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식품업계, 수출 상황 '예의주시'..생산시설 확대 지속
미국 내 한국 식품 인기 높아져
생산라인 증설 등 현지 사업 드라이브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식품업계도 예의주시 하고 있다. 내수 비중이 큰 만큼 당장 직접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경우 수출 전선에 악영향이 미칠 수 있어서다.
반면,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을 확대하는 식품기업이 늘면서 시장 진출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작년 미국에 수출한 식품 수출액은 12억1354만달러로 전년 9억8448만달러 대비 23.3% 증가했다. 2018년(9억644만달러) 대비 2019년 수출액이 8.6%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3배 가까이 확대된 것이다.
작년의 경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라면과 냉동만두 등 식품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특히, 영화 ‘기생충’ 효과로 작년 신라면, 짜파게티 등 판매량이 급증한 농심의 경우 미국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28% 증가했다. 그동안 줄곧 1위를 지켜오던 중국법인을 제치고 해외사업 1위 법인으로 올라섰다.
미국,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경기 부양책 여파에 달러 약세 지속 전망
하지만 작년 미국 대선 이후 줄곧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점은 고민이다. 가격 경쟁력을 잃어 해외 시장에서 판매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국내 경제 부양을 위해 돈을 풀고 있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는 가운데 새로 들어설 바이든 행정부가 추가 경기부양책을 꺼내들 경우 달러 약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새해 들어 국제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점도 식품업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옥수수, 대두, 밀 등 주원료의 경우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원가 부담으로 이어지게 된다.
달러 약세와 곡물 가격 상승이 겹치는 최악의 경우 해외 수출 시장에서 우리 식품기업 만든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으로 급박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미국 정부의 무역정책이나 환율 변화 등은 수출 기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심, 대상, 풀무원 생산라인 늘리고, CJ제일제당은 부지 추가 확보
수출 전선 우려와 달리 현지 시장 진출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작년 영화 기생충 효과를 톡톡히 본 농심은 캘리포니아주 제1공장 인근에 위치한 2공장을 이르면 올 연말 가동할 계획이다.
유탕면 2개 라인과 건면, 생면 생산라인 등 4개의 생산라인이 도입될 예정이며, 가동이 본격화되면 오는 2025년까지 미주지역에서 현재의 2배가 넘는 6억 달러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대상은 올해 상반기 내 미국 내 김치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미국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작년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미국법인에 130억원을 지원했다. 이곳에서는 김치를 비롯해 고추장 등 발효식품을 생산한다.
작년 미국법인이 첫 흑자를 달성한 풀무원도 연내 미국 공장의 두부 생산라인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풀무원은 작년 미국 내 두부 수요가 크게 늘면서 현지 두 곳의 생산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다. 부족한 물량은 한국 음성 두부공장에서 만들어 매달 100만 모 이상 수출하고 있다. 미국 닐슨 기준 풀무원의 미국 두부 시장 점유율은 75%다.
또 최근에는 두부, 생면에 이어 김치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미국 시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비고 만두로 호조를 보이고 있는 CJ제일제당은 지난 12일 미국 중서부에 위치한 사우스다코타 주 수폴스(Sioux Falls)에 17만평 규모의 생산기지 부지를 확보했다. 이로써 미국 내 서부(캘리포니아), 동부(뉴욕/뉴저지), 중부(사우스다코타 등)에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를 보유해 중장기 수요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은 캘리포니아 보몬트에 생산기지를 신설해 지난해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며, 만두 외에도 볶음밥, 면 등 상온 생산라인을 확대했다.
사우스 다코타 역시 초기 만두 생산에서 비비고와 슈완스의 차세대 K-푸드 생산기지로 역할을 확대하는 등 미래 시장 수요에 따라 순차적인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북미에서의 성과를 타 국가로 확산해 비비고를 ‘K-푸드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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