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도움없이 새 스마트폰 설정 바꾸기 성공

정현순 2021. 1. 2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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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심칩 갈아끼우고 앱 다운로드 하고.. 막상 해보니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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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순 기자]

"엄마 내가 4시 30분까지 갈게." 
"잘됐다. 엄마가 마침 전화하려던 참이었는데 안 와도 돼."
"왜?~~"
"엄마가 다 옮겼거든."
"그걸 엄마가 다 옮겼단 말이지?"
"그래 엄마가 다 옮겼어. 지금 새 전화로 통화하는 거야."
"와 엄마 진짜 대단한데."

딸아이가 무척이나 놀라는 말투다. 내가 직접 해보니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니었다. 얼마 전 사위가 스마트폰을 바꿔줬다. 스마트폰은 딱 2년만 사용하게 만들어놨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진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부분 2년이 지나면서부터는 조금씩 이상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한다고 한다. 화면 터치를 해도 앱이 안 열린다거나 전화통화 중에 저절로 끊기거나 등이다. 내 스마트폰도 2년 6개월을 쓰면서 그렇게 조금씩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것을 알아차린 사위가 재빠르게 스마트폰을 주문해 선물로 받은 것이다. 새 스마트폰이 도착하기 전에 사위가 헌 스마트폰에서 새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 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다. 하지만 말로만 들으니 못할 것 같았다.

"안 되면 가까운 대리점에 가서 해달라고 하지 뭐."
"그 사람들이 귀찮아할지도 몰라요. 그때 제가 바쁘지 않으면 해드릴게요."
"지금 사용하는 것도 대리점에 가서 했는데 그냥 해주던데. 비용이 얼마냐고 하니깐 됐다면서."

사위가 바쁘지 않아도 그것까지 해달라고 싶지는 않았다. 괜스레 그 일 때문에 시간내는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이다. 새 스마트폰 이야기가 나왔을 때에는 몇 달 더 사용해도 괜찮다고 했었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한 것이 새 스마트폰이 그것도 내 것이라고 하니깐 새 것에 대한 이런저런 궁금증이 생겼다.
 
▲ 설명서 ...
ⓒ 정현순
 
새 것이 도착하자 딸아이가 "엄마 내가 해줄게" 하고 시작을 했다. 말리지 않았다. 궁금했던 점이 있었던 터라. 새 것에 대한 호기심은 나이와는 상관이 없나 보다. 딸아이가 그동안 사용했던 유심칩을 꺼내 새 스마트폰에 넣고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하려 했지만 좀처럼 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제대로 한 것 같은데 다운로드가 왜 안 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여러 가지 방법을 써봐도 되지 않아 대리점 직원에게 전화를 했다. 마침 주말이라 통화가 좀처럼 이루어지지 않아 메시지를 남기니 그제야 통화를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나는 기존 사용자라 개통 신청 후 사용하라는 것이다.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그 문구가 있었다. 주말 오후라 개통이 어려웠다. 딸아이도 나도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시작한 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이었다. 

그것으로 일단 접고 월요일까지 기다리기로 했고 딸아이가 우리 집으로 오기로 한 것이다. 딸아이가 온다는 약속시간 전에 새 스마트폰이 개통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날 딸아이가 유심칩을 꺼내고 넣는 것을 유심히 봤기 때문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하면 큰 탈은 나지 않겠지 하곤 시작을 했다.

유심칩만 잘 갈아 꽂으면 다운로드 받는 것은 그다지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헌 스마트폰에서 유심칩을 빼고 새 것에 옮겼다. 한번에 성공했다. 혼자 팔짝팔짝 뛰었다. 옆에서 보던 남편은 "그러다 고장 나면 어쩌려고" 하는 걱정도 끝났다.

유심칩을 새 것에 꽂고 설명서를 읽으니 그제야 설명서가 눈에 들어왔고 무슨 말인지 알았다. 그 전에는 설명서를 암만 읽어도 무슨 말인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설명서가 시키는 대로 했다. 기본 앱은 잘 깔렸고 필요한 앱은 play스토어에서 다운로드를 다시 받았다. 와이파이 비밀번호 입력도 끝냈다. 새 것이 마치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것과 똑같은 상태로 된 것이다.

물론 젊은 사람이라면 이 일이 그다지 대단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70살이 된 할머니인 나로서는 내 자신이 그저 신통하기만 했다. 새 스마트폰으로 사위에게 전화를 했다.

"이거 내가 다 다운로드 시켰어."
"정말 어머니가 직접 하셨어요?"
"지난 주말에 딸이 유심칩 옮기는 것을 자세히 보고했지. 유심칩 옮기는 것을 잘 몰랐거든. 고마워 잘 쓸게."

새 스마트폰에 무사히 옮기고 나니 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서 왠지 모를 자신감이 조금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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