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않고 경선 참여" 安의 기습 제안, 김종인 일단 거부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국민의힘에 “당 서울시장 경선 플랫폼을 야권 전체에 개방해달라”고 요구했다. 자신은 국민의당 당적을 유지하되, 국민의힘이 마련한 경선 무대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야권 단일화를 하자는 제안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그런 제안을 무조건 수용할 수는 없다. 우리 나름대로 후보를 확정한 뒤에 단일화를 논의할 수밖에 없다”고 일단 거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도 “(안 대표의 제안은) 뚱딴지 같은 소리다. 우리 당은 우리대로 간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야당(국민의힘)이 주도권을 갖고 야권 승리를 위한 게임메이커가 돼달라”며 “경선 플랫폼엔 저뿐만 아니라 무소속 후보를 포함한 야권의 그 누구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지난해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무소속으로 참여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사례를 들며 "미국 민주당은 당원이 아니라도 모든 후보에게 문호를 개방, 공화당 후보에 대항하는 필승후보를 선출해 왔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경선 방식에 대해서는 “조만간 실무 대표를 인선하고 기다릴 것”이라며 “밤샘 협상이든, 국민이 바라는 안을 만들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본경선에 올라온 국민의힘 후보들과 안 대표, 금태섭 전 의원 등이 모여서 경선을 치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측의 입당 요구를 거부해온 안 대표로선 당적 유지를 전제로 국민의힘 경선 에 참여하는 방안을 카드로 던진 셈이다.
이런 방식은 이미 국민의힘에서도 제기됐던 방식이다. 4선의 권영세 의원은 지난해 12월 20일 “(안 대표가) 정식 입당하면 더 바람직하겠지만, (입당하지 않아도) 버니 샌더스처럼 야당 경선에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권 의원은 이날도 “안 후보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공관위원장인 정진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과 비대위의 의견이 중요하고 우리 당 후보, 공관위원의 생각도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의 제안엔 국민의힘 다수 후보와 본인이 경쟁을 펼치는 ‘1대 다(多)’ 경선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국민의힘으로선 우선 당 후보를 선정하고 안 대표와 1대1 담판 경선을 벌이는 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우리 후보 확정 뒤 단일화를 논의하자”는 김 위원장의 발언도 비슷한 맥락이다.
국민의힘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은 “단일화 방식을 안 대표가 정해도 좋다는 입장이지만, 결정은 당에서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금태섭 전 의원은 “벌써 단일화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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