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추락하다 25% 급증..ICT 수출 '코로나 대반전'
D램값 하락으로 상반기 부진
비대면 경제 확산에 6월부터 반등
파운드리·저장장치 사상 최고액
보호무역에도 당분간 호황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지난해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수출이 역대 세 번째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출이 2년 연속 감소하며 부진한 가운데 낸 호실적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경제 확산 영향으로 당분간 ICT 분야 호황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8일 지난해 ICT 분야 수출이 전년 대비 3.8% 증가한 1836억 달러(약 202조93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반도체 판매액이 크게 늘어 호황을 맞는 시기)’이 있었던 지난 2018년(2203억 달러)과 2017년(1976억 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은 액수다. 지난해 ICT 분야 무역수지는 710억 달러(약 78조4600억원) 흑자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ICT 수출 호조는 극적인 반전이다. 2019년 ICT 수출은 주력 제품인 반도체 D램 가격 하락 여파로 1년 내내 부진했다. 여기에 미·중 무역갈등과 2018년 역기저 효과까지 더해져 수출액 두 자릿수(-19.7%) 감소를 기록했었다.
지난해 ICT 수출이 강세를 보인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가 가져온 비대면 경제 확산이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온라인 쇼핑·재택근무 등 비대면 업종 관련 ICT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지난해 상반기에는 국경봉쇄 등 영향으로 ICT 수출이 전년 동기대비 2.8% 감소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비대면 경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해 6월부터 ICT 수출은 7개월 연속 증가했다. 기업들도 대규모 데이터 센터와 5G 인프라 등에 투자를 크게 늘렸다. 이 덕분에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5.4%)은 2019년 부진을 털고 반등에 성공했다. 재택근무 확산에 컴퓨터 및 주변기기(53.1%) 수출도 폭증했다. 특히 노트북 등 PC 판매가 늘면서 고속 보조기억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판매는 전년 대비 101.5% 늘었다.
지난해 ICT 수출은 양적 증가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좋아졌다. 특히 고부가가치 품목과 미래 신산업 품목이 선전했다. 우선 새로운 먹거리인 시스템 반도체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중심으로 지난해 역대 최고 수출액(303억 달러)을 기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도 3년 연속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SSD는 역대 최고 수출액을 경신했고 MCP(다중 칩 패키지, 14.1%) 수출도 크게 늘었다.
다만 이런 수출 선전에도 넘어야 할 장애물은 많다. 우선 코로나19 이후 커지는 보호무역 강화 추세가 부담스럽다. 특히 최근에는 전 세계 국가들이 분업해 제품을 생산하는 글로벌 가치사슬(GVC) 대신 지역 내 믿을만한 국가끼리만 거래하는 지역 내 가치사슬(RVC)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이후 잠잠해진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본격화되면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분간은 ICT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 호조가 이어가겠지만, 통상환경 변화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특히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기업이 도태되는 분야가 생기면 이것을 한국으로 가져올 수 있게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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