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엔 학교, 주말엔 진료소..코로나 봉사 나선 보건교사들

남궁민 2021. 1. 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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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20명 증가한 지난 17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들이 방문한 시민들을 신중히 검사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한해동안 '이러다 쓰러지겠다' 싶을 만큼 힘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의료진이 현장에서 얼마나 고생할지 알겠더라고요. 도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최경수 동마초 보건교사)

19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지역 보건교사 75명이 겨울방학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는 의료봉사를 한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선별진료소나 보건소에서 선별검사를 하거나 행정업무를 도울 예정이다.

의료봉사는 지난달 말 보건교사들이 먼저 교육당국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하루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 방역에 빨간 불이 켜진 때다. 김미숙 예일여중 보건교사(서울시보건교사회 회장)는 "의료진이 지쳤다는 소식을 듣고 한 명이라도 쓰러지면 어쩌나 너무 걱정했다"면서 "학교의 유일한 의료인인 우리라도 돕자며 선생님들이 먼저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 1년여 동안 보건교사는 학교의 방역을 책임지며 격무에 시달렸다. 많은 봉사자를 모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었지만, 모집에 나선 지 한 달도 안돼서 수십명의 교사가 자원했다.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의료봉사 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지난달 말부터 겨울방학이 시작됐지만, 많은 보건교사는 지금도 학교로 출근하고 있다. 방학 중에 새 학기 방역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러 대책이 시행을 앞두고 있어 행정 업무 부담은 더 커졌다. 보건교사 최경수(46) 씨는 "주중에는 학교로 출근하고 있고, 주말에는 양천구 선별진료소에서 선별검사를 도우려 한다"고 말했다.

고령의 어머니와 고등학교 3학년인 딸이 있는 최씨는 봉사를 결심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가족도 생각해야 하고, 학교에서 일하기 때문에 주변 사람을 설득하는 것도 고민이었다"며 "하지만 고3인 딸이 먼저 의료진들의 기사를 보여주며 응원해줘서 봉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학교 현장에서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인 최씨는 '아이들만큼만 하자'고 당부했다. 최씨는 "다들 걱정했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종일 마스크 한 번 안 벗을 만큼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다"며 "많은 어른이 아이들만큼 방역수칙을 잘 지켜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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