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상의 코멘터리]임기말 개각..결국 부엉이몫
임기말 대선 앞두고 실세정치인 장관임명..정치적 의미 심장
1.
청와대가 3개 부처 장관을 바꿨습니다.
박영선(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에 따른 개각으로 이미 예상됐습니다. 그런데 신임장관 면면을 보면 예상과 달라 놀랍습니다.
2.
이번 인사의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입니다.
황희 민주당의원이 내정됐습니다.
민주당 의원 중에서도 정권 실세로 불리는 ‘부엉이’입니다. ‘부엉이 모임’은 문재인 정권탄생의 일등공신입니다.
문재인의 문(Moon)이 ‘달’이니까, 밤새워 달을 지킨다는 의미에서‘부엉이’랍니다. 일부에선 노무현이 투신한 ‘부엉이 바위’를 잊지말고, 문재인은 끝까지 지키자는 비장한 의지가 담겼다고도 합니다.
3.
실세의원의 문체부 장관취임은 주목할만 합니다.
문체부는 최고의 꽃보직입니다. 특히 정치인에게 문체부는 ‘기회의 땅’입니다.
첫째, 문체부는 돈을 쓰는 부서입니다.
둘째, 문체부는 문화+체육+관광+홍보+미디어를 망라하는 광대한 조직을 거느립니다.
셋째, 문체부는 이데올로기를 관리하는 부서입니다.
4.
결론적으로, 정치인 출신 문체부 장관은 막대한 예산을 전국 곳곳에 뿌리면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매력 때문에 정치인들은 누구나 문체부를 노립니다.
그러다보니 전문성 없는 실세가 점령군처럼 들이닥칩니다.
황희 내정자 역시 문화.예술.체육.관광..어디에도 전문성이 없습니다.
5.
대통령은 왜 이런 인사를 할까요?
임기말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대통령에서 물러나기 전 빚을 갚아야 합니다. 보은인사입니다. 임기초보다 더 노골적으로..시간이 얼마 안남았기에.
중소기업벤처부 장관에 부엉이 권칠승 의원이 임명됐죠. 최근 임명된 전해철 행안부장관, 곧 임명될 박범계 법무부장관도 다 부엉이입니다.
6.
둘째, 문체부는 선거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각종 조직과 단체에 후원이란 이름으로 돈을 뿌립니다. 대개 취지는 좋은 행사들이고, 지원을 받는 사람은 전부 좋아하기에 문제점은 잘 드러나지 않고 효과는 좋습니다.
특히 종교와 스포츠 부문 영향력이 쎕니다.
꼭 정부예산을 들이지 않더라도, 민간지원도 끌어들일 수 있고, 정책과 인허가에 따른 영향력도 막강합니다.
7.
이런 인사가 장관 부임 이후 산하 조직으로 확산반복될까 우려됩니다.
문체부 영향권이 워낙 광범하고, 속성상 잘 안드러나기에 더 걱정입니다.
물론 과거 정권도 비슷한 짓을 해왔습니다. 지난연말 헌법재판소는 박근혜 정권 당시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전원일치‘위헌’결정을 내렸습니다.
촛불정권에선 그런 일이 없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2021.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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