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美대사 "누군가 한국 괴롭힌다면 우리는 한팀, 걱정마라"
오는 20일 이임하는 해리 해리스(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19일 "만약 누군가 여러분(한국)을 괴롭힌다면 우리는 '한 팀'이 되려한다"며 "우리가 지켜보고 있으니 걱정마라"고 했다.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중국의 경제보복을 두려워하는 한국 정부에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제8회 한미동맹포럼 강연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 선택을 강요받는 것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가 안보동맹(미국)과 무역파트너(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는 것은 잘못된 내러티브"라며 "미국은 1950년 선택했으며, 신생국인 한국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등에) 이미 선택을 끝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세계 어느 경제, 안보 이슈던 간에 한국과 일본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라며 한·미·일 삼각 공조를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북한과의 관계에 대해 "우리는 북한과의 외교가 성공적이길 희망하지만 희망만이 우리의 행동방침이 될 수는 없다"며 "북한이 더는 한국의 적이 아닐 수 있지만, 김정은이 8차 당대회에서 한 위협과 불의의 상황에 대비해 북한의 핵전쟁·억제력과 군사력을 강화하겠다고 한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아직 북한은 미국 대통령과 세 차례 회담, 한국 대통령과 세 차례 회담에서 제시한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 겸 총비서가 잠재적 기회를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핵심 과제인 전시작전권 전환에 대해서도 "속도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 그렇기에 조건에 기반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안보는 서두를 수 없다. 우리는 전환을 제대로 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갖기를 원하고 그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20일 취임한다면서 "나는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팀이 이미 철통같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한국의 지도자들과 계속 노력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대사로 근무하기에 한국만큼 좋은 곳은 없으며 미국에 한국만큼 좋은 파트너나 전략동맹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8년 7월 부임했던 해리스 대사는 20일 임기를 마치고 미국으로 떠난다.
한편, 서욱 국방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해리스 대사는 `굳건한 한미동맹의 상징`이자 `대한민국의 가족`"이라며 "소박한 주막에서 막걸리를 즐기고 김치를 만들며 `한국사랑`을 표현하던 대사의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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