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예닮곳간 "기독유물들 한 곳 전시".. 힐링명소 조성 부푼 꿈

윤중식 2021. 1. 1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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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철 목사 남다른 신념
500년 된 성경을 들고있는 장성철 목사.


긴 코로나시대에 강릉지역으로 성서유물을 보며 힐링을 하기 위해 오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500년 된 성경책과 신앙유적 전시 등 강릉을 찾는 기독교인들이 코로나19를 헤치고 기독교역사의 현장을 체험하고 묵상하기 위해 이곳을 찾는 것이다.

19세기 후반에 한국 땅에 들어온 기독교는 근현대 한국의 역사와 깊게 어우러져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수많은 감동적인 이야기들을 남겨 왔다. 강원도에도 특별히 서울에서 금강산을 잇는 길을 따라 원산-화진포-강릉에 이르는 바닷길을 따라 기독교가 전파되고 교회가 세워졌다. 기독교는 강원도의 근대교육과 지역발전에 기여해 왔다.

예닮곳간의 대표 장성철 목사는 “강원도로 힐링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관광객이 많다. 그래서 성경유물들을 모두 한곳으로 모아 성서유물전시회를 열고 싶다.강릉시 안반데기 2만평의 땅을 매입 성서유적지를 건립해 기독교의 보고들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

장 목사는 2016년 당시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기념관에 화재가 나서 많은 기독교 역사 자료들이 소실되었을 때도 복원을 위한 모금운동에 앞장서서 전개한 바가 있을 정도로 기독교 유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강릉수양관에 전시중인 500여년 된 성경책 ‘홀리 바이블’.


예닮곳간의 대표 전시품은 ‘500년 된 성경책’이다. 이 성경책은 세월의 숫자만큼 보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또 지금의 성경보다 부피부터 크다. 세월의 흔적이 있지만 당시 최상의 기술이 들어간 인쇄술과 양장제본으로 고급스럽게 제작됐다. 관람객이 직접 만지면서 페이지를 넘기며 볼 수 있게 전시했는데, 보존가치와 전시가치를 동시에 만족시킬 기업, 교회, 단체 등에서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500년 된 성경책’과 더불어 200년 전 성경 등 기독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성경 다수를 갖고 있다.

장 목사는 “이 성경은 연도로 봐서 종교개혁 이후 인쇄가 된 것으로 보인다. 그 이전에는 성직자들만 볼 수 있었는데 종교개혁 이후 활발하게 성경이 보급되며 초창기에 발행된 성경책이다.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역사적 자료로도 흠잡을 곳이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마태복음 24장 35절 ‘천지는 없어질지언정 내 말은 없어지지 아니하리라’ 말씀처럼 세상의 지도는 여러 번 바뀌었으나 성경은 그대로 전해지는 놀라운 역사를 고스란히 믿을 수밖에 없다. 성경 안에 그림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숙연해질 것이다. 이것이 오래된 성경책을 전시하는 이유다”라고 말한다.

벤허카페에 전시중인 ‘최후의 만찬 나무조각 액자’.


벤허 카페에 전시한 ‘최후의 만찬’은 통나무를 깎아서 액자 형태로 조각한 작품이다. 예수님과 제자들의 표정과 손동작 등 조각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표현하는 디테일이 살아있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님께서 고뇌하는 최후의 만찬 그 순간을 느끼게 하며,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장 목사는 “‘최후의 만찬’에 예수님께서 “나를 팔 자가 있다”는 말씀을 담담하게 하시는 예수님. 그 말씀에 제자들의 반응이 참 다채롭다. 놀라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식탁을 짚고 선 나다니엘, 접시에 손이 가 있는 가룟유다. ‘대체 누가 예수님을 판단 말인가’ 요한에게 묻고 있는 베드로와 ‘아, 나는 아닌데’하는 심정으로 두 손을 올리고 있는 안드레를 비롯한 열두 제자들의 표정, 손가락 위치까지 그들의 감정이 드러난다. 최후의 만찬 조각을 감상하다 보면 현시대에 살면서 예수님을 매일 기만하며 살고 있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I am 가룟유다’, ‘저를 용서하소서.’ 하는 고백이 절로 나오게 하는 작품이다”라고 설명한다.

강릉 성경여행은 벤허카페 벤다커피숍 교동의 포도나무집 연곡 황어대길 끝집 중앙시장의 예닮곳간 순으로 이어진다.

강릉은 휴양여행지다. 장 목사는 “휴양지에 왔다고 해서 말씀을 내려놓아서는 안 될 것이다. 그래서 성경여행을 기획하고 진행했다. 강릉은 해수욕장, 경포대, 오죽헌, 솔향수목원, 정동심곡바다부채길, 커피거리, 강릉중앙시장 등 곳곳이 새로움을 선사하는 관광명소이다. 그런데 그저 휴양여행으로 끝나는 여행이 아니라, 성경을 통해 미래의 소망과 믿음을 굳건하게 할 수 있는 여행이 되기를 바라며 기획했다”고 말한다.

“성지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새 날이 저문다. 저녁에는 강릉수양관에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로 하루를 정리하며 잠을 청한다. 다음날 아침은 기도와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또한 자연 치유 프로그램으로 건강한 삶을 감사하며 시작한다.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까지 건강은 삶의 최대 과제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칠 수 없다.”고 했다. 강릉 수양관에서는 세상에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을 위하여 9박 10일의 자연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말한다.

강릉 수양관 시설은 작은 금강산이라 불리는 연곡 소금강 산자락에 위치한다. 대지 600평에 20명 미만 수양 시설로 최신식 숙박, 난방시설과 취사시설이 완비됐으며, 주차공간도 충분하다.

강릉지역의 신앙유물(유적)전시로 화제가 됐던 프로그램이 잠정 중단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장 목사는 “오랜 기간동안 기도하면서 준비하고 전시하며 많은 사람과 은혜를 나누며 기뻤다. 더 많은 유물들을 지속적으로 준비하고 전시해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싶은데 누적 적자로 부득이 대표적인 전시품을 매각하는 것으로 충당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매각으로 전시품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은혜를 주고 영향을 미치는 장소로 이동 전시될 것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릉지역 성지순례코스로 각광받던 500년 된 성경책과 최후의 만찬 나무조각 액자, 강릉수양관 등을 재정적자로 인해 매각하게 됨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며 “매각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전시장소가 바뀌는 것이라는 말씀을 믿고, 더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전할 기관, 단체, 교회가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중식 기자 js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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