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압승 배경 '책임론보다 결집'

김태훈 2021. 1. 18.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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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66)이 다시 한 번 연간 4000억원대 예산을 집행하는 '대한민국 체육 대통령'으로 등극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운영위원회는 18일 "'기호 3번' 이기흥 후보가 유효투표 1974표 중 가장 많은 915표(46.35%)로 '제41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이기흥 당선자는 대한체육회장 연임에 성공한 세 번째 회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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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표 이상 차이로 압승..스포츠 인권 책임론 극복
KOC 분리 반대 과정에서 강력한 승부사 기질
반 이기흥 후보 표 갈라질 때 고정 지지층 결집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10.26).ⓒ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66)이 다시 한 번 연간 4000억원대 예산을 집행하는 ‘대한민국 체육 대통령’으로 등극했다.


대한체육회장 선거운영위원회는 18일 “‘기호 3번’ 이기흥 후보가 유효투표 1974표 중 가장 많은 915표(46.35%)로 ‘제41대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온라인 투표로 실시된 가운데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무려 90.97%에 이르렀다.


이기흥 당선자는 대한체육회장 연임에 성공한 세 번째 회장이 됐다. 선거 규정에 따라 직무정지 상태로 재선에 도전했던 이기흥 회장은 연임에 성공,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자리도 지켰다. 낙선했다면 NOC(국가올림픽위원회) 수장 자격으로 선임됐던 IOC 위원직을 상실한다.


이기흥 당선자는 “공약을 정책에 적극 반영해 실행하도록 준비하겠다.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기에 하나 된 체육인들의 모습을 보여줘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기흥 당선자는 스포츠 인권 존중 및 안전한 환경 구축, 체육인 복지증진 및 일자리 확충 ,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유치 및 남북체육 교류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높은 투표율과 압승(2위와 400표 이상 차이)을 거둔 이기흥 회장은 2024년까지 대한민국의 ‘체육 대통령’으로서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이끈다.


IOC 바흐 위원장-이기흥 대한체육회장. ⓒ 대한체육회

압승했지만 고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임기 후반부 쇼트트랙 국가대표 조재범 전 코치의 심석희 폭행 사건과 지난해 고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극단적인 선택 등 스포츠 인권 관련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무능과 무책임이라는 비판에 휩싸였다. 거듭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이어졌지만 국회에서도 거센 질타를 들으며 국민적 여론도 악화됐다.


그러나 정부가 대한체육회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때, 이를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체육계 표심을 끌어당겼다. 당시 이기흥 회장은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분리는 말이 안 된다”고 반발하면서 체육계 내부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대한체육회에서 KOC의 기능을 분리하겠다는 것은 지극히 독선적”이라고 지적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체육계의 대변인이자 정부를 향한 저격수 역할을 하며 강력한 승부사 기질을 보여줬다.


참고로 대한체육회와 KOC는 2009년 통합돼 체육회장이 KOC 위원장을 겸한다. KOC는 IOC에 속한 각 NOC의 일원으로 스포츠 외교 단체다. 정부 기관인 문체부는 예산을 지원하며 대한체육회를 감독하는 입장이지만 체육회와 통합된 KOC가 IOC 산하라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 대한체육회에서 KOC를 분리시키면 IOC를 의식할 필요 없이 컨트롤 할 수 있고, 대한체육회장 등 정부가 원하는 임원을 선임할 수 있다.


강신욱 후보와 이종걸 후보의 단일화 실패도 이기흥 회장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체육계의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하겠다고 나선 ‘반 이기흥’ 후보들이 단일화에 실패했다. 기호 4번 강신욱 후보가 507표(25.7%), 1번 이종걸 후보가 423표(21.4%), 2번 유준상 후보가 129표(6.5%)에 그쳤다. 반 이기흥 표는 갈리는 사이 20여 년 동안 체육계에 몸담으면서 쌓은 이기흥 회장의 두꺼운 고정 지지층은 결집했다.

데일리안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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