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과 압박' 홍명보와 울산, 클럽 월드컵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풋볼리스트=통영] 유현태 기자= 아시아 정상에 선 뒤 변화가 컸다. 울산 현대는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이기겠다"는 말보단 "최선을 다하겠다"는 자세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의 새해는 그 어떤 K리그 팀보다 바쁘다. 지난해 12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기쁨을 누렸지만, 시즌 종료가 유난히 늦어졌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자가 격리를 했고 1주일간 짧은 휴가를 보낸 뒤 전지훈련에 돌입했다. 여기에 새로 홍명보 감독이 부임한 데다가 2월엔 클럽 월드컵에 참가해야 한다.
다만 울산으로선 아쉬울 점들이 여럿이다. 우선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여기에 이청용, 홍철, 고명진 등 몇몇 주축 선수들은 치료와 컨디션 회복을 위해 전지훈련에 합류하지 않았다. 클럽 월드컵 출전도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외국인 선수 구성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홍 감독은 "클럽 월드컵, 시즌 모두 준비해야 한다. 재활이나 부상 치료가 중요하다. 그래서 제외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시아 챔피언의 자존심이 걸려 있는 만큼 허투루 준비하지 않는다. 통상 전지 훈련 초반은 선수들의 컨디션 조절과 체력 운동을 위주로 한다. 시간을 들여 몸을 만들고 전술 훈련을 더해가면서 시즌을 준비한다.
하지만 올해 울산은 체력 운동과 함께 전술 훈련을 일찌감치 병행하고 있다. 홍 감독 체제에서 사실상 새롭게 팀을 만들어 가는 상황이기 때문이고, 곧 클럽 월드컵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우선 수비부터 단단히 쌓는다. 실점하지 않으면 패배하지 않는다.
공간을 주지 않는 것이 수비의 주요 목표다. 18일 훈련 첫 주부터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홍 감독은 그간 지도한 팀에서 4-2-3-1 혹은 4-3-3 포메이션을 주로 썼다. 하지만 수비할 땐 공격형 미드필더를 한 칸 위로 올려 4-4-2 형태를 만드는 수비 전술을 구상하고 있다. 훈련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수비 형태를 훈련하고 있다. 애초에 위협적인 위치로 공을 넣지 못하도록 견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상대 실수를 유도할 수만 있다면 역습으로 득점을 올릴 수도 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로 꼽혔던 인물인 만큼, 홍 감독은 세밀하게 수비 전술을 잡고 있다. 18일 오전 훈련 내내 선수들의 위치를 잡아가며 "적게 뛰면서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 "공 가진 선수한테는 접근을 빨리 해야 패스할 공간을 줄일 수 있다", "수비 타이밍이 늦었을 땐 공을 쫓을 것이 아니라 대각선으로 움직이며 지연시켜야 한다"는 홍 감독의 목소리가 훈련장을 울렸다.
일단 어느 정도 수비 조직력은 갖춰진 단계다. 홍 감독도 "축구에서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수비 조직력을 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훈련 2주 차에 접어든 뒤엔 공격 전개 역시 고민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원에서 공간을 만드는 훈련에 공을 들였다. 중앙 미드필더의 움직임에 따라 생기는 공간을 활용하는 법을 반복 훈련했다.
예를 들어 한 중앙 미드필더가 중앙 수비수 옆으로 내려오면서 공간을 만들면, 다른 미드필더들이 그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최후방에 3명의 선수가 배치되니, 풀백들은 뒤에 머무르지 않고 전진한다. 미드필더가 바깥쪽 혹은 안쪽으로 움직이는 상황에 맞춰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지속적으로 지도했다. 역시 클럽 월드컵에서 당장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진행하는 훈련이다.
아직 결과물을 보기엔 이른 단계다. 클럽 월드컵은 당장 증명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연습 경기처럼 울산 스스로 장단점을 점검하는 경기가 될 공산이 크다. 그래서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기존의 선수들과 갔다면 정말 좋은 타이밍에 좋은 선수들과 겨뤄볼 기회였다"면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과정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풋볼리스트,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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