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전망 '쿠팡', 아마존 투자 '11번가'..격동의 이커머스 시장
올해 이커머스 업계는 격동의 한 해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 성장에 가속도가 붙은 데다 선두그룹에서 중대한 변화가 예상되면서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돌고 있다.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으로부터 투자가 성사된 11번가도 주목을 받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45조1211억원에 이르렀다. 2019년 한 해 거래액(134조5830억원)을 11개월 만에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월 단위로 역대 최고액인 15조631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12월 거래 수준도 이 정도로 예상하며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60조원 안팎이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커가면서 이커머스 업계 경쟁도 치열해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배송을 강화하고 멤버십 회원을 늘리며 몸집을 키우는 데 힘을 쏟았다면, 올해는 주식시장 상장 또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시장 선점에 초점이 맞춰졌다. 기업 가치를 평가받고, 그동안 투자의 결실을 보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나스닥 상장을 노리는 쿠팡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쿠팡의 나스닥 상장 가능성을 보도했다. 쿠팡의 기업가치를 약 300억 달러(32조원) 이상으로 추산하면서 올해 2분기 나스닥 상장을 위한 기업공개(IPO)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미 나스닥 IPO를 위한 예비 심사에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네이버(거래 규모 20조원 이상 추정)와 함께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은 최근 쿠팡의 지난해 거래 규모가 약 21조7000억원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 결제 규모(약 15조4000억원)에서 40% 이상 증가한 수치다. 국내 유통업계 판도를 바꿔놓은 쿠팡은 최근 2~3년 동안 빠른 속도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쿠팡이 올해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 아킬레스건으로 여겨져 왔던 수조원대 적자(2019년까지 누적적자 3조7210억원)를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누적 적자가 IPO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쿠팡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IPO를 추진한다는 계획은 오래전부터 있었다”면서도 공식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다.
업계 선두그룹을 이루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는 2018년부터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에도 투자은행(IB)업계에서 ‘5조원에 매각설’이 제기됐다. 이베이코리아는 공식적으로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거래 규모 약 18조원에 이르는 이베이코리아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15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며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1500만 회원 수에 이르는 스마일페이와 스마일클럽 회원을 중심으로 시너지를 이어가며 취급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이 지분 투자를 하기로 한 11번가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11번가는 아마존과 어떤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해외 직구 대신 11번가를 통해 아마존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 재무 구조 개선에 힘썼던 11번가도 흑자 전환을 통해 IPO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티몬도 국내에서 IPO를 준비 중이다. 당장 전체적인 흑자 구조를 만들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이끌어가는 회사라는 것을 시장에 증명하겠다는 계획이다. 티몬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았던 전인천 부사장을 지난해 말 CFO로 영입했다.
후발주자인 SSG닷컴과 롯데온은 올해도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에 기반한 두 회사는 신선식품 장보기와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중심으로 성장을 이뤄가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과 네이버가 양강 구도를 이루고 있으나 이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자기만의 색깔을 내며 지금까지 사업을 이어왔다”며 “하지만 올해는 앞으로 더 치고 나가는 회사와 정체돼서 밀려나는 회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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