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생계 위협에 업계 떠났지만.."삶·꿈은 지속되야"

류지윤 2021. 1. 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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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공연장 설 자리 좁아져..브이홀, 2007년 개관→2020년 폐관
프리랜서 방송작가 "코로나19로 프로그램 폐지·신설, 혼돈의 시기"
ⓒ브이홀

국내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확인된 지 1년. 문화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 여파로 보통의 일상부터 생업까지 흔들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원 제한, 혹은 비대면이 동반되어야 하는 탓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 오프라인 문화 생활은 이제 꿈 같은 이야기가 됐고, 더 이상 해외 명소를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은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른다. 여기에 종사했던 이들은 결국 업계를 떠나거나, 잠시 물러나 있어야 하는 현실과 마주했다.


◆ '브이홀' 폐관 "손 뗐지만, 공연 문화 보호 위해 노력"


코로나19로 인디뮤지션들의 무대가 됐던 라이브 공연이 멈추며, 공연장을 운영하는 이들은 생업에 직격타를 맞았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산업레이블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12월까지 홍대 인근 공연장에서 취소된 공연은 약 416건으로, 피해 금액은 2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이는 티켓을 팔지 못한 데 따른 손해만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각종 유지비는 제외된 계산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지난해 9월, 홍대 대표 라이브 공연장 브이홀이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폐업을 결정했다. 브이홀은 故 신해철이 직접 '고스트 시어터'란 이름으로 2007년 문을 연 라이브 클럽이다. 신해철이 손을 떼고 블랙신드롬의 박영철이 인수해 2008년 11월 브이홀이란 이름으로 다시 간판을 올렸다. 이 곳에서는 유명 해외 뮤지션들은 물론 이승환, 서태지를 비롯해 많은 인디뮤지션들이 꿈을 펼쳤던 곳으로 상징적인 의미였다.


브이홀을 지켜온 주성민 대표는 지속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간판을 내리고 현재는 브이엔터테인먼트만 운영하고 있다.


주 대표는 "스탠딩 공연을 불가하고, 두 좌석 띄어앉기, 인원 제한이 장기화되다보니 사람들이 무서워서 대관하지 못한다. 현재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한 치 앞을 모르는 상황으로 올해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 될 것으로 보여 그만뒀다. 현재 민간 공연장을 운영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통 받고 힘들어한다. 남은 소규모 공연장을 위해서라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역지침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주 대표는 "제대로 된 지원 정부나 지자체 회의 할 때 현업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 절실한 도움이 필요한 상태"라며 "홍대는 국내에서 유일한 복합문화공간이 활성화돼 있는 지역이다. 공연문화를 지키려면, 정부에서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그는 "저는 떠났지만 공연 문화는 지속되어야 한다. 많은 분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주성민 대표는 더 이상 공연장이 무너지는 걸 막기 위해 라이브홀 가가 이용화 대표, 롤링홀 김천성 대표 등과 손잡고 라이브공연장만을 위한 협회를 만들었어 조직화하고 있다. 이들은 사업장등록을 제출해놓은 상태로, 민간 공연장을 운영하는 이들의 권익 보호와 권리 증진을 힘쓸 계획이다.


◆ 코로나19로 준비 중인 프로그램 중단...예능 작가 "한 순간 일 자리 잃었지만.."


방송가는 코로나19가 휩쓸자, 여행, 야외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을 폐지, 혹은 축소 시키고, 흐름에 발맞춘 새 프로그램을 발 빠르게 내놨다. 해외 여행 프로그램은 국내로 변경하는가 하면 방청객은 사라졌다. 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주거 예능이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방송가가 대폭 변화를 맞은 사이, 소외된 이들도 생겨났다.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한 방송작가는 코로나19로 준비하던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이 잠정 중단됐다. 지난해 코로나19가 발발하던 초기에는 상황에 따라 움직일 수 있도록 '잠정중단'이었다. 언제 다시 재개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었기에, 다른 프로그램 이동을 알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잠정중단'은 '전격중단'이 됐고, 결국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 방송 작가는 "많은 작가들이 코로나19가 시작됐을 때 혼란스러워했다. 레귤러 프로그램에 소속된 작가들은 많은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사라지거나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었던 작가들은 하루아침에 백수가 된 사람들이 많았다. 방송작가들은 프리랜서기 때문에 이후 일자리를 보장받지 못한다. 제안을 기다리며 다른 일을 하는 방송 작가들도 있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가 1년동안 지속됐다. 우리에겐 긴 시간이었다. 그 사이에 복귀한 작가들도 많다. 6~8년차의 작가들은 찾는 곳에 많다. 나도 다른 방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10년차가 넘어가면 중간 투입되기에는 애매해서 선택이 폭이 좁아진다. 결국 오래 있지 못했다. 지금은 기획부터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것들이 변하면서 내 생계가 위협받아 다른 업종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기회가 있다면 사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나처럼 작은 존재의 사람들도 앞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일리안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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