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는 필요.. 주가하락 원인으로 규명된 적 없다"

지영의 2021. 1. 19.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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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논쟁 과열 속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유포되고 있다.

그는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고, 금지하니 올랐다는 주장의 객관적 근거가 궁금하다. 뇌피셜이자 실증적으로 입증된 적 없는 가설이다. 공매도의 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실증적으로 규명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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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세운 연구위원·빈기범 교수가 밝히는 '오해와 진실'
황세운 연구위원과 빈기범(오른쪽) 교수가 공매도의 진실과 오해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박효상 쿠키뉴스 기자


공매도 재개 논쟁 과열 속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유포되고 있다. 증시에 처음 입문한 초보 투자자들까지 공매도를 막연히 ‘시장 해악’으로 인식하는 상황. 대중의 오해와 편견 해소를 위해 두 자본시장 전문가가 나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두 사람은 공매도 폐지를 외치는 일부 투자자 단체의 미움을 받으면서도 “공매도는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낸다. 쿠키뉴스가 두 전문가를 만나 공매도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와 진실을 풀어봤다.

-투자자 일각에서는 작년 3월 국내증시 대폭락과 코스피 3000 달성의 원인을 모두 공매도, 공매도 금지로 본다

▶황세운 연구위원은 “지난해 3월 국내증시 대폭락의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후퇴, 이로 인한 기업실적 하락 때문이다. 빠른 회복세도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될 환경이 마련되어서다. 만일 한국은행의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과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보유세 강화 등의 조치가 없었다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은 지금보다 현저하게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빈기범 명지대 교수는 공매도가 주가 상승·하락의 ‘주원인’이라는 단정적인 프레임을 경계했다. 그는 “공매도로 인해 주가가 하락하고, 금지하니 올랐다는 주장의 객관적 근거가 궁금하다. 뇌피셜이자 실증적으로 입증된 적 없는 가설이다. 공매도의 시장 영향에 대해서는 실증적으로 규명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는 3월 공매도가 재개되면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빈 교수는 “주식시장 향방은 공매도가 아니라 백신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 오는 6월까지도 별다른 부작용이 없고 효력이 가시화되면 지금 이상으로 오를 거라 본다. 반대의 경우 글로벌 시장 모두 주가가 폭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지난 2008년 이후 두 번의 공매도 금지가 있었다. 그때도 해제 시 뚜렷한 하락이 없었다. 현재 주가상승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펀더멘탈이 튼튼한 종목의 공매도 영향은 미미할 것.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는 공매도가 재개돼도 유의적 충격 가능성은 낮다. 일부 종목에 공매도 집중 경향은 있을 수 있으나, 적절한 종목선택과 분산투자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증시는 고질적인 저평가 문제로 오랜 기간 ‘박스피’라는 별명이 있었다. 일각에서는 그 원인이 공매도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황 연구위원은 “박스피의 원인은 저성장 기조와 코리아디스카운트에서 찾는 것이 합리적이다. 과거 공매도 제도가 유지되었던 기간에 주가가 크게 상승한 시기도 있었고, 반대로 공매도가 금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지난 2008년 10월부터 지난 2013년 11월까지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 금지조치를 시행한 적이 있다. 만일 공매도가 영향이 있었다면 금융주는 이때 크게 올라야 했으나 실제로는 시장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때문에 항상 돈을 잃고, 외국인과 기관은 공매도 덕분에 늘 이득만 본다는 인식이 강하다

▶빈 교수는 “주식 투자했다가 잃은 사람이 주장하기에 딱 좋은 명제이자 객관적 데이터로 입증되지 않는 주장이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서 돈을 많이 벌어나간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소수의 케이스에 불과하다. 최근 연구를 진행한 결과 외국인의 거래행위 손익을 계산해보니 평균적으로 0이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도 “공매도를 투자전략으로 활용할 수 없는 점도 그런 인식에 영향이 있다. 기관이나 외국인들은 공매도를 통해서 주가하락기에도 돈을 벌 수 있는데, 개인들은 방법이 없어 구경만 하거나, 공매도 집중 종목에 묶여 있기도 한다. 그래서 공매도 때문에 손해를 봤다고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공매도의 순기능이 미미하고, 불공정 거래에 이용만 된다며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매도를 폐지하게 되면 국내증시에 어떤 영향이 있나

▶황 연구위원은 “공매도 폐지는 시장 가격기능 퇴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 충격은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누적되어 갈 것이다. 또 버블 억제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상승이 버블로 이어질 위험이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빈 교수는 더 급진적 주장을 내놨다. 공매도를 폐지한다면 유사한 신용매수도 같이 금지해야 하지 않냐는 것. 그는 “폐지한다면 신용매수도 금지하는 게 맞다. 공매도란 주식이 없어서 주식을 빌려서 주식을 팔고 돈을 사는 행위인데, 신용매수는 완전히 대칭적으로 돈이 없으니 빌려서 주식을 사는 행위다. 그러니 같이 금지시키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가 조작은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도 모자랄 중대 범죄라고 본다. 그런데 공매도를 통해 주가조작을 해서 기소되고 처벌받은 사례는 없다. 주가부양 범죄로 기소되고 처벌된 사례가 다수”라고 덧붙였다.

-투명하고 바른 감시 시스템을 확립할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빈 교수는 완벽한 처벌과 시스템하에서만 시행하려면 그 어느 제도도 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완전한 시스템이 나와도 비판은 또 나온다. 물론 공매도에 대한 처벌이 세지 않다. 기업인 배임과 횡령은 물론 주가조작 사범에도 관대한 상황인데 공매도에만 이 범죄들보다 더 세게 처벌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도 “금융당국과 국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보완책들이 마련되고 있다. 처벌 강화 대안도 나왔다. 또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접근성 개선을 위한 조치가 마련되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완벽하지 않으며,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공매도만을 타깃으로 할 것이 아니라 불법 공매도를 포함한 모든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시스템 확립을 주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지영의 쿠키뉴스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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