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려와 조언.. 최태웅 감독이 바꾸고 있는 현대캐피탈
[유준상 기자]
2010년대 중반 이후 V리그 남자부는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시대였다. 외부 영입으로 전광인까지 품으면서 전력 강화에 성공, 2018-19시즌 챔피언 결정전에서 대한항공 점보스를 꺾고 빼앗겼던 트로피를 되찾아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를 다 치르지 못했던 지난 시즌에도 승점 56점으로 3위를 달리고 있었다.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 여부를 확신할 순 없었지만 봄배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 시행착오도 있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은 격려를 아끼지 않으면서 하나의 팀을 만들어가고 있다. |
ⓒ 한국배구연맹 |
최근 네 시즌 연속으로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만큼 현대캐피탈은 전력을 유지하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순위가 보장되는 팀 중 하나였다. 트레이드 성사 소식이 들릴 때마다 많은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특히 주전 센터 신영석과 베테랑 세터 황동일, 2018-19시즌 주전 세터였던 이승원까지 팀을 떠났다.
그나마 군 문제를 마치고 허수봉이 돌아왔고, 2019~2020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한국전력 빅스톰의 지명을 받은 김명관의 합류가 기대 요소였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리빌딩에 지는 경기가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봄배구 경쟁에서도 일찌감치 밀려났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최태웅 감독은 매 경기 젊은 선수들에게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명언 제조기'로도 팬들에게 알려진 최 감독이지만, 올핸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자신감을 불어넣는 말이 부쩍 늘어났다.
▲ 20일 우리카드전에서 대역전극을 일궈냈던 현대캐피탈. 4라운드 성적만 놓고 보면 4승 1패 승점 10점으로, OK금융그룹과 공동 1위에 해당한다. |
ⓒ 한국배구연맹 |
'현대캐피탈의 시대' 위해 달려가고 있는 선수들
최태웅 감독의 격려 속에 성장 중인 선수들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두 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쓸어담은 20일 우리카드전에서도 저력을 발휘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경기에 나선 문성민이 2세트부터 코트를 밟았고, '플레잉 코치' 리베로 여오현까지 출전했다. 최 감독은 작전타임을 통한 메시지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강팀'의 원동력이 됐던 베테랑 선수들을 투입해 경기의 흐름을 바꾸려고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세트 6-4로 두 점 차 앞서던 현대캐피탈은 외국인 선수 다우디의 3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10-5 상황에서는 치열한 랠리 끝에 문성민이 95일 만에 득점에 성공해 선수단의 분위기도 한껏 달아올랐다. 3세트를 쉽게 따낸 현대캐피탈은 이어진 4세트에서도 25-18로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다.
마지막 5세트에서 9-8로 앞서다가 내리 3실점을 기록, 현대캐피탈에 위기가 찾아왔다. 12-13에서 마지막 작전타임을 부른 최태웅 감독은 김명관에게 작전 또는 특정 선수에게 볼 배급을 지시하지 않는 대신, 선수 본인에게 알아서 결정하라고 주문했다.
양 팀의 승부는 세 차례의 듀스가 이어지고 나서야 끝났다. 현대캐피탈이 17-16으로 매치 포인트를 잡았고, 우측에서 백어택을 시도한 알렉스의 공격을 최민호가 블로킹으로 차단하면서 마침표를 찍었다.
승점 2점을 챙긴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 들어 3승째를 수확, 이번 라운드 성적만 놓고 보면 OK금융그룹과 함께 공동 1위다. 3라운드까지 5승 13패를 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달라진 모습이었다. 올 시즌 성적을 떠나서 선수들의 성장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팀에게도, 선수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2일, 한국전력과의 홈 경기 도중 작전타임에서 최태웅 감독은 "앞으로 너희들의 시대가 올 거야"는 메시지를 선수단 전체에 전달했다. 최 감독의 이야기처럼, 지금의 경험이 현대캐피탈의 시대가 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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