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콘 하나에 추억이 톡톡 튀어 오르네요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팝콘으로 소환된 추억을 소재로 이런저런 톡이 이어진다.
"진짜 긴 세월인데 기억은 또 이렇게 가깝게 떠오른다. 실제론 아름답지도 않은데 아련하게 그리게 되는 게 추억이고 향수인갑다. 아~ 괜히 갑자기 눈물이... 팝콘이 눈물을 준다."
하지만 '팝콘' 한 단어로 어린시절을 함께 떠올리며 낄낄 대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며 추억을 여행할 수 있는 인연과 관계들로 인해 마음은 다시 따스해지고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진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경희 기자]
"언니~ 나 맥주 한잔하려고 팝콘 튀긴다. 이거 재밌지?"
집에서 혼술을 할까 하고 팝콘을 튀기면서 오랜 지인인 언니에게 앞뒤 없이 톡을 넣었다.
이 뜬금없이 건네는 말에 "맛있겠다. 꼬소하지. 내 인생 최초의 팝콘이 너네 오마니가 주신 거다. 와~ 벌써 50년도 더 전이다. 아~ 50년 전이라니"라며 너무도 자연스레 답장이 온다.
"용두동 같이 살 때 너네 이모네인지서 팝콘 가져오셔서 양재기 같은 데 기름 잔뜩 넣어서 연탄 아궁이인가? 거기다가 해주면서 신기하다고. 파바바박 뛰면서 한 알 한 알 튀어 오른 거. 신기하게 보고 맛보고 그랬다."
나도 기억하지 못했던 내용이지만 그 한마디에 오래전 생각들이 소환되기 시작한다.
"맞아 그랬던 거 같다."
언니네랑은 같은 집에서 나란히 세를 얻어 살았다. 두 집 다 3남매에 나이대도 비슷하고 부모님과도 친분이 있어 지금까지도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기저귀 차던 시절부터 50살 중순 때까지 이어지는 인연이라니... 참으로 귀한 인연이다.
팝콘으로 소환된 추억을 소재로 이런저런 톡이 이어진다. 우리가 살던 동네 골목길이며 연탄 아궁이에 밥 해 먹던 것이며 넉넉지 않은 살림에 어린 시절 겪었던 맘고생이며 끝이 없다.
"진짜 긴 세월인데 기억은 또 이렇게 가깝게 떠오른다. 실제론 아름답지도 않은데 아련하게 그리게 되는 게 추억이고 향수인갑다. 아~ 괜히 갑자기 눈물이... 팝콘이 눈물을 준다."
50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많은 것들이 변했다. 우선 한 집에 살던 우리는 각자 흩어져 지역을 달리해서 자리를 잡았고, 무엇보다 부모님들의 상태가 많이 달랐다. 우리 부모님은 90을 넘기시며 몸과 마음이 왜소해 지셨고 언니네 부모님은 지병으로 건강 상태가 많이 안 좋으시니, 세월의 흐름을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도 그동안 생활인으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그 세월을 넘겨왔으니 어린시절처럼 마냥 해맑을 수는 없다. 하지만 '팝콘' 한 단어로 어린시절을 함께 떠올리며 낄낄 대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며 추억을 여행할 수 있는 인연과 관계들로 인해 마음은 다시 따스해지고 얼굴에는 미소가 지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또 함께 이 시대를 살아나간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쏟아지는 서울 난개발 공약, 제2 뉴타운 광풍 우려"
- 로고만 싹 잘라내고... '상습 표절' 손씨, 오마이뉴스 사진도 도용
- 이재명 "전 도민에게 10만 원 줘도 방역 장애 없다"
- "알페스가 성착취? 하태경 의원이 잘못 봤다"
- 아이 넷 아빠입니다, 어쩌다 이렇게 됐냐면요
- 이재용 2년6개월, "과하다" 46.0% - "가볍다" 24.9% - "적당" 21.7% - 오마이뉴스
- 3차 개각 외교부 정의용, 문체부 황희, 중기부 권칠승
- "검찰, 세월호 유족 우롱... 유승민·조선, 이재수 죽음 입맛대로 이용"
- 부산 청소년 233명도 외쳐요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
- 거절당한 안철수 "국민의힘, 날 이기는 게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