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잘린 메디톡스.. 보톡스 전 품목 '위기'

식약처 "허가과정서 안정성 시험자료 위조했다" 판단
메디톡신·코어톡스 이어 이노톡스 품목허가 취소 행정처분 착수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주'의 품목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메디톡스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이노톡스주'의 품목허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메디톡신 4개 용량과 코어톡스에 이어 이노톡스까지 취소되면 최악의 경우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전 품목이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18일 "메디톡스의 이노톡스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품목허가 및 변경허가를 받아 약사법을 위반, 오는 26일자로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노톡스는 메디톡스의 차세대 보톡스 제품으로, 기존 보툴리눔 톡신제제와 차별화되는 액상제형으로 개발됐다. 지난 2013년 엘러간에 기술수출해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검찰로부터 메디톡스가 의약품 품목허가 및 변경 허가를 하는 과정에서 안정성 시험 자료를 위조한 사실을 확인, 지난해 12월22일 해당 품목에 대한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한 바 있다. 이후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해왔다.

현재 이노톡스의 제조·판매 중지 처분은 대전지방법원의 효력 정지 결정에 따라 정지된 상태다. 법원은 본안 소송의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판매 중지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다.

메디톡스는 즉각 품목허가 취소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과 집행정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메디톡스가 신청한 메디톡신, 코어톡스 품목허가 취소 집행정지 가처분도 법원에서 인용된 상황으로, 본안 소송을 앞두고 있다.

앞서 식약처는 지난해 6월25일 메디톡신, 메디톡신50단위, 메디톡신150단위 등 3개 품목의 허가를 취소한다고 결정했다. ⓒ메디톡스

메디톡신·코어톡스에도 철퇴 내렸던 식약처

앞서 식약처는 지난해 6월25일 메디톡신, 메디톡신50단위, 메디톡신150단위 등 3개 품목의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생산하면서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고 봤다.

식약처는 또 지난해 10월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메디톡신주 50·100·150·200단위, 코어톡스주에 대해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 첫 허가취소 처분에 메디톡스 200단위와 코어톡스까지 추가된 것이다.

당시 메디톡스 측은 "국내 판매용과 달리 수출용 의약품은 약사법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국가출하승인은 변질 우려가 있는 생물학적 제제를 국내에 판매하기 전 국가에서 한 번 더 시험과 서류 검토를 통해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다.

국가출하승인을 받지 않고 국내에 판매한 의약품은 약사법 위반으로 품목허가 취소 대상이 된다.

통상적으로 수출 시에는 국가출하승인을 요구하지 않지만 식약처는 중국 수출을 목적으로 한 국내 업체와의 계약을 국내 판매로 간주했다. 하지만 중국 시장 판매를 위해 국내 위탁업체에 판매를 맡길 때도 약사법을 적용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보톨리눔톡신, 전 품목 퇴출 위기

만약 메디톡스와 코어톡스, 이노톡스 등이 최종적으로 허가가 취소 된다면 보툴리눔톡신 매출 비중이 높은 메디톡스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메디톡신, 뉴로녹스, 뉴라미스 등 보툴리눔톡신과 필러 제품의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액의 85.8%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 뉴라젯, 뉴라펜 등 의료기기의 매출이 7.9%에 불과하고, 기술이전 계약금과 임대수입 등을 합친 것이 매출의 6.3%를 차지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메디톡신과 코어톡스 본안 소송이 언제 어떻게 열릴지는 법원이 결정하는 문제라 아직 알 수 없다"면서 "이노톡스 잠정제조 판매 정지를 받아둔 상태이고, 허가취소 처분에 대한 정지 및 취소 소송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