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박진호 남산당한의원장] 100세 건강 비결.. "삶 소중히, 참사랑 실천하라"

양민경 2021. 1. 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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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석 교수의 백세 건강' 펴낸 박진호 남산당한의원장
박진호 남산당한의원장(왼쪽)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박 원장이 최근 펴낸 책 ‘김형석 교수의 백세 건강’을 들어 보이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100세 시대’란 말이 쓰인 지는 꽤 됐지만, 건강한 100세를 맞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올해 101세가 되고도 언론 인터뷰, 강연 등으로 활발히 활동하는 송촌(松村)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의 건강 비결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2014년부터 지금껏 김형석 교수의 무릎 관절을 치료해온 한의학 박사 박진호(53) 충남 예산 남산당한의원장이 이 비결을 밝힌 책을 최근 펴냈다. ‘김형석 교수의 백세 건강’(비전과리더십)이다. 김 교수와 박 원장을 지난 16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건강을 주제로 책을 낸 계기가 있을까요.

김형석 교수=박 원장이 100세를 건강히 넘기며 많은 일을 하는 나 같은 사람의 의학적 건강 비결이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제 건강관은 다른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릅니다. 건강은 왜 필요할까요. 하나님께서 맡겨준 일을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제겐 건강이 1차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맡긴 일을 삶의 최우선 목표로 삼고 살아온 것이지요. 어릴 때 자주 졸도할 정도로 허약하게 태어났지만, 지금껏 아파서 일을 못 한 적은 없습니다. 병원에 입원한 적도 없고요. 많은 사람이 건강하게 사려고 노력하지만, 저는 달랐습니다. 일하며 사니 건강이 뒤따라왔습니다.

박진호 원장=시중엔 건강을 다룬 책이 많습니다. ‘내가 해보니 이러면 건강해진다’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김 교수님은 우리 시대 건강의 살아계신 상징인데, 한의사로서 그 비결을 밝혀내고 싶었습니다. 책은 교수님께 동의를 구하고 생활습관과 그간 펴내신 책, 상담 등의 내용을 살피는 과정을 거쳐 4년 만에 완성했습니다.


-두 분이 발견한 100세 건강 비결은 뭘까요.

김 교수=저는 철학자로서 정신건강이 인격과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박 원장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했습니다. 건강은 육체뿐 아니라 인간적 감정이나 정신력이 강건할 때 가능한 겁니다. 그래서 ‘최선의 건강은 최고의 수양으로 빚어진 인격의 산물’이라는 데 공감했습니다.

박 원장=교수님의 평상시 모습을 보면 건강 비결로 꼽을 수 있는 습관이 적지 않습니다. 심호흡과 명상(기도), 규칙적 생활과 수영, 일을 사랑하는 자세와 긍정적 사고, 사색과 고른 식사 등입니다. 선한 목표와 성실함, 봉사정신도 뺄 수 없습니다. 이런 요소를 살펴보다가 이들을 아우르는 한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참사랑’입니다. 한의학으로 보면 음양의 조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상태라 볼 수 있습니다.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사랑을 실천하려 한 교수님의 건강은 결국 ‘참사랑의 선물’인 셈입니다.

-‘마음가짐만 바르면 100세 건강이 가능하냐’는 질문도 받을 것 같습니다.

박 원장=보통 건강 찾는 일을 1000리 길처럼 멀다고 생각하지만, 언제나 첫걸음이 중요한 법입니다. 건강 역시 첫걸음인 마음이 올바를 때 진전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참사랑의 실천’을 건강비결로 본 것입니다.

김 교수=정서 관리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참 큽니다. 정서 관리를 제대로 못 하면 큰 충격을 받을 때 쉽게 세상을 떠나곤 합니다. 최창근 영락교회 장로의 경우 척추가 안 좋아 지팡이를 짚으면서도 100세 가까이 살았습니다. 뭐든 하나님께 감사하던 사람이었지요. 정신력을 갖춘 이들이 행복하고 또 오래 삽니다.

-기독교 신앙이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까요.

박 원장=기도를 예로 들어봅시다. 수치화하기 힘들지만, 기도하면 선한 의지를 바탕으로 희망을 품게 됩니다. 기도하면 해마와 전전두엽에 자극을 줘 뇌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도 있습니다. 자연히 치매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기도는 또 영생으로 가는 주님의 약속을 신뢰한다는 행위이므로 낙관적인 마음 상태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김 교수=저는 14세 때 자주 졸도해서 ‘하나님이 저를 건강하게 해주시면 사는 동안 하나님의 일을 열심히 하겠습니다’란 기도를 했습니다. 그렇게 죽음의 고비를 넘기고 나니 건강이 중한 문제가 아니더군요. ‘다른 사람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을 때까지 살자’는 마음으로 지금껏 살아왔습니다. 100세를 넘기리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부끄럽지 않은 건 믿음을 품고 일을 하고 있고, 이를 고맙게 여기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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