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망가져 생기는 당뇨병.. '인공 췌장'으로 해결될까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21. 1. 21.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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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연속혈당 측정 가능해지며 비약적 발전
배 왼쪽에 붙인 동전 크기의 기기가 연속혈당측정기이고, 오른쪽 바지에 찬 검은 기기가 인슐린 펌프이다. 환자는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을 투여할 수 있다. 검은 기기에 연결된 투명한 관으로 인슐린이 들어간다./헬스조선 DB

당뇨병은 췌장이 망가져서 생기는 병이다. 췌장의 베타세포에서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 호르몬 분비가 안되거나, 인슐린 호르몬이 제 기능을 못 하면서 발생한다. 치료를 위해서는 정상 췌장을 이식하는 방법이 있겠지만, 췌장 이식술은 뇌사자의 췌장을 받기가 어렵고 수술도 커서 어려움이 크다. 최근 기술이 발전하면서 췌장의 역할을 대신해주는 '인공 췌장'의 개념이 등장하고 있다.

◇인공 췌장이란

인공 췌장은 실시간 혈당을 측정하는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 주입하는 ‘인슐린 펌프’, 이를 통제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구성된 의료기기를 말한다. 뱃속에 바늘을 꼽아 24시간 자동적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필요한 양의 인슐린을 주입해주는 기기로 '연속혈당측정기 연동 인슐린펌프'라고 이해하면 된다.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박철영 교수는 "혈당을 감지하는 연속혈당측정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인공 췌장 개발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환자가 수동으로 인슐린 펌프를 통해 인슐린을 주입하지만, 앞으로는 환자의 혈당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인슐린 증감이 되고, 인슐린 뿐만 아니라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 호르몬까지 투여하는 등 진정한 의미의 인공 췌장이 등장할 것이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될 산이 있다. 환자가 먹는 수 많은 음식, 스트레스 등 개별 상황에 따라 들쭉날쭉한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것. 이 수많은 변수에 따른 환자의 혈당 정보를 조합해 알고리즘을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정교하게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박철영 교수는 "현재 유수한 대학에서 실제 췌장과 같은 정도의 혈당 조절이 가능하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1~2년 내에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기기도 크기가 작아지고 사용이 편리한 방법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는 배 양쪽에 인슐린 펌프와 연속혈당측정기를 붙여서 같이 사용하고 있지만,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가 하나로 합쳐진 모델이 개발 중이며, 최근 패치형으로 붙이는 인슐린 펌프도 국내에서 개발됐다.

◇혈당 조절 잘 되고 저혈당 위험 적어

인공 췌장의 장점은 크게 두가지다. 첫째 혈당조절이 잘 된다. 혈당은 24시간 변화가 있지만, 당뇨약 경구혈당강하제는 하루 한번 복용한다. 인슐린 주사는 하루 1~4회 투여한다. 정밀하게 혈당 조절을 못하고 저혈당 위험도 있다. 그러나 연속혈당측정을 통한 인슐린 투여는 혈당의 변화에 훨씬 민감하게 잘 대처할 수 있다.

둘째 저혈당 발생을 줄일 수 있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 위험이 특히 큰데, 현재 사용 중인 '연속혈당측정기 연동 인슐린펌프'는 혈당 하한 값을 설정하고, 이 값에 도달하기 전에 인슐린 주입이 정지되는 기능이 있다. 앞으로 출시될 제품은 기본 혈당 값을 세팅해놓고, 혈당이 많이 높으면 인슐린을 많이 넣어주고, 혈당이 조금만 높으면 인슐린을 적게 주입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는 2020년 1월 1일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본인 부담금 30%, 인슐린 펌프는 170만원 기준 가격으로 본인 부담금 30%이다. 인슐린을 분비하지 못하는 1형 당뇨병 환자가 대상이다. 향후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도 확대될 여지가 있다.

◇DIY 인공췌장, 해킹 문제 거론

최근에는 환자가 직접 인공 췌장을 개조해 만드는 사례도 있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인공 췌장이 임상시험을 거쳐 승인 받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비용이 높기 때문인데, 당뇨병 환우회 등을 통해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알고리즘을 만들어 다른 환자에게 공유하고 있다. 일종의 ‘DIY 인공췌장’인 셈이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검증되지 않은 인공췌장 사용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승인을 받은 DIY 인공 췌장 프로그램은 없는 상태다. 박철영 교수는 "또한 인공 췌장은 해킹에 의해 인슐린 펌프와 연결된 기기 설정이 변경되거나 방해되는 잠재적 위험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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