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용o중국] 샐러리캡 싫은 외인들 '탈주' 조짐, 김민재 이적의 큰 변수

김정용 기자 2021. 1. 21.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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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베이징궈안).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 다수가 이적을 모색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 구단과의 계약을 조기 종료하고 자유계약 대상자(FA)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은 선수들이 여럿이다. 김민재를 향한 유럽 구단들의 시선도 변했다.


최근 중국슈퍼리그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의 거취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당장 슈퍼리그를 떠날 거라는 전망도 있고, 은근히 이적 가능성을 암시하는 보도도 있다.


슈퍼리그 선수들이 올해 중국 리그를 견디기 힘든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샐러리캡 도입이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의 연봉 상한선은 세전 300만 유로(약 40억 원), 구단 내 외국인 선수 연봉 합계는 1,000만 유로(약 133억 원)다. 스타급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만 중국에 오래 남을 수 있다.


샐러리캡 도입으로 인해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한다는 점이 중요한 변수다. 중국축구협회는 앞으로 3년에 걸친 유예기간을 허용했는데, 특이하게 모든 선수가 계약서는 새로 쓰도록 했다. 유예기간을 적용받은 선수라 해도 샐러리캡에 맞는 계약서 한 장과 차액 보전에 대한 계약서 한 장을 따로 써야 한다. 문제는 선수가 새 계약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샐러리캡을 거부할 경우 당장 FA로 풀릴 가능성이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의 섬 지방 카나리아 제도 지역 언론 '틴타 아마리야'의 보도가 대표적이다. 베이징시노보궈안 소속 조나탄 비에라는 카나리아 제도의 대표적인 팀 라스팔마스에서 여러 번 활약한 바 있다. 이 매체는 최근 비에라가 베이징과 계약을 조기 해지하고 라스팔마스로 돌아오고 싶어 한다는 뉘앙스의 보도를 했다.


각 구단 입장에서도 선수 방출은 필요하다. 주요 구단들이 실제로 재정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이어진다. 광저우헝다타오바오는 지난해 4,200만 유로(약 560억 원) 손실을 입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한 선수의 연봉 손실은 보전해주더라도 나머지 스타는 방출할 필요가 있다. 슈퍼리그 최고연봉 선수는 상하이상강의 오스카르로 알려졌는데,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오스카르의 연봉을 최대한 보전해주는 대신 나머지 포지션의 연봉은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다.


두 번째 변수는 '버블(bubble)'이다. 올해 슈퍼리그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격리된 한 장소(버블)에서 집중 개최되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도 버블에서 단축시즌이 진행됐는데 올해는 더 긴 기간 동안 격리돼 생활해야 한다는 것이다. 버블에 들어가 있는 기간 동안에는 가족들이 찾아와 면회하기도 어렵다. 김민재도 가족을 꾸린 직후 작년 버블에 들어갔기 때문에 반년 가까운 시간 동안 가족을 만나지 못했다.


버블은 스타 선수들이 슈퍼리그를 떠나려 하는 실질적 이유인 동시에 좋은 명분이다. 스페인 일간지 '마르카'는 광저우헝다타오바오의 중국인 미드필더 파울리뉴가 당장 중국을 떠나려 한다며, 1년 임대 방식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선수 유출은 외국인 선수뿐 아니라 자국 선수들에게도 해당된다. 첸슈유안 중국축구협회 회장은 "언제까지 우레이만 보고 있을 순 없다. 유럽 진출을 더 시켜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중국에 머물러도 거액 연봉이 보장되기 때문에 도전의식이 떨어진다고 보고, 이번 샐러리캡 도입을 통해 유럽 도전이 늘어나길 기대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유럽 진출을 모색하는 김민재에게 위기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 알단 토트넘홋스퍼와 첼시가 김민재에게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원론적인 수준의 접촉을 해 온 팀은 그밖에도 더 있었다. 문제는 복수의 유럽 구단 중 김민재에게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려는 팀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슈퍼리그 소속 선수들이 가까운 미래에 대거 FA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런 상황에 베이징이 요구하는 1,000만 유로(약 133억 원) 상당의 이적료를 지불할 팀은 나타나기 힘들다. 반면 2021-2022시즌이 시작되는 올해 여름까지 유럽 팀으로 합류할 수 있을 가능성은 올라갔다.


샐러리캡은 슈퍼리그 구단들이 K리그와 일본 J리그 선수를 적극적으로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K리거는 연봉을 크게 늘려도 샐러리캡을 준수할 수 있으며 아시아 무대 경쟁력이 확실하기 때문에 '가성비'가 탁월하다. 손준호가 산둥루넝타이샨으로 이적한 것 역시 샐러리캡의 영향이 있었다. 앞으로 K리거 한두 명 영입을 더 노리고 있다는 관측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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