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반하면 징계" 훈련보다 무서운 방역 캠프

2021. 1. 2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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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는 '코로나19와 전쟁'
프로야구 10개 구단 국내서 훈련
외부와 접촉 차단에 구단들 사활
방역지침 위반은 품위 손상 처벌
KIA가 올해 스프링캠프를 차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마련한 실내훈련장. [연합뉴스]

코로나19가 프로야구의 겨울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KBO리그 10개 구단이 다음 달 1일 전국 각지에서 일제히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모든 팀이 해외가 아닌 국내에 캠프를 차리는 건 프로야구 원년(1982년) 이후 39년 만에 처음이다. 말이 ‘스프링’ 캠프지, 현실은 ‘윈터’ 캠프에 가깝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정규시즌을 5월 5일 개막했다. 당초 계획보다 한 달 넘게 늦어졌다. 개막 예정일을 앞두고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진 탓이다. 올해는 일단 예년과 비슷한 4월 3일 개막한다. 2월 스프링캠프와 3월 시범경기를 무탈하게 소화해야 정상적으로 개최할 수 있다.

각 구단은 ‘코로나19와 전쟁’을 스프링 캠프의 중요 목표로 삼았다. 일부 구단이 제주(SK 와이번스), 거제(한화 이글스), 부산 기장(KT 위즈) 등에서 합숙훈련을 하기에 더욱 그렇다. KBO와 10개 구단 실무 관계자들은 20일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머리를 맞댔다. 정규시즌보다 강화된 ‘스프링캠프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의 세부 내용을 확정했다.

가장 먼저 ‘코로나19 의무 검사’ 조항이 추가됐다. 캠프에 참여하는 감독, 코치진, 선수단, 프런트 전원이 대상이다. 각 구단이 25일까지 KBO에 캠프 참가자 명단을 보내면, 명단 속 인원 모두 30일까지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선수단과 밀접 접촉하는 트레이너, 훈련 보조 요원, 통역, 매니저, 식당 종사자 등도 마찬가지다.

KBO 관계자는 “25일 이전에 받은 검사 결과는 무효다. 검사일이 25일 이후로 찍힌 음성 확인서만 인정한다. 확인서가 기준 미달이거나 의료진의 부정적 소견이 나오면 캠프지로 이동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결과의 변수를 없애기 위해, 각 구단에 ‘검사 후부터 훈련 시작 전까지는 외부인과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캠프 시작일 이후 합류하는 선수나 관계자, 심판위원도 반드시 코로나19 음성 확인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한 구단 운영팀 관계자는 “최근 관련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은 코로나19 환자도 종종 발견됐다고 들었다. 행여 전수 조사에서 ‘무증상 감염자’가 나올까 봐 많은 팀이 불안해 한다. 하지만 선수 한 명만 감염돼도 팀 전체가 훈련을 중단해야 하는 비상 상황 아닌가. 리그 전체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인 거 같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스프링캠프

선수단은 캠프 시작 후 외부인과 철저히 분리된 채 생활한다. 야구장 내 식사는 선수단만 이용하는 별도 공간에서 하고, 식당 내에는 칸막이를 설치한다. 외부 숙소에서도 다른 투숙객과 접촉하지 않는 공간에서 식사한다. KBO 관계자는 “공간적 제약으로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1인 혹은 룸메이트 간 개별 식사가 가능한 도시락 혹은 룸서비스 형태로 음식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구단 공식 일정 외에 타 구단 선수 및 관계자와의 사적 만남 역시 자제 권고 사항이다. 그라운드를 제외한 모든 공간에서는 당연히 마스크를 써야 한다.

방역 지침 위반 시 제재도 강력해졌다. KBO 관계자는 “선수단의 방역지침 위반 사실이 언론, 소셜미디어, 민원 제보 등을 통해 알려지면 ‘품위 손상 행위’로 간주해 처벌할 계획이다. 코로나19 확진 선수, 확진자를 밀접 접촉한 선수, 확진자 동선을 방문한 선수, 관련 증상이 나타난 선수가 구단에 보고하지 않거나 진단 검사 및 검사 결과 제출을 거부하는 것도 품위 손상”이라고 강조했다. 야구장을 ‘코로나19 청정 지역’으로 만들려는 모두의 노력이 곧 시작된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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