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의 블루 시그널] 영하 50도의 사랑, 허들링으로

2021. 1. 21.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교회 안에는 코로나 팬데믹을 대처하는 두 가지 기류가 있었다.

또 하나, 한국교회는 결코 서로가 서로를 정죄하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도 한교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한국교회 전체 이미지와 선교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균형감을 잃지 않는 스탠스를 지켜나갈 것이다.

한국교회는 내부적으로 예배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회복하며 함께 허들링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 안에는 코로나 팬데믹을 대처하는 두 가지 기류가 있었다. 먼저 정부 방역지침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무조건 대면예배를 강행하자는 것이었다. 최근 이런 흐름이 이슈화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다른 하나는 정부의 획일적 방역지침의 문제점을 지적하되, 사회 여론을 살피며 끝까지 소통과 공감 설득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문제점이 촉발된 것은 정부 방역본부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2.0단계인 데도 불구하고 교회만 2.5단계를 적용해 예배 인원을 2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교총 대표회장과 상임회장단을 중심으로 획일적 방역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하며 공간 대비 비율로 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고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18일부터 현장예배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어렵게 연 예배의 문이 닫히지 않도록 한국교회가 방역을 잘하고 부디 사회에 비판의 빌미를 주지 않길 바란다. 또 하나, 한국교회는 결코 서로가 서로를 정죄하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나만 옳고 너는 틀렸다는 독선과 아집으로 편 가르기를 해선 안 된다. 지금 한국교회는 지도자의 부재와 내부 균열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고 있다. 위기상황일수록 ‘톱 리더십’이 필요하고 ‘원 메시지’가 필요한데 한국교회는 지도자를 무너뜨리며 분열을 반복해 오지 않았는가.

한국교회는 여전히 ‘코로나 빙하기’를 걷고 있다. 앞으로도 혹한의 추위를 견디며 겨울 광야를 걸어가야 한다. 남극의 펭귄들도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끄는 ‘퍼스트 펭귄’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펭귄들은 혹한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서로 절대로 떨어지지 않고 딱 붙어서 겨울을 견딘다고 한다. 바깥에 있는 펭귄들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안으로 들어가고, 안에 있는 펭귄은 바깥으로 나오는 허들링(huddling)을 계속한다. 바로 그 허들링을 퍼스트 펭귄이 지휘한다. 이 시대 최고의 인문학자인 이어령 교수는 그것을 ‘영하 50도의 사랑’이라 표현했다. 펭귄들은 영하 50도 혹한의 추위를 허들링의 사랑으로 이겨낸다는 것이다.

펭귄들이 바닷가에 도착해 먹이를 구하러 뛰어들어야 하는데 바다에는 천적들이 많아서 누구 하나 쉽게 뛰어들지 못한다. 그때 ‘퍼스트 펭귄’이 위험을 무릅쓰고 가장 먼저 뛰어든다. 그러면 다른 펭귄들도 용기를 내 바다에 뛰어든다. 이 교수는 이 퍼스트 펭귄을 ‘찬란한 바보’라 표현한다.

이 시대는 퍼스트 펭귄과 같은 희생의 리더십과 영하 50도의 사랑, 허들링이 필요한 때다. 혹자는 “왜 한교총이 나서서 정부와 싸우지 않느냐”고 공격했다. 나는 현장예배를 지키고자 하는 그분들의 의협심과 가치를 백번 인정하고 지지한다. 한교총 역시 예배도 지키고 방역도 지킬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며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팬데믹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중심을 잡고 버틸 수 있도록 한교총은 퍼스트 펭귄의 역할, 혹은 찬란한 바보가 되기 위해 노력을 다했다. 앞으로도 한교총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한국교회 전체 이미지와 선교 전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균형감을 잃지 않는 스탠스를 지켜나갈 것이다.

기업의 이미지가 한번 실추되면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들이 등을 돌려 버린다. 그래서 기업은 브랜딩과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노력을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일부 교회와 특정 선교센터의 확진자 양산으로 한국교회 전체의 이미지가 얼마나 많이 실추됐는가. 한국교회는 내부적으로 예배의 존엄성과 순수성을 회복하며 함께 허들링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 그러면서 코로나의 혹한에 상처받고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도 해 줘야 한다. 우리가 먼저 찬란한 바보가 돼 낮아지고 섬기고 희생도 해야 한다. 영하 50도의 사랑, 그 허들링으로.

새에덴교회 예장합동 총회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