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주택공급 기대감..양도세·종부세 등 규제는 그대로

문제원 2021. 1. 1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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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전 '특단의 공급대책' 발표 예고
'과감한' 신규택지 개발·발굴 계획
양도세 등 기존 규제 틀은 그대로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설 연휴 전'으로 시기를 못박은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특단의 대책"을 언급한 만큼 당초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물량 목표치가 제시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공급대책은 지난해 8·4 공급대책에서 발표한 서울 등 수도권의 13만2000가구를 포함해 최소 20만가구 이상의 '역대급' 물량이 제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방안들은 이미 수차례 언급돼 새로울 것이 없는데다, 대부분 입주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어 당장 시장 안정에 큰 도움을 주긴 힘들다는 의견도 많다. 무엇보다 양도소득세 강화 등 기존의 규제 틀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시장의 물줄기를 바꾸진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도심 공급 확대, 인센티브가 성패

19일 정부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드러난 정부 공급 대책은 ▲공공재개발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 발굴로 압축된다. 표면적으로는 이미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이 밝혔던 기존 공급확대 방안 틀과 일치한다.

공공재개발의 경우 15일 정부가 서울시내 시범사업 후보지 8곳을 선정하는 등 사업이 본궤도 위에 올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들 지역을 연말까지 정비구역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여기에 70개 구역이 공모에 참여한 만큼 심사를 통해 대상 지역을 확대해 공급물량을 추가로 늘릴 여지도 많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역세권 개발 역시 국토부와 서울시 등을 중심으로 방안을 마련 중이다. 서울 도심 역세권과 저층주거지 등 저밀개발 지역의 규제를 대폭 완화해 아파트 공급을 늘린다는 내용이다.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역세권 용적률을 기존 500%에서 최대 700%까지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국토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도 이같은 방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포석이다. 문제는 인센티브와 개발이익 환수 간의 균형이다. 정부는 여전히 개발이익에 대한 철저한 환수를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시장의 반응이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추가 택지 공급 이뤄질까

관건은 '과감한' 신규택지 개발 여부다. 정부는 이미 2018년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30만가구' 공급계획을 발표했고, 지난해 8월에는 '서울권역 등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경기 과천 정부청사 유휴지 등에 3만3000호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당시 밝힌 신규공급 물량만 13만2000호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예상을 뛰어 넘는" 공급의 핵심은 추가 대규모 택지 확보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토부도 전날 관계기관 합동설명회를 열어 "이미 발표한 신규택지가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면서, 언제든 추가 주택공급이 가능하도록 지속적으로 신규 택지를 발굴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만큼 3기신도시 확대 지정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3기 신도시보다 입지가 좋고 공급속도를 앞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이 형성될 수 있다"며 "공공재개발도 시간이 오래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긴 하지만 신규 주택물량이 나오는 만큼 일부 심리적 안정감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규제완화 선긋기에 정책효과 반감 우려

다만 문 대통령이 "기존의 투기억제 정책은 유지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양도세와 대출규제 완화 등의 방안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전날 대출규제 완화와 관련된 질문에 "전문적인 부분은 답변하기 어렵다"며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따른 매물잠김 현상이 계속되는 한 시중의 유통 물량 부족이 쉽게 해소되기 힘들다는 우려가 여전하다. 여기에 1주택자 비과세, 재건축 입주권을 위한 실거주 의무로 이같은 매물잠김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책이 무주택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지만 당장 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긴 힘들다"고 진단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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