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돌아 박영선 vs 우상호.."메시 대 호날두 격돌"이라는 與

김준영 2021. 1. 2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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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돌아 결국은 '박영선 대 우상호'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이로써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은 ‘박 장관 대 우상호 의원’의 양자 대결로 굳어졌다.
한 때 출마설이 돌았던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 이어 박주민 의원도 이날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우상호 의원이 출마를 선언(지난달 13일)한 지 무려 39일 만에 민주당 대진표는 2파전으로 완성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정부대전청사 대회의실에서 직원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사의를 표한 뒤 오후 대전청사에서의 확대간부회의 주재를 끝으로 장관으로서의 일정을 마쳤다. 회의 직후 청와대는 박 장관 사의 표명을 재가했다.
별도의 이임식은 없었다. 박 장관은 회의를 마친 뒤 “중기부 직원 여러분에게 박수를 보내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떠난다”는 소회를 밝혔다. 출마 선언 등 향후 계획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선 늦어도 이번 주 안으로 공식 출마선언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박 장관과 우 의원은 2018년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도 참가했다. 하지만 당시의 승자는 시장 3선에 도전한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이었다. 박 장관 개인으로선 2011년 서울시장 경선 출마까지 포함해 이번이 3번째 도전이다.

지난해 말 일찌감치 서울시장 재도전을 시작한 우 의원은 이미 5차례의 정책 발표회를 여는 등 발빠르게 움직여왔다. 새해 벽두에 두 전직 대통령 사면론이 제기되자 당내에서 가장 먼저 반대 입장을 냈다. 또 주식 공매도 금지 재연장을 연일 촉구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86세대인 그를 지지하는 이들이 당내엔 꽤 있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5차 정책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중앙포토]


뒤늦게 스타트를 끊는 박 장관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선 우 의원을 앞서고 있다.
우 의원과는 반대로,높은 대중 인지도에 비해 당내 조직력에선 열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장관이 출마를 앞두고 서울 지역구 의원들과 릴레이 식사를 이어온 것도 이런 평가를 의식한 행보일 수 있다. 최근 박 장관과 식사를 한 서울 지역구 의원은 “그동안 박 장관은 ‘센 언니’ 이미지였는데, 이번에 보니 의원들에게 음식도 덜어주는 등 많이 부드럽더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만 11명이 뛰어들었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이슈로 더 달아오른 야권과 비교할 때 민주당의 경선 분위기는 아직 잠잠하다.
이런 탓에 민주당은 이달 내로 후보자 신청(27일~29일)을 마무리하고 다음 달 2일 ‘국민 면접’을 진행키로 하는 등 선거 태세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 면접'은 사전에 당원 등으로부터 질문을 받은 후 유튜브 채널을 통해 후보자들이 질의응답을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지지율 반전을 위한 모멘텀이 많지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야권의 단일화 경쟁만큼 컨벤션 효과를 기대할 이벤트도 별로 없다. 게다가 양자 대결이 유력한 만큼 결선투표를 할 수 없는 것도 흥행 저해 요인이다. 민주당은 지난 8일 서울ㆍ부산 두 광역지자체에 한해, 1위 후보자가 과반수의 득표를 하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하지만 후보가 2명뿐인 서울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정태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우리 당 두 후보 모두 4선에 원내대표까지 역임했다. 야당보단 늦었지만 치열한 정책대결로 흥미진진한 경선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또 “국민의힘이 후보가 많을 뿐이지, 본선 대결에서 1대1로 맞붙을 땐 우리 당 후보의 경쟁력이 훨씬 셀 것”이라고도 했다.

당 공천관리위원장인 김진표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박영선ㆍ우상호 두 후보는 우리 당의 대표적인 스타 정치인”이라며 “이 두 사람의 경선이 아주 재미있고 수준 높은 경선이 될 것이다. 축구로 치면 ‘메시 대 호날두’의 격돌”이라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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