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가 있는 아침] (55) 권주가(勸酒歌)

입력 2021. 1. 21. 00:09 수정 2021. 1. 21.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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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자효 시인

권주가(勸酒歌)
소춘풍(1467∼?)
당우(唐虞)를 어제 본 듯 한당송(漢唐宋) 오늘 본 듯
통고금(通古今) 달사리(達事理)하는 명철사(明哲士)를 어떻다고
제 설데 역력히 모르는 무부(武夫)를 어이 좇으리
- 해동가요

작은 나라가 사는 법

조선 성종이 문무백관에게 연회를 베풀면서 기생 소춘풍에게 술잔을 돌리게 했다. 무관 출신의 병조판서가 자기보다 서열이 높은 예조판서 앞에 앉은 것을 보고 예판에게 먼저 잔을 권하며 한 노래(唱)다. 태평성세에 고금의 사리에 통달한 문신을 두고 어찌 제 자리도 모르는 무인을 따르겠느냐고 한다. 병판이 불쾌한 기색을 보이자 그에게 잔을 권하며 한 노래.

“전언(前言)은 희지이(戱之耳)라 내 말씀 허물마오/문무일체(文武一體)인줄 나도 잠간 아옵거니/두어라 규규무부(赳赳武夫)를 아니 좇고 어이리”

먼저 한 말은 듣고 웃으시라고 한 것이고 문무가 하나인 줄 나도 아는데 헌헌장부 무인을 어찌 따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다. 예판이 언짢아하자 이번에는,

“제(齊)도 대국(大國)이요 초(楚) 역시 대국이라/조그만 등국(滕國)이 간어제초 하였으니/두어라 하사비군(何事非君)가 사제사초(事齊事楚)하리라”

제나라도 대국이고 초 역시 대국인데 조그만 등나라가 그사이에 끼어 있으니 누군들 주인이 아니겠는가? 다 모시겠다고 한다.

유자효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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