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성산시영, 안전진단 '첫관문' 넘자 곧장 '10억 클럽'

정다운 2021. 1. 19.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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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에서는 노후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안전진단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올 상반기 안전진단 통과 요건이 더 까다로워지기 전에 서둘러 안전진단을 받아두려는 단지가 늘어난 결과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이미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단지들은 연초부터 훈훈한 분위기 속에 재건축 사업 진행을 서두르는 모습이다.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의 첫 관문이나 마찬가지다. 주택 노후·불량 정도에 따라 구조의 안전성 여부나 보수에 드는 비용, 주변 여건 등을 두루 조사해 재건축이 필요한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 → 정밀안전진단 → 적정성 검토(2차 정밀안전진단)’ 순으로 진행되는데, 우선 구청 담당자가 육안으로 노후도를 판단하는 예비안전진단에서 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아야 민간 업체를 통한 1차 정밀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다. 이후 공공 기관이 주도하는 2차 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최종 재건축이 가능하다.

정밀안전진단 단계에서는 ▲구조 안전성(50%) ▲주거환경(15%) ▲비용편익(10%) ▲설비 노후도(25%) 등 항목별로 구체적으로 나눠 평가한다. 여기서 E등급(30점 이하)을 받으면 즉시 재건축이 가능하고, 재건축 이전보다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D등급(31~55점)을 받고 리모델링이나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하다. A~C등급을 받으면 아직 건물이 안전하다고 판단해 재건축을 진행할 수 없다.

특히 올해부터는 안전진단 절차가 더 까다로워진다. 상반기에 재건축 사업을 위한 1~2차 정밀안전진단의 선정·관리 주체가 기존 시·군·구에서 시·도로 바뀌었다. 적정성 검토 의뢰 주체도 시·군·구에서 시·도로 격상된다. 적정성 검토 과정에서 현장조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상위 기관에서 재건축 사업을 담당하도록 해 절차적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지만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려는 단지 입장에서는 재건축 문턱을 통과하기가 한층 어려워진 셈이다.

정리하자면 안전진단은 재건축 사업 추진 자체가 가능한지를 가늠하는 절차다. 때문에 수요자가 본격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 시점도 예비·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할 때다. 앞으로는 안전진단 절차가 더욱 까다로워질 예정이다 보니 정밀안전진단 단계에 돌입한 단지들은 일찌감치 주목을 받는다.

▶정밀안전진단 진행 중인 단지

▷고덕주공9·광장극동 첫 관문 ‘통과’

최근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강동구 ‘고덕주공9단지(1320가구)’가 대표적이다. 1985년 준공된 이 단지는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훌쩍 넘어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조건부로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을 받으며 1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앞으로 6개월간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거친 후 재건축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양천구 ‘신월시영(2256가구)’도 최근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지난해 11월 27일 양천구청은 신월시영이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49.89점으로 조건부 D등급을 판정받아 추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의 2차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해 재건축 추진 여부를 정하게 된다고 알렸다. 1988년 지어진 신월시영은 대단지인데도 건폐율 12%, 용적률이 132%에 불과해 사업성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단지다.

약 2만7000가구 규모의 목동신시가지 단지들 역시 잇따라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하며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다. 목동5단지, 목동11단지, 목동13단지가 이미 1차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 통과해 2차 적정성 검사를 기다리는 중이고 최근에는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중 대장주로 평가받는 목동7단지가 1차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양천구청에 따르면 목동7단지는 재건축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51.11점을 획득, 역시 조건부 D등급 판정을 받아 올해 2차 안전진단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앞서 지난해 6월 목동6단지는 14개 단지 중 처음으로 2차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광진구에서는 일대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광장극동(1344가구)’이 지난해 하반기 예비안전진단은 물론 1차 정밀안전진단 조건부 통과(53.68점)까지 얻어냈다. 이 단지 역시 향후 6개월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의 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 재건축이 확정된다. 광장극동은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 역세권이고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여기에 인기 높은 광장동 학군까지 자리해 광진구 내 정비사업장 중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마포구 성산시영은 지난해 5월 일찌감치 2차 정밀안전진단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최종 확정됐다. 앞서 1차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등급인 D등급을 받았는데 이후 약 4개월간 건설기술연구원에서 2차 안전진단 격인 적정성 검토를 진행해왔다. 적정성 검토까지 통과하면서 재건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3710가구 규모의 성산시영은 대우·선경·유원 세 건설사가 함께 지은 아파트로 단지 규모만 3710가구에 달해 강북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다. 단일 전용면적 평형(대우 50㎡·선경 51㎡·유원 59㎡)으로 구성돼 있다.

이제 막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코앞에 둔 단지도 눈길을 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보람(3315가구)’은 지난해 11월 예비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조건부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시기 ‘상계주공1단지(2064가구)’도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상계주공6단지(2646가구)’의 경우 그보다 앞선 지난해 8월 예비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통과해 현재 정밀안전진단을 준비 중이다. 상계동 일대 아파트들은 대부분 1980년대 말 입주를 해 재건축 추진 연한을 충족했는데, 상계보람과 상계주공1단지 정밀안전진단 결과에 따라 재건축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시 지구 단위 계획 발표가 계속 밀리면서 사업에 난항을 겪던 여의도에서는 ‘미성’과 ‘은하’ 아파트가 최근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며 정밀안전진단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일찍이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목화’ 아파트는 지난해 구청에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해뒀다. 목화 아파트의 정밀안전진단 결과는 이르면 1월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재건축 초기 단지들은 안전진단을 통과했다는 소식만으로도 시세가 부쩍 뛰는 등 기대를 모으곤 한다. 실제로 안전진단 관문을 모두 넘은 성산시영은 최근 처음으로 ‘10억 클럽’에 가입했다.

물론 안전진단은 어디까지나 재건축 사업에서도 가장 초기 단계다. 정밀안전진단 관문을 넘어도 실제 착공하고 분양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분양까지 온다 해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아파트는 긴 호흡을 갖고 투자해야 한다”며 “안전진단 외에도 사업에 다양한 변수가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93호 (2021.01.20~2021.01.26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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