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부산교통공사, '절대 안심' 도시철도 구현으로 재도약 이끈다
부산도시철도의 역사는 깊다. 1981년 부산직할시 지하철건설본부로 시작해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 산하 부산교통공단을 거쳤고, 2006년 부산교통공사로 공식 출범했다. 2017년 1호선 연장 다대 구간을 개통하면서 하루평균 수송인원 93만명을 달성했으며, 정부 및 민간기업 조사에서 각각 도시철도 분야 고객만족도 1위에 올랐다. 역사만큼이나 부산교통공사는 성장을 거듭하며 지역 대표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승객이 급감하면서 교통공사 역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올해 승객 증대를 최우선 목표로 공사 재도약의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더욱 강화된 안전관리와 시민 밀착형 신기술로 전국 최상의 도시철도 서비스는 물론, 고객 감동까지 끌어내겠다는 각오다. ‘시민의 발’을 넘어 ‘도시의 중추’로 재도약하기 위한 공사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부산도시철도는 최근 2년간 단 한 건의 철도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지난해 3월부터 시민 안전수송과 ‘철통 방역’을 목표로,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흔들림 없는 대응 태세를 유지하면서 ‘시민의 발’ 역할을 제대로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전을 절대가치로 삼고 노력한 결과 부산도시공사는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국가 핵심기반 재난관리평가, 철도운영자 안전관리 수준 평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주관 공공기관 재난관리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그런데도 재도약을 준비하는 부산도시철도의 목표는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다. 공사는 ‘기관사 행동기반 안전관리 체계’를 구현해 인적 요인으로 인한 사고를 근절하고, 사고나 장애 발생 시 10분(골든타임) 안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공사는 또 안전예산을 투입, 노후 전동차량과 신조 차량을 집중적으로 관리해 장애를 예방하고 도시철도 시설물에 대한 안전성 강화에도 더욱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공사는 철도 시스템 안전 확보를 위해 ‘동남권 철도산업 시험 인증 센터’를 유치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철도 안전과 관련한 시험·검사를 수행하는 센터를 유치하게 되면 철도 부품 산업 활성화는 물론이고 고용 창출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가 도입한 각종 신기술은 도시철도 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다. 2018년 말 열차 혼잡도 안내 시스템을 시범 도입했다. 열차 칸별로 공기스프링에 전해지는 실시간 압력 데이터를 활용해 정원 대비 혼잡도를 산정하는 원리다. 이 기술은 철도통합무선망(LTE-R)과 연계한 최초 사례다.
지난해 1월부터는 역사 내 일부 에스컬레이터에 안전사고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기술도 적용됐다. 에스컬레이터 중앙 상부에 부착된 고화질 감시카메라를 통해 승객이 넘어지는 등 사고가 실시간 감지되면 대형 모니터에 팝업이 뜨며 경보를 울린다. 또 교통약자를 인식해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호출되는 시스템을 전국 최초로 개발해 시범 운영 중이다.
첨단기술이 접목된 미래형 역무 자동시스템 구축도 시작했다. 지난 36년 동안 사용했던 종이 승차권을 없애고 국내 도시철도 최초로 QR코드 기반의 승차권을 개발해 4차 산업 시대를 선도하는 미래형 스마트 역사를 2023년 하반기부터 선보인다.
더불어 도시철도와 공유교통수단 등을 연계한 통합이동서비스(MaaS)를 구현해 퍼스널 모빌리티와 도시철도 연계 환승 할인 등을 추진하고 키오스크(KIOSK) 형태의 승객 안내 시스템을 구축해 도시철도 이용을 더욱 편리하게 할 계획이다.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
“동남권 메가시티 계획의 밑바탕은 교통입니다. 그중에도 철도가 기본입니다.”
취임 2주년을 맞은 이종국 부산교통공사 사장(64·사진)은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남권 메가시티, 가덕신공항이 가시화되면, 부산 도시철도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시철도가 성장하기 위해선 노선이 늘어나야 한다. 전국 도시철도 기관 중 유일하게 건설과 운영을 함께 하는 부산교통공사는 현재 사상~하단선과 하단~녹산선을 건설 및 계획중이다. 부산 노포동과 경남 양산을 경전철로 연결하는 양산선 건설사업도 진행 중이다. 여기에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과 가덕신공항 건설, 코렌스EM 부산형 일자리 모델 등 서부산권 개발 본격화로 스테이션(역)이 늘어나면 이용객이 증가할 것이란 계산이다.
이 사장은 이에 대비해 안전·보안·운영 등 전 분야를 원격 관리하는 미래형 도시철도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첨단기술로 더욱 안전하고 똑똑해진 도시철도 상(像)을 그리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셀프 체크, 빅데이터를 이용한 승객 이용 패턴 분석, 리얼타임 고장 진단 시스템 도입 등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동안 전산화가 어려웠던 신호체계, 전력, 전기 시스템 등에 대한 전산 작업도 마무리했다”고 했다.
사업 다각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승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큰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승객 운송에만 국한하지 않고 공유형 생활 물류 플랫폼 조성 등으로 새 수익원을 만들고 사업영역도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사장은 건설교통부 철도기술과장, 국토교통부 철도안전기획단장, 한국철도공사 이사 등을 역임해 자타가 공인하는 철도 전문가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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