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의 경제읽기]코로나發 불황 가장 먼저 뚫은 중국, 세계경제 회복 이끌어야

송화정 입력 2021. 1. 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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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자생적 힘으로 경기회복
내수중심 쌍순환 성장전략 시작
바이든정부 출범 제재 완화 기대
올해 경제성장률 8%대 전망

올해는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미국만큼 주목을 받을 것이다. 작년 하반기에 중국이 주요국 중에서 가장 먼저 성장 궤도로 복귀해 올해도 두드러진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은 초기에만 정책에 의해 이뤄졌을 뿐 시간이 흐르면서 자생적인 힘이 역할을 했다. 글로벌 교역 확대를 기반으로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로 높아졌고 소비활동도 전년 대비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회복이 나타났다. 그 덕분에 작년 세계 상위 20개 수출국 중 중국이 차지하는 수출 비중이 2019년 19%에서 20.6%로 1.6%포인트 늘어났다. 경제가 먼저 회복된 덕분에 다른 나라가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고 있던 몫을 중국이 넘겨 받은 것이다. 반면 미국은 코로나19에 따른 진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월에 미국에서 일자리 수가 14만개 사라졌다. 소비도 크게 감소했다. 제조업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조만간 제조업 경기도 본격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경제가 안정을 찾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둔화가 더 심해지고 있는 것인데 추가 경기 부양대책의 필요성이 제기될 정도다.

올해가 중국에서 내수 중심의 성장전략인 쌍순환이 시작되는 해인 점도 감안해야 한다. 중국 정부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0%에 불과한 민간소비 비중을 장기적으로 중진국 평균인 55~6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성장을 이끌고 왔던 투자의 힘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수출에만 전적으로 의지할 수 없기 때문에 나온 전략이다. 올해가 새로운 성장전략이 시작된 첫 해인만큼 소비 확대를 위한 규제 완화와 소비세 인하 등 강한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정책이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 경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그 때문에 주요 예측 기관들이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8%대에 달할 걸로 예상하고 있다.

대외환경도 올해가 작년보다 우호적이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중간 분쟁이 패권다툼 때문이어서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계속되겠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처럼 관세부터 기업제재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형태는 아닐 것이다. 대신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는 서방국가와 연대를 통해 지적재산권 및 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 교역을 시정하라는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중국 정부가 트럼프 때와 다른 대응을 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당시에는 관세에는 관세로, 기술 분쟁에는 기술로 대응했지만 앞으로는 그럴 수 없다. 내적으로 힘을 키워 분쟁에 대응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내수 중심의 성장 전략을 더 강하게 추진할 것이다.

그 동안 중국은 유동성을 공급하되 넘치지 않게 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해 왔다. 인민은행은 3분기 통화정책위원회 성명에서 코로나19 이후 유지해 왔던 ‘거시 정책 조절 강도를 강화한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최소한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를 공언한 미국과 달리 추가 완화 가능성을 없애버린 것이다.

작년 11월 중국에서 53건의 회사채 상환 실패가 있었다. 발행에 실패한 회사채까지 포함하면 488건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월간으로 사상 최대의 회사채 부도가 있었는데 이런 사실을 감안하면 완화 정책 약화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중국 정부가 채무상환을 기피하는 기업을 처벌하고 위험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부채 비율을 적극적으로 끌어내리며 은행의 자본금을 늘리겠다고 밝힌 점까지 감안하면 정책 변경에 따른 부담은 더 커진다.

정책의 큰 틀이 바뀌었지만 급격한 자금 회수는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신용대출이 50% 이상 늘었고 그중 상당 부분이 청년 및 농민층 등 취약계층에 들어갔다. 대출의 성격상 자금을 빠르게 회수를 할 경우 경제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중국 정부는 완충 작용을 통해 문제가 되고 있는 과다 부채 부담을 줄이는 건 물론 투자와 내구재 소비를 촉진하는 동력을 만들려 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좋아짐에 따라 올해도 위안화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위안화가 10% 넘게 절상된 것은 약달러와 미국에 대한 중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 그리고 달러 순공급 때문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쇼크에서 벗어나는 과정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달러를 대규모로 풀었고 저평가돼 있던 유로화가 제자리로 돌아왔으며 중국이 주요 20개국(G20) 중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한 게 위안화를 강하게 만든 동력이었다. 9월까지 외국인의 위안화 채권 투자가 작년 같은 기간의 2배인 1082억달러로 늘어난 것도 자본 측면에서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해준 요인이었다.

올해 중 위안화는 평균 6.3위안까지 하락하고 장기적으로는 6위안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작년 위안화 강세를 끌고 왔던 요인 중 중국 경제 회복이 올해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중국이 주요국 중 가장 높은 8%대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타당성 있는 기대다.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을 확대한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자본시장 개방 확대가 이뤄져 중국 국채가 글로벌 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경우 중국 채권시장으로 1400억 달러의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자금 흐름이 중국 채권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인데 국제 유동성이 위안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계속 오르려면 실물경제와 금융 사이에 균형이 필요하다. 작년의 주가 상승은 금융 덕분이었다. 코로나19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 공급을 늘린 게 주가를 끌어올리는 힘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주역은 Fed였다. 주가가 높아져 금융 이외 새로운 동력이 필요해졌다. 그 힘은 실물 경제가 제공해줄 수 밖에 없는데 그 중심에 중국이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세계 경제가 빠르게 안정을 찾을 거란 전망과 달리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아직은 백신 접종이 경제 상황을 개선시킬 정도로 진척되지 않은데다 3차 확산의 속도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질병에서 먼저 벗어나 경기 회복을 이룬 중국의 역할이 더욱더 필요해졌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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