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30분, 잠실구장의 문을 여는 불펜 사총사

이형석 2021. 1. 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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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 정우영, 최동환 등 잠실에서 오전 개인 훈련
2021 필승조, 훈련 집중도·효과 좋아
LG 고우석(왼쪽부터)·정우영·최동환·이정용. IS포토

어둠이 완전히 걷히지 않은 이른 새벽. 잠실야구장으로 출근하는 선수들이 있다. LG의 불펜 사총사다.

LG 고우석(23)과 정우영(22), 최동환(32), 이정용(25)은 요즘 잠실구장의 문을 일찍 열어젖힌다. 이들이 잠실구장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전 7시 30분~8시쯤. 보통 9시쯤에 출근하는 LG 구단 직원보다 더 일찍 야구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불펜 사총사는 곧바로 구단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향한다. LG 관계자는 "오전에 출근해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보면 고우석과 정우영 등 젊은 선수들이 한창 훈련하고 있더라"고 놀라워했다. 고우석은 "서로 '같이 운동하자'고 해서 모인 건 아니다. 각자 훈련을 위해 야구장에 나오다 보니 시간이 비슷하게 맞아떨어졌다"라고 했다.

12월과 1월은 KBO리그 비활동기간이다. 공식적인 단체훈련은 없지만, 선수들이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한창 몸을 만드는 기간이다.

고우석과 정우영, 최동환, 이정용이 아침 일찍부터 훈련하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외부 시설에서 훈련하는 데 따른 부담감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내년 시즌을 위해 더 알차게 준비하고 있다.

지난가을 고우석은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한 뒤 짧은 휴식기를 보냈다. 그리고는 줄곧 잠실구장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그는 "오전 일찍 운동하면 웨이트 트레이닝장이 조용하다. 선수들로 북적이지 않아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전에 훈련을 마친 뒤 오후에 개인 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좋더라. 오후 훈련보다 오전 훈련의 장점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입단 때부터 잠실구장 시설을 이용해온 정우영은 올겨울에는 '출근 시간'을 앞당겼다. 그는 "오전에 개인 훈련을 하면 집중이 더 잘 되더라"며 "운동과 생활 패턴에 조금 변화를 줬는데 만족스럽다"라고 밝혔다.

이들 넷은 LG 불펜의 필승조로 구단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고우석과 정우영 리그 최정상급 불펜 투수로 동료들의 신임이 두텁다. 2019년 1차지명 투수 이정용은 지난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고우석은 지난해 부상 탓에 다소 부진했으나, 2년간 52세이브를 거둔 LG의 든든한 마무리 투수다. 22년 만에 LG에 신인왕을 안긴 정우영은 '2년 차 징크스' 없이 성장하고 있다. 입단 후 두 시즌 동안 121경기에 등판해 8승 10패 6세이브 36홀드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류지현 LG 신임 감독은 "고우석과 정우영이 2019년에 보여준 모습을 재현하면 더 바랄 게 없다"라고 했다.

입단 시즌에 수술대에 오른 이정용은 지난해 1군에 데뷔해 총 34경기에서 3승 4홀드 평균자책점 3.71을 올렸다. 넷 가운데 맏형인 최동환은 입단 12년 차였던 지난해 4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3.47을 기록했다.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2020년 연봉 7000만원을 받은 그는 올 시즌 1억 2000만원에 계약을 마쳐, 억대 연봉에 처음 진입했다.

LG의 불펜 사총사는 다가오는 2021시즌을 남들보다 일찍, 또 힘차게 준비한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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