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관심 모이면 무료급식 풍성해집니다"

유영대 2021. 1. 1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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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봉사상 최성원 목사의 호소.. "절망의 노숙인에 희망을"


“최근 북극 한파에 노숙인들은 추위와 배고픔에 힘겹게 싸우고 있지만 동사자가 벌써 8명이나 발생했다. 이들에게는 신년이 축복이 아니라 전쟁터의 최전선과 같다. 더이상 물러날 곳도 기댈 곳도 없다. 어쩌면 이들은 죽을 용기가 없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이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교회, 기업 등 나눔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그때는 정말 노숙인들이 자활할 수 있을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2020년 말 노숙인의 대부 최성원 목사(사진·서울역노숙인자활센터(wewith.or.kr) 대표)가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주최로 거행된 한국최고인물대상 시상식에서 사회복지봉사부문 2020한국최고인물대상을 수상했다.

최 목사는 수상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말을 잇지 못하다 한참 후에야 말을 꺼냈다. “이 상을 주신 주최측에는 대단히 감사하지만 이 상은 저에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이 상을 받은 이유는 노숙자들의 실상을 한번이라도 더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여기에 왔습니다”라고 말을 전했다.

최성원 목사는 올 7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IMF때 부터 시작하여 2020년을 거쳐 2021년 코로나19로 꽁꽁 언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해 서울역 용산역 일대 노숙인들의 고통을 온 몸으로 껴안고 있다. 무료급식과 사랑의 실천으로 지속해 온 세월을 되돌아 보고 심기일전하여 생명존중의 준엄함과 행복전도사로서 나눔봉사의 정신무장을 새롭게 하여 스스로 축복과 희망의 증거가 되고자 더 낮은 곳을 향하여 가고 있는 것이다.

그는 “과부 마음은 과부가 안다고 사실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여유가 있으니까 힘든 사람들을 더 안돌아본다. 어려운 사람의 마음은 서민들이 더 잘 안다. 그래서 오히려 서민들이 많이 후원하는데, 모든 국민들이 함께 나눔에 동참했으면 한다. 교회, 기업 등 나눔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그때는 정말 노숙인들이 자활할 수 있을것으로 생각한다.”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최 목사는 은퇴해야 할 고령의 나이임에도 쇠약해져 가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오직 예수님의 가르침에 따라 기댈 곳 없는 소외된 노숙자들을 위해 밤낮없이 희생봉사하며 고군분투하며 한국교회 노년의 참 목회자로 모범과 본을 보이고 있다.

노숙자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주장하고 있는 그는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면서 소외되고 고난에 처한 낮은 자들과 함께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고자 봉사를 시작했다.

그는 “지금껏 센터를 통해 자활에 성공한 노숙인이 400여명”이라며 “오토바이를 사서 택배 일을 하는 사람도 있고, 아파트 경비를 하는 등 잘사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기쁘고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위기 당시 서울역 광장의 노숙인들을 보고 ‘내가 할 일은 바로 이것’이라는 소명을 갖고 노숙인 무료 급식 사역을 시작했다. 신학을 공부하면서 평소 마음에 품고 있던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 것이다. 이곳 구성원은 현재 10명이다. 노숙인을 비롯해 갈 곳 없는 장애인들인데, 현재 쫓겨날 위기에 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한 노숙인의 실수로 전기코드에서 불이 발생해 부엌 기둥 1.5m 정도 그을리고, 소방차가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 일로 건물 주인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나가라고 합니다. 난감한 일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님께 기도드릴 뿐입니다”

최 목사는 기초생활 수급비, 후원금 등으로 센터를 유지하고 있다. 월남 참전 용사 국가유공자 수당도 보탠다.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상인들이 팔다 남은 채소를 공급하고 있다. 정부에 신고해 관리 감독을 받지만, 보조금이나 운영비를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엔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코로나19가 세상을 많이 바꿔 놨다. 거리의 노숙인들이 더 타격을 입은 것 같다. 철저하게 방역 수칙을 지키며 무료 급식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정이나 회사, 사무실, 기업체에서 쓰고 남는 각종 물건(전자제품, 생활필수품, 작업복, 팔고 남은 재고품 등)을 모아 연락해주시면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무료 급식에 필요한 식자재, 쌀이나 라면, 국수 등을 주시면 더욱 감사하다”고 했다.

그의 노숙인 사역은 우여곡절이 많았다. 노숙인을 돕다 협박과 구타를 당하기도 하고, 노숙인이 머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73차례 이사하는 등 어려움이 잇따랐다. 최 목사의 가족도 월세를 전전한다. 하지만 이 시역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후원과 드러내지 않고 돕는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최 목사는 전했다.

70대 후반인 그는 “아직도 할 일이 있다”며 목욕탕과 세탁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노숙인 30명 정도가 생활하며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 마련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그는 “제가 안 하면 누군가가 무료 급식을 할 것이다. 하지만 서울역·용산역 무료 급식 사역이 제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대체된다면 그분이 저를 대신해 피눈물을 흘릴 것이다. 그만큼 어려운 사역이다. 저는 그 상황이 최대한 늦춰지길 바랄 뿐”이라고 사역의 고단함을 표현했다.

자활센터는 서울 용산구 후암로 35길 7 후암우체국 앞에 있다. 자활센터는 허름한 건물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 1층은 사무실과 관리자 숙소, 2층은 노숙인 숙소, 지하는 창고와 사역 보고를 위한 유튜브 방송실로 사용한다. 유튜브 방송에서는 자활에 성공한 노숙인 간증이 잇따른다. 지하의 한쪽을 현재 노숙인들을 위한 목욕탕과 세탁실로 공사중에 있다.

자활센터의 목표는 노숙인들에게 의식주를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하고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21일 신용산역 5번 출구 지하 차도에서 겨울 점퍼 400벌을 나눠줬다. 또 지난해 12월 20~21일 서울역 광장 시계탑 앞에서 동지 팥죽 나눔 행사도 열었다.

◇후원계좌=농협 301-0160-2305-31 서울역 홈리스연합회, 우체국 011908-01-002348 노숙자 선교 연합회, 국민은행 477401-01-246258 서울역 노숙인 자활센터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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