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가 멱살잡이" "10분간 욕설" 작년말 부안군청서 무슨 일이
권익현 부안군수 '민원인 폭행' 논란
2년 후배 "멱살 잡혔다" 경찰에 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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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처리 지연' 항의…군수가 복도로 밀쳐"
인구 5만2000명이 사는 농어촌인 전북 부안군이 뒤숭숭하다. 권익현(61) 부안군수와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소규모 공사 업체 대표 A씨(59)가 최근 "권 군수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부안경찰서에 내면서다. 이에 권 군수는 "A씨를 폭행한 사실이 없고, A씨가 외려 직원들과 날 모욕했다"고 맞서면서 진실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전북경찰청은 19일 "부안군수에 대한 고소장이 지난 18일 부안경찰서에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부안군 등에 따르면 A씨는 고소장에서 "지난달 28일 오후 3시15분쯤 부안군청 3층 군수 부속실과 복도에서 권 군수에게 욕설과 함께 멱살을 잡혔다"고 주장했다.
A씨는 "민원 처리가 지연되자 군수 부속실에 찾아갔다. 회의 도중 나온 권 군수에게 항의하자 권 군수가 욕설과 함께 내 멱살을 잡고 복도까지 밀쳐 냈다"는 입장이다. A씨는 권 군수의 2년 후배로 두 사람은 오래전부터 서로 '형님' '동생'이라 부르던 사이라고 한다. 도대체 두 사람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부안군에 따르면 A씨가 부안군청 1층 민원실을 찾은 건 지난달 28일 오후 오후 3시쯤이다. A씨는 민원실에 들어서자마자 "지인 땅 용도를 변경해 달라는 민원 처리가 몇 달간 지연됐다"고 항의했다. 직원들에게는 "담당자가 누구냐", "팀장 나와라" 등 10여 분간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게 부안군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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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폭행 사실 아냐…후배가 욕해 말씨름"
이후 A씨는 3층 군수 부속실에 올라가 또다시 10여 분간 고성을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이때 권 군수가 A씨 이름을 부르며 "○○이 왔어?"라고 하자 A씨는 "당신 나 알아? 직원들 교육을 X같이 시켜서 군수 다시 하겠어?"라고 폭언을 했다는 게 권 군수 측의 주장이다.
권 군수 측은 "(군수실로) 들어가서 얘기하자며 A씨 몸을 안는 제스처를 취하자 A씨가 이를 뿌리치며 '당신과 얘기 안 한다'고 한 뒤 돌아갔다"고 말했다. 부안군 내부 폐쇄회로TV(CCTV) 확인 결과 이날 A씨가 권 군수와 직접 입씨름을 한 건 5분 정도이고, 군청에 머문 시간은 총 30여 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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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 '언어폭력' 피해자…모욕죄 고소 검토"
권 군수는 "당시 A씨가 하도 예의 없이 구니까 저도 사람인지라 말이 거칠어졌던 건 사실"이라며 "서로 감정이 격해져 말로 실랑이는 했지만, 폭행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인으로서 민원인에게 더 따뜻하게 대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든다"며 "A씨도 내게 서운해서 그랬던 건데 더 이상 나쁜 쪽으로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부안군 내부에서는 A씨를 상대로 모욕죄로 맞고소할지 검토하고 있다. 권 군수의 한 측근은 "현직 군수가 아니라면 강력히 대응하고 싶은데 언론에 (폭행 의혹 기사가) 났다는 것 자체가 정치인에게 불리하다"며 "A씨가 스스로 고소를 취하하면 다행이지만, 취하가 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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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군수 폭행 여부, 조사 예정"
그는 또 "권 군수는 화를 내는 민원인도 군수실에 들어가 20~30분이나 1시간가량 말을 들어준다. 그러면 대부분 화가 풀려 돌아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자체는 민원인이 술을 먹고 오거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행패를 부리는 일이 한 달에 몇 건씩 있다"며 "그때마다 경찰에 신고하면 군정을 할 수가 없어 웬만하면 달래서 보낸다"고 덧붙였다.
부안=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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