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10년" 박원순 성토대회된 국민의힘 출정식
[곽우신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한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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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특별시장에 대한 성토대회나 다름없었다.
국민의힘은 20일 오후 중앙당 당사에서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를 열고, 박 전 시장의 시정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했다. 오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소속 경선 후보들이 모두 자리한, 사실상의 출정식이었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유승민 전 의원 등 대선주자급까지 모여 분위기를 북돋았다. 이들은 입을 모아 고 박원순 전 시장을 비판하며, 서울시장 자리 탈환을 다짐했다.
유승민 "민주당은 사이비 진보"... 박성중 "문 대통령 약속, 민주당이 내던져"
▲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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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유승민 전 의원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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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제가 제일 먼저 드릴 말은, 저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며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본인의 출마설을 부인했다. 대신 "어느 분이 후보가 되든 (저는) 열심히 일하는 자원봉사자로서 돕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저는 우리 당 후보로서 자존감을 가지자는 말씀을 꼭 드린다"라며 "이 자리 후보들 어느 한 분도 빼놓지 않고, 당 밖의 후보들보다 훌륭하다"라고 강조했다. 단일화 논의 대상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어 "특히 민주당 후보들보다 훨씬 훌륭하다"라며 "민주당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을 지내거나, 여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국회의원이다. 나라를 망친 문재인 정부에서 그 (후보들) 책임이 얼마나 큰가"라고 꼬집었다.
또한 "당헌·당규를 고치며 후보를 내는데, 어느 분이 우리당 후보가 되든 민주당보다 잘할 수 있고, 재도약을 위한 약속을 훨씬 잘할 수 있다"라며 "사이비 진보보다 우리가 훨씬 더 잘할 세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서는 "경기도에서 전 도민에게 10만 원씩 나눠주겠다고 발표하는데, 이는 진보도 아니고 사이비 진보도 아니고 포퓰리즘일 뿐"이라며 "악성 포퓰리즘"이라고 비난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최선을 다했다'는 말로는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수 없다. 패배할 자유가 우리에게는 없다"라며 "가난한 논에 씨앗을 뿌려서, 찬란하고 멋있는 내년 3월의 정권교체를 위한 전환점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악수하는 오세훈-나경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가운데는 주호영 원내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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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후보들 발언이 이어졌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그만두고 안철수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손들어주고 나서, 누가 나가도 힘든 선거였다"라며 과거 본인이 출마했던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언급했다. 오 전 시장 면전에서 그의 책임을 상기시키는 한편, 안 대표까지 비판한 셈이다. 그는 "저희는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그동안 우리는 비상시기였다"라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꼭 이겨서 내년 대선에서 이기는 길만이 상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송구"라는 표현을 여러 번 반복했다. 그는 "이 자리에 오면서 특별히 서울시민들과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럽다"라며 "후임 시장이 일을 잘못하고 실수하면 통상 전임시장이 칭찬도 받고 하는데, 지난 10년 동안 제 후임 실수와 잘못이 있을 때마다 따가운 시선이 제게 돌아와 참으로 마음 부담이 크고 죄책감이 컸다"라고 회고했다. 무상급식 투표 이후 시장직에서 자진사퇴하며 민주당에 서울시장 자리를 넘겨준 데 대한 사과였다.
그는 "오늘이 아마 그 결정타일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바늘방석처럼, 송구스럽게 벌 받는 것 같다"라며 "벌은 달게 받겠다, 그러나 책임도 진다. (저는) 더 큰 책임으로 서울시민께 국민께 보답드리겠다"라고 '결자해지'를 강조했다.
오신환 전 의원은 "서울시민들을 지킬 따뜻한 시장이 필요하다. 문 정부를 심판하고 공정·정의를 바로 세울 용감한 시장이 필요하다"라며 "97세대를 대표할 오신환이 (그 일을) 할 것이다. 청와대와 민주당을 공포로 몰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고 박원순 시장 성추문으로 시작된 부끄러움의 선거"라며 "민생이 파탄하고 부동산 폭등, 세금폭탄으로 국민과 시민이 아우성치는 선거"라고 승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은 "박원순 성추행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단죄받을 사람은 받고, 피해당해 어둠에서 고통받는 피해자가 당당하게 밝은 세계로 나와서 행복하게 우리와 살도록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박원순 시정 잃어버린 10년, 재도약을 위한 약속' 발표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와 원희룡 제주지사, 유승민 전의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선언을 한 나경원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시장, 오신환 전 의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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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에 대한 나름의 입장을 내놓았다. 당초 국민의힘은 입당 혹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통해 안 대표가 국민의힘 내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는 뜻을 다양한 경로로 밝혔다. 이에 대해 거부 의사를 밝혔던 안 대표는, 뒤늦게 개방형 단일화 경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자신뿐만 아니라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 등 범야권을 아우르는 이들이 당적과 상관없이 경선에 참여해 '원샷'으로 후보를 뽑자는 것(관련 기사: 안철수의 제안 "국민의힘, 경선 플랫폼 열어달라").
국민의힘은 마뜩잖은 반응이었다(관련 기사: 안철수의 "경선 개방" 제안에 뜨뜻미지근한 국민의힘). 다자 구도에서 '원샷'으로 선출할 경우,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안 대표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안 대표는 "저는 문재인 정부와 싸우는데, 제1야당은 안철수와 싸우는 것 같다"라며 유감을 표했다(관련 기사: 거절 당한 안철수 "국민의힘, 날 이기는 게 중요?").
주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우리 당이 무엇 때문에 안철수 대표와 싸우겠느냐"라며 "다만 야권 후보를 단일화하는 과정에서 각 당 입장도 있을 수 있고, 예비후보의 입장도 있을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것을 조정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야권 단일화의 대의명제에 다 동의하고 있어서 안철수 대표와 싸울 일은 없다"라는 반박이었다.
그는 안 대표 본인이 공당 대표이기 때문에 입당이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재확인한 데 대해 "우리 당은 우리 당 후보를 뽑아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 하겠다는 것"이라며 "각 당의 입장이 있는 것이고 거기에 따라 유불리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헌·당규상으로도 불가하게 돼 있고, 선거법상으로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안다"라고도 덧붙였다.
실무협상 요구에 관해서 주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서 정리할 건데, 어차피 단일화를 하려면 논의는 있어야 할 것"이라고 열린 자세를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안철수 대표를 향한 입당 요구 역시 철회했다. "'입당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그런 이야기는 (이제) 할 필요가 없다. 본인이 입당을 안 한다는데..."라는 게 그의 답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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