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전자·IT업계, '집콕'이 가져다 준 수혜
반도체·가전·게임 수요 급증 속 지속가능한 성장 모색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전자·IT업계는 다른 업종들에 비해 그 악영향이 상대적으로 가장 적었다.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성과 기대감이 한층 높아진 상태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성장세를 지속할 전략과 계획 수립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비접촉 상황으로 인해 TV 등 가전과 반도체 등 부품 수요는 동반 증가했다.
반도체만 하더라도 재택근무와 화상회의 등으로 상반기 PC·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효과를 누렸다. 또 '집콕'하는 시간이 들면서 TV와 가전 교체 수요도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수혜는 전자업계 대표기업들의 성적표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실적(4분기는 잠정실적 기준)으로 매출 236조2600억원과 영업이익 35조950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2.45%와 29.46%가 증가했다.
LG전자도 지난해 연간 실적(4분기는 잠정실적 기준)으로 매출 63조2638억원, 영업이익 3조1918억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가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넘긴 것은 사상 최초다.
삼성전자와 메모리반도체 투톱을 이루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지난해 연간 실적(4분기는 추정치)으로 매출 31조4000억원, 영업이익 4조9000억원 안팎을 달성, 전년도(매출 26조9907억원·영업이익 2조7127억원) 대비 크게 개선됐다.
이는 지난해 코로나19 발발이후 전 세계적인 확산과 이후 장기화로 인한 각국의 봉쇄령 등으로 실적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극복한 것이다.
전자업계의 실적 성장 가도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비접촉·비대면 기술 수요 증가로 '전자산업의 쌀'인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올해부터 초호황기인 '슈퍼 사이클'에 접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가전도 지난해에 올해도 집콕으로 인한 TV 수요와 위생·살균 강화를 위한 청정가전 수요가 지속되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TV용 패널 가격 상승등으로 수익성 악화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특수로 견조한 판매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될때만 해도 실적 감소 우려가 컸지만 기우였다는 것이 지난해 실적으로 증명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올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게 형성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요는 IT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 수혜를 입은 분야가 게임업계로 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등 빅 3사를 필두로 한 게입엄체들은 올해 눈부신 성장 가도를 달렸다.
지난해 국내 게임업계 매출 규모는 전년도(15조5750억원) 대비 9.2% 증가한 17조93억원(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 자료 기준)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수출금액 역시 같은기간 3.8% 늘어난 7조7600억원대를 기록했다.
특히 빅3는 지난해 분기 매출마다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이러한 성장세를 이끌었다. 3사의 합산 매출은 10조원에 달할 전망으로 전체 게임업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아울러 ‘배틀그라운드’로 잘 알려진 크래프톤와 스마일게이트도 각각 매출 2조원, 1조원을 기록하며 기업 가치가 대폭 상승했다.
K-게임은 간판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대작과 모바일·PC·콘솔을 넘나드는 ‘크로스 플랫폼’을 앞세워 성장 가도의 고삐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올해 국내 게임업계의 매출 규모는 올해 18조2683억원(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 자료 기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포털기업들의 매출도 급증했다. 지난해 3분기 나란히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양사는 4분기도 각각 2조원(네이버·일본 자회사 라인 실적 포함)과 1조원(카카오·2분기 연속)대 매출로 최고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매출 5조2915억원과 영업익 1조2021억원(4분기 한국 투자증권 추정치 반영), 카카오는 매출 4조1217억원, 영업익 4450억원(4분기 DB증권 추정치 반영)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이동통신3사는 비통신 분야에서 코로나19 덕택을 봤다. 통신 분야에서는 로밍 매출이 급감하고 5세대이동통신(5G)가입자 확보가 기대에 못미치는 등 주춤했으나 인터넷TV(IPTV) 등을 포함한 신사업에서는 실적 증가를 기록하며 연간 실적 기준으로는 늘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해 실적 추정치는 매출 18조5652억원과 영업이익 1조2821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4.6%와 15%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KT(매출 23조8991억원·영업이익 1조2203억원)과 LG유플러스(매출 13조3479억원·영업이익 9171억원)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IT기업들은 올해도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진행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올해도 비대면·비접촉 상황으로 인한 집콕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소한 올해까지는 코로나19 영향력이 상당히 유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어 게임을 비롯한 IT 수요는 지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이호연 기자,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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