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각 분석] 盧·文 청와대와 부엉이 출신 중용..친정체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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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개각에서 또다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용했다.
당내 친문 의원 그룹인 '부엉이모임' 출신의 황희 권칠승 의원이 각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됐다.
앞선 인사에선 역시 부엉이모임 출신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나란히 발탁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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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 권칠승에 "전문성 없다" 비판도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개각에서 또다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중용했다. 당내 친문 의원 그룹인 ‘부엉이모임’ 출신의 황희 권칠승 의원이 각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낙점됐다. 여기에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외교부 장관으로 발탁되면서 더욱 확고한 친정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권 말 국정 안정을 도모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각의 3분의 2가 노무현·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및 민주당 의원이라는 점에서 폐쇄성이 더 짙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황 후보자와 권 후보자는 2018년 해체한 부엉이모임의 주축 멤버들이다. 황 후보자는 최근 친문 의원들이 주축이 된 당내 싱크탱크 ‘민주주의 4.0’ 결성을 주도하기도 했다. 부엉이모임과 민주주의 4.0 모두 친문 정권 재창출을 위한 조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의 입각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는 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는 문체부와 관련된 경력이 전혀 없다. 국회 상임위원회도 국토교통위(20대)와 국방위(21대) 활동이 전부다. 청와대는 “당 홍보위원장 등을 거치며 정책역량, 소통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했지만, 능력보다는 친정체제 구축에 방점이 찍힌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권 후보자는 삼성 공채 출신으로 노조 활동을 거쳐 정치권에 입문했다. 20대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활동을 했지만 21대엔 보건복지위로 자리를 옮겼다. 앞선 인사에선 역시 부엉이모임 출신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나란히 발탁된 바 있다.
세 사람이 모두 임명되면 18개 정부부처 장관 가운데 노무현·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가 절반인 9명에 달하게 된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 장관은 황 후보자와 권 후보자, 박 후보자에 더해 전 장관, 홍남기 경제부총리·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권덕철 보건복지부·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등 8명이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인 정의용 후보자까지 더하면 9명이 된다.
청와대는 거치지 않았지만 민주당 의원 출신 인사들도 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에 이어 한정애 환경부장관 후보자까지 3명이다. 이를 포함하면 모두 12명의 ‘아군’으로 내각을 채운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권 말엔 대통령을 잘 아는 인사들을 전진배치해 내각 안정성과 정책 추진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며 “세 사람 모두 문 대통령이 깊은 인연이 있는 만큼 적임자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각의 폐쇄성이 커지면서 정책 ‘마이웨이’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문 대통령이 의원 ‘당겨쓰기’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정권 초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간 ‘영입자들의 전쟁’이 거론된다. 경제팀이 내분에 휩싸이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가가 많다.
또 청와대 인사검증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국회 인사청문회 부담이 커진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청와대는 그동안 “청문회가 사생활 털기 중심으로 진행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례에서 보듯 검찰 수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명망 있는 인사들 사이에 많았다”고 호소해왔다. 그러나 청문회 제도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전에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됐다. 오히려 범여권이 180석 거대 의석을 확보하고도 야당과 협치를 등한시했고, 고질적인 인사검증 실패 문제가 더해지면서 발생한 문제라는 비판도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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