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어디] 해외여행 가는 듯? 면세 쇼핑도 하는 '무착륙 관광비행' 2라운드

권지예 2021. 1. 20. 07: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비행기는 인천 to 인천..면세점 쇼핑은 덤
인천국제공항에서 제주항공 무착륙 관광비행에서 면세품을 구입해 들어오는 관광객들

지난해 9월 한국관광공사가 대만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내놓은 제주 상공 여행상품이 출시한 지 4분 만에 완판됐다. 이 상품을 구입한 대만 관광객 120명이 탑승한 비행기는 타이베이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에 착륙하지 않고, 제주 상공을 떠돌다 대만으로 회항했다.

이는 코로나19가 만든 새로운 여행 트렌드가 됐다.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이 만들어낸 '웃픈(웃기고도 슬픈)' 상품인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한 항공기가 상공을 떠돌기만 하다가 다시 인천공항으로 착륙하는, 기분만 내는 '가상 출국여행'이다. 이를 '무착륙 관광비행'이라 부르며 항공사들이 이런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어 여행에 목마른 소비자들이 관심을 보인다.

비행기 타고, 면세 쇼핑하는 여행

항공업계가 지난해 연말연시를 노리고 야심 차게 내놓았던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이 지난해 크리스마스와 올해 신정(1월 1일)에 탑승률 90~100%의 높은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 이틀을 제외한 다른 기간에는 20~40%대의 저조한 탑승률을 보였다. 크리스마스이브, 12월 31일 등 나머지 기간도 탑승률 대부분이 30~40%대에 그쳤다.

그런데도 올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또 한 번 내놓았다.

제주항공이 지난해 12월 일본 상공을 비행하고 돌아오는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을 실시했다. 한 탑승객이 기내에서 면세품을 사고 있는 모습.

먼저 제주항공은 오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 상공을 선회하고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오전 10시 30분 항공편을 운영할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방역지침에 따라 비행기에 탑승해 일본 후쿠오카를 창문을 통해 내려다보고 돌아오게 돼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또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은 입·출국은 없지만, 국제선으로 인정된 여행상품이라서 탑승객은 일반 해외 여행자와 같은 면세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현행 면세범위는 기본 600달러에 주류 1병(1ℓ, 400달러 이내), 담배 200개비, 향수 60㎖다.

제주항공은 무착륙 관광비행의 면세점 혜택을 넓혔다.

면세점 혜택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신세계면세점은 무착륙 관광비행을 떠나는 여행객들을 위한 할인·적립금을 주고, 롯데면세점도 1월 말까지 해당 고객에 한해 특가 세일을 진행하는 등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진에어 관광비행을 다녀왔다는 30대 인 모 씨는 "개인적인 관광비행의 목적은 면세 쇼핑이었다"며 "항공사에서 면세점이랑 같이 프로모션을 많이 했는데, 사고 싶었던 상품이 있던 면세점과 협업한 항공사의 관광비행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항공사별 상품 가격대가 다 비슷해서 면세점을 보고 고를 수 있었다"고 했다.

제주항공은 올해 항공권 가격을 19만8000원에서 12만8000원으로 약 35% 낮췄다. 지난해 에어부산이 연말 무착륙 비행관광 상품 중 가장 낮은 가격인 9만9000원을 선보인 것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12일 첫 운항을 시작으로 총 6편의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항공편을 운영한 바 있다.

5차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을 한 진에어도 이달 매주 토요일마다 일본 상공을 선회하고 돌아오는 비행편을 운영하고 있다.

진에어는 15만8000원에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하나카드로 결제 시에는 3만8000원을 할인해 12만원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30·31일 무착륙 국제관광 비행을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30~31일 관광비행 상품을 준비했다. 티웨이항공은 새해 첫날(1일) 일본 후쿠오카 상공을 돌고 오는 관광비행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에는 면세품 구매 시 최대 50%까지 할인율을 제공했는데, 이번 비행에서는 할인율을 최대 58%까지 늘려 혜택을 키웠다.

국내에서는 '무착륙 비행'을 최초 시도한 에어부산도 23일, 30일 대마도를 선회한 뒤 돌아오는 항공편을 제공한다. 가격은 최저가인 9만9000원을 유지했다. 여기에다 기존 럭키 드로우 이벤트에 경품 품목을 추가하는 등 혜택도 추가했다.

무착륙 관광비행? 코로나19 돌파구로는 '아직'

정부가 올해 12월까지 국제 관광비행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아시아나부터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 등 6개 사에서 국제 관광비행을 준비해 왔다.

이에 항공포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진에어·아시아나 등 항공사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수요를 겨냥해 내놓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은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지난 2일까지 총 12편이 운항했다. 제주항공(3편)과 진에어(6편), 에어서울(1편), 티웨이항공(1편), 에어부산(1편) 등이다.

진에어의 경우 작년 12월 24일 오후 4시 35분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상공을 비행한 뒤 저녁 7시 5분 돌아오는 일정으로 탑승객은 비행기에 탑승해 여행하는 기분을 즐기며 면세품을 구입했고, 제주항공도 지난해 12월 18일과 20일 등 관광비행을 진행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과 에어서울은 국내 코로나19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예정됐던 국제관광비행을 취소했다.

이에 따라 당초 26편이 운항할 예정이던 관광비행은 절반 넘게 줄었다.

지난해 기대에 부풀어 진행된 무착륙 관광비행은 탑승률이 70%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예측했지만, 1차 운항 기간 평균 탑승률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공사는 탑승률 70% 기준, 무착륙 국제 관광비행 1편 운임으로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여 원까지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실상 절반 수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행기를 놀리는 것보다야 띄우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