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프로 첫 우승' 윤빛가람 "이젠 K리그 우승 해보고 싶네요"

유현태 기자 2021. 1. 19.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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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빛가람(울산현대). 풋볼리스트

[풋볼리스트=통영] 유현태 기자= 프로 경력에서 첫 우승으로 '아시아 챔피언'이 됐다. 그럼에도 배가 고프다. 윤빛가람(울산 현대)은 지난해 놓쳤던 K리그1 우승이 자꾸 아른거린다.


2020년은 울산에, 그리고 윤빛가람에게 좌절과 환희가 교차했던 시즌이다. 25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렸지만, 26라운드에서 라이벌 전북 현대에 0-1로 패하면서 1위를 빼앗겼다. 최종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지만 전북도 승리를 따내며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FA컵 결승에서도 전북에 패했으니 아픔은 더 컸다.


홍명보 감독이 새롭게 부임한 울산은 전지훈련에선 조금 이르게 조직 훈련을 하고 있다. 오는 2월에 열릴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하기 때문이다. 울산이 경상남도 통영 전지훈련에서 바쁘게 손발을 맞춰가고 있는 가운데, 19일 윤빛가람을 만났다. 무심한 듯하지만 K리그 우승에 대한 열망만큼은 확실히 밝혔다.


- ACL이 프로 선수로 처음 들어올린 트로피더라고요. 프로에서 첫 우승이 주는 느낌은 어떻던가요?
너무 좋은 기회였어요. 간절하고 열심히 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모두가 그랬어요. 우승이란 게 쉬운 게 아니잖아요. (프로에서 우승을) 한 번도 못한 사람도 있어요. 정말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우승하니 진짜 기쁘더라고요.


- '우승을 막상 하고 나면 허무하다, 그런데도 또 우승을 해보고 싶다'고 하는 선수도 있더라고요. 윤빛가람 선수도 우승을 또 하고 싶을 것 같은데요.
리그, FA컵, ACL까지 당연히 세 개 다 우승하고 싶은 욕심이 있죠. 저희가 K리그 우승을 못했잖아요. K리그 우승부터 해보고 싶어요.


- 홍명보 감독님이 부임하신 뒤 젊은 선수들을 중용할 뜻을 내비치셨고, 실제로 베테랑 선수들도 여럿 팀을 떠났죠. 외부에서 우려의 시선도 보내는 것 같은데요.
작년에도 어린 선수들은 있었어요. 색이 많이 바뀐 것 같지만 생각보다 변화는 크지 않고요. 감독님이 원하는 축구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잘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죠. 조직적으로만 한다면 좋은 팀이 될 수 있을 거에요.


- 사실 지난 시즌 초반엔 울산이 너무 좋았어요. 지난 시즌 중반부터 흔들렸고 그게 우승 실패로 연결된 것 같아요. 이유는 무엇인 것 같나요?
경기를 하다 보면 상대도 저희를 파악하잖아요. 항상 하던 것 말고 다른 패턴으로 변화를 줄 필요도 있었던 것 같아요. 선수들끼리 그런 게 좀 필요했던 것 같아요. 또 매번 이길 수는 없잖아요. 2경기 비기거나 또 질 수도 있어요. 그런 데서 벗어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 대회를 준비하고 있어서 전지훈련이 더 바쁜 것 같습니다. 몸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조직 훈련까지 병행하고 있던데요.
당장 클럽 월드컵이 있어서요. 짧은 기간이지만 잘 준비해야 하죠. 감독님이 원하시는 걸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가 관건이죠.


- 홍명보 감독님 훈련을 보니까 수비 조직을 굉장히 강조하시더라고요. 윤빛가람 선수도 앞에서부터 부지런히 압박을 해야 하던데요.
어느 감독님이 오시든, 지도자의 철학은 다를 수밖에 없어요.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자주 뵈었지만 조직력을 강조하시는 분이에요. 그런 면을 잘 생각하고 움직여야죠. 사실 개개인이 강한 팀보다 조직력이 갖춰진 팀이 가장 무서워요.


- 공격 면에서도 유기적으로 위치를 바꿔가면서 공간을 만들도록 하시더라고요. 공간을 동료들과 함께 만들어낼 수 있으니 윤빛가람 선수가 활약하기엔 더 좋은 면도 있을 것 같아요.
(공격에서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씀해주시는데, 제가 원하는 플레이와 비슷한 점들이 많더라고요. 구체적인 지시는 아직 하지 않으셨지만 프리롤로 움직일 수 있다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 공격적인 면이 돋보이는 미드필더에요. 감독님은 조금 높은 위치에서 쓰고 싶으신 것 같아 보이던데요. 개인적으론 앞이 좋습니까? 아니면 뒤가 좋습니까?
앞이다, 뒤다 말하긴 좀 그런 것 같아요. 전 딱 중앙이 좋은 것 같아요.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빌드업이 필요할 땐 참여하고, 또 풀어나가면 골 넣으려고 올라가는 것. 자유로운 게 좋아요. 사실 위에 서도 문제는 없는데. 제가 아예 공격형 미드필더까진 아니라, 볼을 받으러 내려가려는 성향이 있어요. 그러면 또 다른 미드필더랑 위치를 바꿔가며 해야 할 것 같아요. 감독님도 자주 말씀하시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닐 것이라 생각해요.


- 울산은 선수 구성이 좋아서 주도적인 경기를 하는 팀이죠. 공격 능력이 좋으니 성향에 잘 맞지 않나요?
사실 우위를 점하는 경기가 편하긴 해요. 그런데 상대는 내려서게 되잖아요. 조직적으로 중앙에 밀집한 팀은 쉽지 않아요. 작년에도 그랬고요. 그걸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요.


- 기술적으로 뛰어난 동료들의 존재가 윤빛가람을 더 빛나게 하는 것 같아요. 울산이 주도적인 경기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작년에도 인터뷰에서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어찌 보면 한 선수에게 쏠릴 것을 2,3명이 나눠지면 당연히 좋죠. (이)청용이 형, (고)명진이 형처럼 좋은 선수가 많으니까요. 지금까지도 잘 맞았고, 또 잘 맞춰간다면 좋은 성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이제 베테랑이라고 불러도 충분한 시기가 됐어요. 울산에서 분명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 거에요. 올해도 우승을 노리는 팀이잖아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당연히 리그에서 우승을 했으면 하죠.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포지션상 미드필더다 보니까 앞에 있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고 싶어요. 팀이 골도 많이 넣고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개인상도 받고 싶네요. K리그 베스트11은 두 번 받았으니까, 이번엔 도움왕을 받고 싶네요.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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