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도움없이 새 스마트폰 설정 바꾸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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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순 기자]
"엄마 내가 4시 30분까지 갈게."
"잘됐다. 엄마가 마침 전화하려던 참이었는데 안 와도 돼."
"왜?~~"
"엄마가 다 옮겼거든."
"그걸 엄마가 다 옮겼단 말이지?"
"그래 엄마가 다 옮겼어. 지금 새 전화로 통화하는 거야."
"와 엄마 진짜 대단한데."
딸아이가 무척이나 놀라는 말투다. 내가 직접 해보니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다. 얼마 전 사위가 스마트폰을 바꿔줬다. 스마트폰은 딱 2년만 사용하게 만들어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진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 2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조금씩 이상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화면 터치를 해도 앱이 안 열린다거나 전화통화 중에 저절로 끊기거나 등이다. 내 스마트폰도 2년 6개월을 쓰면서 그렇게 조금씩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알아차린 사위가 재빠르게 스마트폰을 주문해 선물로 받은 것이다. 새 스마트폰이 도착하기 전에 사위가 헌 스마트폰에서 새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하지만 말로만 들으니 못할 것 같았다.
"안 되면 가까운 대리점에 가서 해달라고 하지 뭐."
"그 사람들이 귀찮아할지도 몰라요. 그때 제가 바쁘지 않으면 해드릴게요."
"지금 사용하는 것도 대리점에 가서 했는데 그냥 해주던데. 비용이 얼마냐고 하니깐 됐다면서."
▲ 설명서 ... |
ⓒ 정현순 |
새 것이 도착하자 딸아이가 "엄마 내가 해줄게" 하고 시작을 했다. 말리지 않았다. 궁금했던 점이 있었던 터라. 새 것에 대한 호기심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나 보다. 딸아이가 그동안 사용했던 유심칩을 꺼내 새 스마트폰에 넣고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려 했지만 좀처럼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제대로 한 것 같은데 다운로드가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봐도 되지 않아 대리점 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 주말이라 통화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아 메시지를 남기니 그제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나는 기존 사용자라 개통 신청 후 사용하라는 것이다.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그 문구가 있었다. 주말 오후라 개통이 어려웠다. 딸아이도 나도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시작한 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이었다.
그것으로 일단 접고 월요일까지 기다리기로 했고 딸아이가 우리 집으로 오기로 한 것이다. 딸아이가 온다는 약속시간 전에 새 스마트폰이 개통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날 딸아이가 유심칩을 꺼내고 넣는 것을 유심히 봤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하면 큰 탈은 나지 않겠지 하곤 시작을 했다.
유심칩만 잘 갈아 꽂으면 다운로드 받는 것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헌 스마트폰에서 유심칩을 빼고 새 것에 옮겼다. 한번에 성공했다. 혼자 팔짝팔짝 뛰었다. 옆에서 보던 남편은 "그러다 고장 나면 어쩌려고" 하는 걱정도 끝났다.
유심칩을 새 것에 꽂고 설명서를 읽으니 그제야 설명서가 눈에 들어왔고 무슨 말인지 알았다. 그 전에는 설명서를 암만 읽어도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설명서가 시키는 대로 했다. 기본 앱은 잘 깔렸고 필요한 앱은 play스토어에서 다운로드를 다시 받았다. 와이파이 비밀번호 입력도 끝냈다. 새 것이 마치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것과 똑같은 상태로 된 것이다.
물론 젊은 사람이라면 이 일이 그다지 대단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70살이 된 할머니인 나로서는 내 자신이 그저 신통하기만 했다. 새 스마트폰으로 사위에게 전화를 했다.
"이거 내가 다 다운로드 시켰어."
"정말 어머니가 직접 하셨어요?"
"지난 주말에 딸이 유심칩 옮기는 것을 자세히 보고했지. 유심칩 옮기는 것을 잘 몰랐거든. 고마워 잘 쓸게."
새 스마트폰에 무사히 옮기고 나니 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 조금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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