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은행점포 폐쇄 제동..의사결정 프로세스 손본다

배근미 2021. 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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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해에만 200여곳 이상의 은행 점포가 문을 닫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이 점포 폐쇄 현황 등 공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점포 폐쇄 움직임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 점포폐쇄 가이드라인'을 통한 규제 강화 채비에도 함께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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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른 지점 폐쇄에 시행세칙 통한 '사전영향평가' 못박아
지역별 폐쇄 공시 강화..'점포폐쇄 가이드라인'도 마련 중
서울 여의도의 한 은행 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작년 한해에만 200여곳 이상의 은행 점포가 문을 닫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지점 폐쇄에 따른 고령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불편 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폐쇄 절차 프로세스 및 공시의무를 강화해 속도조절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이 점포 폐쇄 현황 등 공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은행권은 앞으로 감독당국에 제출하는 업무보고서 상에 점포 폐쇄 전 사전영향평가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첨부해야 한다. 지난 2019년 6월 은행연합회가 자율규제안으로 마련해 놓고 있던 ‘은행권 점포 폐쇄 공동절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평가 및 절차를 강제화한 것이다.


또 은행 경영공시에 있어서도 국내 영업점 신설·폐쇄 현황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도록 했다. 기존에는 국내·외에 소재한 은행 지점과 출장소, 사무소를 단순 수치화하는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 광역시도 17곳에 소재한 지점과 출장소의 전년도 수치는 물론이고 연중 신설하거나 폐쇄할 지점도 지역별로 취합해 미리 고지하도록 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NH)의 전국 점포 수는 지난해 말 4424개로 전년 대비 216곳 감소했다. 올해 역시 오는 2월까지 20곳 이상의 영업점이 통폐합될 것으로 예고된 상태다.


이에 금융당국은 지난해부터 은행권의 점포 폐쇄 움직임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권이 비용절감 및 자율경영이라는 틀 아래 급격한 점포 축소를 단행하면서 비대면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이 저해될 우려에 놓여있다는 것이 금융당국 시각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해 7월 임원회의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은행들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점포를 감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후 국감 당시 은행권 점포 폐쇄 속도조절을 위해 절차적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정무위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윤 원장은 입장을 같이 하며 “고령자 입장에서 은행 점포가 중요한 채널인데 이를 존중해줄 필요가 있다”고 답변하기도 했다.


은행권 점포폐쇄가 은행 내부 인력감축 칼바람으로 이어지면서 금융노조 차원에서도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노조 측은 “은행이 효율성과 단기적 수익만을 목표로 영업점 폐쇄를 가속화할 경우 금융 공공성은 훼손될 수 밖에 없다”면서 “금융소비자 권리는 물론 양질의 일자리를 빼앗는 이기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 점포폐쇄 가이드라인’을 통한 규제 강화 채비에도 함께 나서고 있다. 점포 폐쇄 결정에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등 사전 절차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번 가이드라인은 당초 예상보다 지연된 오는 1분기 중 확정 발표될 예정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지점 폐쇄는 아무래도 많은 인구가 사는 도심지역보다는 수익성이 낮은 지방 등을 중심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필요한 상황"이라며 "지난해 금융위가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환경 조성방안'과 은행권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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