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대 이후 2명.. 국내 10승 투수 기다리는 한화

유준상 2021. 1. 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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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5년째 국내 투수 10승 실패.. 올해는 다를까

[유준상 기자]

2018년,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거머쥔 한화 이글스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올라온 키움 히어로즈에 1승 3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고도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하면서 네 경기 만에 한화의 가을이 막을 내렸다.

그해 한화의 불펜은 완벽에 가까웠다. 박상원, 서균, 정우람 등 팀이 리드한 상황에서 경기가 후반으로 가면 한화 팬들은 편한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그 결과 팀 불펜 ERA, WHIP 부문 1위를 비롯해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한화에 없었던 중요한 한 가지, 바로 국내 10승 투수였다.

2010년대 이후 한화에서 국내 10승 투수는 두 명에 불과했다. 2010년과 2011년 10승 이상을 수확한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2015년 정확히 10승을 채운 안영명(kt 위즈)이 그 주인공이었다. 길게 보면, 류현진이 떠난 이후 2018년을 지나 지금까지도 선발진에서 3선발 노릇을 해줄 국내 투수를 마땅히 찾지 못했다.
 
 서폴드 다음으로 많이 던졌던 김민우와 장시환은 올해도 선발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선수들이다.
ⓒ 한화 이글스
 
매년 치열한 경쟁 구도에도 나오지 않은 '국내 10승 투수'

투수가 없어서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다는 것은 핑계에 가까운 이야기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0년대 이후 한화에서 한 시즌이라도 10경기 이상 선발 등판했던 투수는 류현진과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총 21명이었다.

이 중 10승을 경험한 투수는 2015시즌 27번의 선발 등판 기회를 받은 안영명이 유일했다. 2018년 8승을 수확했던 안영명은 3년 만에 팀 내 국내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승수를 쌓아 올렸지만, 그해 등판했던 53경기 중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한 경기뿐이었다.

경쟁은 나름 치열했음에도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그나마 지난해 장시환과 더불어 팀 내 국내 투수 최다 이닝을 소화한 김민우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것이 위안거리다. 김민우가 프로 데뷔 이후 100이닝을 돌파한 시즌은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2019년까지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장시환은 이적하자마자 첫 시즌부터 선발진에 합류했다. 그래도 전년도 125.1이닝을 소화하면서 선발 투수로서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고, 지난해에도 132.2이닝으로 시즌 내내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줬다.

결국 두 투수 모두 관건은 제구 문제다. 지난해 리그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는 42명으로, 그중 9이닝당 볼넷 개수 최다 1위는 이건욱(SK 와이번스, 5.98개)이었다. 5.02개를 기록했던 장시환이 2위에 올랐고 김민우 역시 4.88개로 4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롱런을 위해 두 투수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장시환의 경우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재활을 잘 마친다는 전제하에 개막 엔트리 승선이 가능하다. 제구 문제와 함께 성공적인 재활도 장시환의 올 시즌 운명을 좌우할 요소가 될 전망이다.
 
 구위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 김범수는 매년 선발 투수 후보로 거론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핸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을까.
ⓒ 한화 이글스
수베로 감독 체제 첫 시즌, 올핸 기다림을 끝낼 수 있을까   

항상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좌완 김범수도 선발진 진입이 언제든지 가능한 투수 중 한 명이다. 150km에 육박하는 묵직한 패스트볼이 일품이지만, 항상 불안한 제구가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8번의 등판 기회를 받았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부족한 투구 내용이었다.

이 밖에 지난해 장시환과 김민우에 이어 국내 투수로는 세 번째로 많은 선발 기회를 받은 김이환이 유력 후보로, 김진욱과 장웅정 등 젊은 투수들이 호시탐탐 선발진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수베로 감독이 남은 한 자리의 주인을 정하게 된다.

지난해 144경기를 치르면서 한 경기라도 선발 투수로 1군 마운드에 올랐던 국내 투수는 11명이었다. 시즌 초반부터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지다 보니 많은 투수에게 두루 기회를 줄 시간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도 비슷한 그림이 그려진다면 곤란하다. 사령탑 교체 이후 맞이하는 첫 시즌이라고 하더라도 선발진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힌 상태에서 시즌에 들어가야 한다. 부상 등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한 시즌 반짝하고 사라질 투수가 아닌, 긴 시간 동안 선발진을 끌어줄 투수를 찾는 게 최대 과제다.

'올핸 다르다'는 말이 몇 년째 반복되고 있다. 코치진이 대거 바뀌는 첫 시즌이지만, 전망이 밝진 않다. 순위를 떠나서 누군가는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 왔다. 한화 팬들은 5년 넘게 이어진 국내 10승 투수 배출의 기다림을 끝낼 투수가 나타나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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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기록 출처 =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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