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호를 선호하다

2021. 1. 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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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하지만 아름다운 일상 속 김선호와 겐조 퍼퓸의 향기로운 순간.
하루를 시작하는 물 한 잔처럼 싱그러운 김선호의 미소와 청량한 아쿠아틱 시트러스 향의 로 겐조 뿌르 옴므. 손에 물이 담겨 있는 듯한 커브 디자인 보틀에서 생동감이 전해진다. 민트와 시더우드의 조화로 탄생한 로 겐조 뿌르 옴므, 50ml 8만원대. Kenzo Parfums. 코튼 소재의 화이트 톱은 Lemaire. 그레이 팬츠는 B_ by Beaker.
로 겐조 뿌르 옴므, 50ml 8만원대. Kenzo Parfums.
여유로운 주말 오후. 온전히 그리고 자유롭게 이 순간을 즐기는 김선호의 순수하면서도 장난스러운 표정이 자유로운 물의 움직임에서 영감받은 로 겐조와 닮아 있다.
굵은 짜임의 니트 터틀넥은 System Homme. 네이비 울 팬츠는 Solid Homme.
아이보리 터틀넥은 Tod's. 베이지 롱 코트는 T.I For Men.
긴 겨울을 견디고 피어난 꽃을 통해 느끼는 소소한 기쁨. 언제나 그렇듯 행복은 가까이 있다. 붉은 포피 한 송이의 개화 과정이 투명한 보틀에 담긴 플라워바이겐조 오 드 퍼퓸 역시 파우더리한 플로럴 향기로 밝은 에너지를 전달한다. 존재하지 않는 포피 향을 핑크 페퍼, 관능적인 불가리언 로즈, 감미로운 화이트 머스크로 표현한 플라워바이겐조 오 드 퍼퓸, 50ml 10만3천원대, Kenzo Parfums.
플라워바이겐조 오 드 퍼퓸, 50ml 10만3천원대, Kenzo Parfums.
창가에 내리쬐는 햇살 아래 고요하게 생각에 잠긴 김선호에게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로맨틱한 플라워바이겐조 오 드 퍼퓸의 향기. 어쩐지 나만의 키다리 아저씨가 되어 포근하게 감싸줄 것만 같다. 화이트 셔츠는 Solid Homme. 버건디 니트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콧노래를 부르네요 촬영이 잘 끝나서요. 이 주변에 맛있는 국숫집이 있대요. 그것 때문에 조금 들뜨기도 했어요(웃음). 화보 잘 찍으려고 어젯밤부터 안 먹었거든요. 오늘 날씨가 좋네요.

춥지만 맑은 날이죠. 이런 날 데이트한다면 이런저런 생각하면서 옷 입기 전에 향수를 뿌려요. 데이트하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한두 개 준비해야겠네요.

어떤 타입의 향수를 좋아하나요계절에 따라 다르게 써요. 선물 받은 것까지 20개 정도 있어서 향수가 선반 한 칸을 다 차지해요. 겨울에는 우디한 향을 좋아해요. 지난여름에는 로 겐조 뿌르 옴므도 즐겨 썼고요. 시원하고 무겁지 않아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 자주 뿌렸어요. 언젠가 좋은 향이 난다는 칭찬을 받았는데 기분 좋더라고요. 그때부터 향수를 즐겼어요.

반대로 이성에게서 어떤 향이 날 때 기분 좋은가요 포근한 꽃향기요. 플라워 바이 겐조처럼. 겐조 향수에는 특유의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향을 맡아보면 겐조라는 걸 바로 알아차려요.

요즘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죠. 〈스타트업〉 이후 당신을 이상형으로 꼽는 팬도 정말 많아요. 이토록 열렬한 반응을 얻을 거라고 예상했는지 거짓말 같아요. 하지만 기분은 좋죠. 어유, 이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다 싶고. 어떤 분이 대학로 시절 사진을 ‘남친짤’이라며 올려준 것도 봤어요. 어디서 그런 걸 찾았을까요? 요즘은 회사로 선물도 자주 와요. 꿈인가 생시인가 해요. 제가 앞으로 잘해야죠.

한지평의 어떤 면이 사람의 마음을 훔쳤을까요 부모님이 안 계시고 원덕 할머니와의 서사도 있고. 처음에는 측은한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모난 인간인 것 같지만 한편에는 둥글둥글한 면도 가졌고요. 지평이를 응원하고 사랑해 주시는 걸 보고 내가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을 표현하는 게 행복하고 좋은 일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김선호마저 지평이에게 반했던 순간이 있다면저라면 남도산을 돕겠다는 결심을 쉽게 하지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지평이는 아무렇지 않게 그가 잘되게 도와주는 거예요. ‘이야, 한지평 매너의 끝이 어디야? 이렇게 멋있나?’ 했죠. 그래도 매너가 멋있는 거지, 지평이를 멋지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담백하게 연기하고 싶었거든요.

자기 본연의 모습이 그에게 묻어나기도 했나요지평이의 인간적인 면은 저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또 원덕 할머니를 볼 때마다 외할머니를 떠올리며 연기했어요. 외할머니께서 정말 예뻐해주셨는데 저는 늘 툭툭했거든요. 참 미숙하고 서툴렀어요. 외할머니가 너무 좋아서 응석도 부리고 싶은데 마음처럼 행동하는 게 쉽지 않았던.

그런 면에서는 언제 성숙해진 것 같나요 나이 먹고 군대 다녀와서요. 제가 조교여서 여러 사람을 만나고 상담해야 했어요. 훈련병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의 휴가가 잘리니까. 조교는 최선을 다해 문제없게끔 상담해 줘요. 그런데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듣고 있으면 내 고민은 별것도 아닌 게 됐죠. 누군가를 상담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이 뭔지 아세요? 내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거예요.

1년 전 〈엘르〉 인터뷰에서 자기 이야기를 하지 않는 편이라 했죠. 처음엔 어려웠겠어요 맞아요. 즐기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었던 것 같아요.

지난 1년 동안 무엇이 변했고, 또 그대로인가요 아직도 제 연기를 보고 있으면 속 터질 때가 있어요. 놓친 부분, 부족한 면이 보여서요. 잘해야지. 여전히 그런 마음이에요. 반면 새로운 일을 많이 겪었죠. 일단 친구가 없던 저에게 많은 친구가 생겼고요.

인기를 얻고 많이 알려지면서 남모를 고민과 불안감이 생기지는 않았나요 솔직히 말하면… 들뜨고 좋아서 내가 다른 걸 볼까 봐 문득 걱정됐어요. 앞으로 작품을 고를 때 감히 ‘잘될까?’라는 생각을 먼저 할까 봐. ‘시청률이 좋을까?’ ‘이 작품이 선방을 할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지는 않을지 무서웠어요.

방법을 찾았는지 다시 다짐했죠. 하고 싶은 장면이 있는 작품을 할 거라고. 누군가 나를 먼저 불러주면 그 작품을 하겠다고.

작품 방영 전에 시청률을 가늠해 본 적 정말 없나요 제가 햇병아리라 파악이 안 돼요. 아직 경험과 시간이 필요한 때니까 되도록 신경 쓰지 않으려고요. 사실 〈스타트업〉 촬영 초반엔 많이 힘들었어요. 지평이가 머릿속에 빨리 안 그려지더라고요. 이렇게 모니터링을 열심히 한 작품이 없어요. ‘욕을 먹든 안 먹든 일단 보여주자’면서 최선을 다했어요. 그러다 마음을 비우게 된 게 주혁이와 삼산텍 친구들의 연기를 보고 나서예요. 상황을 즐기고 있더라고요. 지평이 혼자인 장면이 많았어요. 촬영 초반에 누구와 호흡하는 장면이 있었다면 좀 괜찮았을 것 같아요. 방송이 시작되고 잘하고 있다는 피드백을 받으면서 나중엔 자신감이 붙었어요.

자신의 연기를 자주 의심하는 편인가요 내 연기가 100% 마음에 들 순 없으니까요. 예전에는 제가 TV에 나오는 게 낯설었거든요. 이번에는 온전히 ‘내가 잘하고 있나?’를 더 고민했어요. 이제야 완전히 적응해서 제대로 된 고민을 하는 거죠.

요즘은 본인의 어떤 매력이 어필될 때 속으로 환호하는지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요. 1년 전 〈엘르〉 화보처럼 자연스럽고 좀 헝클어진 모습일 때. 그런 느낌을 좋아해요. 위트 있고 부드럽고 따뜻한.

드라마에선 결국 이뤄질 남녀에게만 좋은 타이밍이 찾아오잖아요. 지평이가 달미에게 고백을 조금 더 빨리 했다면 러브 라인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까요둘이 이뤄질 거였으면 고백하지 않아도 이뤄졌을 거라고 생각해요. 지평이랑 달미는 인연이 아닌 거예요. 도산이와 달미가 맞는 짝이죠.

인연을 믿네요 인연이라면 이뤄질 거라고 믿어요.

인연과 운명을 찾아 나서지는 않고요사랑에서는 ‘쫄보’라서요. ‘언젠가는?’ 이런 느낌으로 기다려요. 누군가를 좋아해도 먼저 좋아한다고 얘기해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 순간 갑자기 상대방이 눈앞에서 ‘고백해! 고백해!’ 외치는 듯한 느낌이 들면, 그럴 때 비로소 좋아한다고 말했죠. 자연스럽게 그런 순간이 오지 않으면 고백을 못 하겠어요. ‘너 내일 몇 시까지 어디로 나와. 내가 고백할 테니까!’ 이런 건 안 되는 사람이죠.

‘자만추’!완전 ‘자만추’예요. 제 인연도 어디엔가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꽤 오랜 시간 연기에 투자한 사람이죠. 현재까지의 수익 현황은실제로 공연할 때 처음 받은 페이가 회당 1만8000원이었어요. 아무리 많은 무대에 서도 한 달에 80만 원을 벌까 말까 했죠. 차비랑 통신비 빼면 식비도 없었어요. 그래도 철이 없어서 마냥 좋았어요. 돈 생각하고 일한 적 없거든요. 그때가 28세였는데, 어머니는 얼마나 속이 터졌겠어요. 연기하는 사람의 고민은 주로 이런 거예요. ‘연기하는 건 행복하지. 그런데 나로 인해 주변인이 힘들어.’ 〈스타트업〉의 한지평으로 저를 많이 알렸잖아요. 김선호 하면 곧장 떠올리는 역할이 생긴 게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지금껏 거둔 가장 큰 수익이에요.

한편 연극계에선 ‘우주 대스타’ 같은 존재가 됐어요. 얼마 전 시작한 연극 〈얼음〉은 티케팅 전쟁이 대단했죠. 연극도 꾸준히 하고 있어요 〈얼음〉은 〈스타트업〉 촬영이 시작될 무렵에 잡은 작품이에요. 이제 연극은 1년에 한 편 정도만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체력이 되는 한 꼭 하려고 해요. 연극 무대에 서면 실력이 조금 느는 것 같아요. 생각도 많이 열리고요. 그런 욕심 때문에 계속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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