보답하고자 사전 예약 혜택을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사전 예약한 고객은 이후 개통 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정가 2만5000원의 정품 충전기 제품을 구매할 때 1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는 할인 쿠폰을 문자로 전달받게 된다.

하지만 실상은 국내 싸늘해진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실제 2017년 도입된 C타입 충전기 이전 구형 충전기를 사용하거나 애플 '아이폰' 사용자는 새 충전기 구매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디지털 기기 전문 커뮤니티에서 김혜영(가명)씨는 "애플에 이어 삼성까지 왜 도대체 다들 기본적인 제품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지 모르겠다"며 "기업 입장에서나 환경보호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돈 더 내라는 소리로밖에 안 들린다"고 비판했다. 다른 대형 커뮤니티에는 "'갤럭시S21 울트라'에 기존에 쓰던 LG전자 충전기나 '갤럭시 노트' 때 충전기를 사용해도 되느냐", "정품 충전기를 안 써도 괜찮은가" 등 질문 수십개가 달렸다. 다만, 일각에는 삼성전자의 결정을 옹호하는 충성고객도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의 충전기 미포함 결정을 조롱하는 마케팅을 펼친 바 있어 전세계적으로 더 논란이 됐다. 외신들은 "조롱하던 애플을 벤치마킹했다"는 비판을 내놨다. 삼성전자 라틴아메리카법인 공식 트위터 '삼성 라틴'은 지난해 10월 "갤럭시는 당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준다"며 "가장 기본적인 충전기부터 최고의 카메라, 배터리, 퍼포먼스, 메모리, 그리고 120Hz 스크린까지"라는 글을 충전용 어댑터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이 게시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도 동참

앞으로도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 중국 샤오미 등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기본 내장 액세서리류 제품들을 제외하는 방안을 지속 도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통 명분은 환경보호다. 앞서 작년 '아이폰12' 시리즈 패키지에서 충전기를 뺀 애플처럼 삼성전자 역시 이달 15일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2021'에서 충전기와 이어폰 등을 기본 구성품에서 제외했다고 밝히면서 "불필요한 포장재 낭비를 막아 환경을 보호하고 자원을 아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반대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자사 무선 이어폰과 충전기 제품 판매 촉진에 방점이 찍혔다는 얘기다. IT전문 매체 씨넷은 "삼성은 애플이 아이폰12에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한 발 더 나아갔으며 와이얼드 헤드폰(이어폰)까지 없앴다"면서 "이는 소비자들이 '무선 (갤럭시) 버즈'를 사길 원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고 짚었다. 이어 "E-웨이스트(전자제품으로 인한 낭비) 문제를 줄이고 싶다면 구성품을 뺄 것이 아니라 더 환경 친화적이고 에너지 고효율 충전기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갤럭시 S21 시리즈 사전 예약 고객에게는 개통 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쿠폰이 전달된다. 쿠폰을 받지 못한 고객은 전국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동일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쿠폰을 사용하면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정가 2만5000원인 '25W PD 충전기'를 1만5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사용 기간은 1월 22일부터 2월 28일까지며 색상은 블랙과 화이트 2종류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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