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반품' 中 톱배우 정솽.. 파문 일자 "사생활" 입장

권남영 2021. 1. 2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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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 파양 사건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 여배우 정솽(오른쪽)과 전 파트너 장헝. 웨이보 캡처


중국 톱여배우 정솽(30)의 대리모 스캔들로 대륙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당사자가 ‘사생활’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 재차 공분이 일고 있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판 ‘꽃보다 남자’ 시리즈인 ‘일기래간유성우’(2009)로 스타덤에 오른 정솽이 남자친구인 프로듀서 장헝과의 사이에서 대리모를 통해 미국에서 두 아이를 낳으려 했으나 아이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장헝과 헤어지면서 아이들도 버렸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장헝은 지난 18일 웨이보를 통해 자신과 가족들이 어린 두 아이들을 돌보는 문제로 미국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장헝의 친구는 중국 언론에 2019년 12월 19일 태어난 남자아기와 2020년 1월 4일 태어난 여자아기에 관한 서류를 공개하면서 이들이 미국에서 태어난 정솽-장헝의 아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중국판 '꽃보다 남자' 드라마 시리즈 '일기래간유성우'의 여주인공 정솽(가운데). '일기래간유성우' 공식 홍보사진


그는 정솽, 장헝과 이들의 부모들이 아직 대리모의 뱃속에 있던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놓고 나눈 대화 녹취 파일도 공개했다. 대화에서 정솽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병원에 버리자”고 주장했으나 장헝의 아버지는 “불법”이라고 반대했다. 또 정솽은 대리모가 임신한 지 7개월이 지나 낙태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짜증을 냈으며, 이에 정솽의 가족은 아이들 입양을 제안했다.

이 같은 사실이 폭로된 뒤 중국은 정솽을 향한 비판 여론으로 들끓었다. 이어 정솽은 19일 웨이보에 글을 올려 “매우 슬프지만 이는 사생활”이라며 “중국 영토에서는 국가의 지시를 위배하지 않았으며 해외에서도 모든 법률과 법규를 존중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대리모 출산과 파양 사실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정솽은 그러면서 장헝이 자신을 갈취하려 하고 있으며, 자신의 변호사들이 장헝의 가족과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정솽 웨이보 캡처


웨이보 팔로어 1200만명을 거느린 정솽은 2016년 ‘1990년대 태어난 가장 인기 있는 톱4 여배우’에 선정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한국에서는 드라마 ‘미미일소흔경성’의 여주인공으로도 알려졌다. 2016년 한국 배우 이종석과 한·중 합작 드라마 ‘비취연인’에 출연했지만 이 작품은 사드 문제가 불거진 뒤 이른바 ‘한한령’(한류 제한령) 때문에 방영이 미뤄졌다.

SCMP는 정솽에 대해 “연기력과 인성 논란이 반복적으로 터지고 감정상태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지만 거대한 충성스러운 팬덤을 소유한 배우”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프라다는 이번 스캔들로 정솽과의 모델 계약 종료를 발표했다. 프라다는 다음달 춘제를 앞두고 지난주 정솽을 새로운 모델로 내세웠지만 대리모 스캔들이 중국 사회를 강타하자 1주일 만에 잘랐다. 영국 보석 브랜드 로라로즈와 패션지 하퍼바자도 즉시 정솽 관련 게시물들을 온라인에서 삭제했다.

정솽의 전 남자친구 장헝이 미국에서 아이 둘을 데리고 있다. 웨이보 캡처


정솽의 대리모 스캔들로 중국 사회에서 대리모에 대한 규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대리모는 여성의 인권을 유린하고 여성의 몸을 상품으로 취급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관영 CCTV는 부모들이 대리모가 임신한 태아가 아들이 아닌 딸이거나 장애가 있으면 낙태시킨 사례 등을 지적하며 “마지노선을 넘는 것은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용납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당 중앙정법위원회의 SNS 계정 창안젠은 중국에서 대리모 출산은 금지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여성의 자궁을 출산 도구로 삼고 갓 태어난 생명을 상품처럼 사고팔며, 심지어 멋대로 버리는 것은 여성을 착취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인륜을 더럽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안젠은 또 “중국 국민이 법망을 피해 미국으로 간 것은 법률을 준수하는 것이 아니며, 부모로서 관계가 좋을 때는 아이를 같이 키우려 하다가 관계가 나빠지니 아이를 버려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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